美 상호관세 타격…생산·수출기지 '초비상'

2025-04-03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상호관세 부과를 앞세워 선포한 전면적인 글로벌 통상 전쟁이 우리나라 산업의 뿌리 역할을 하는 지역경제의 근간도 흔들 것으로 우려된다.

대미 수출 주요 품목의 생산기지가 있는 지역에서는 끝내 현실이 돼버린 초유의 사태에 위기감이 고조되고 있다.

3일(현지시간)부터 한국이 미국으로 수출하는 철강·알루미늄 제품에 이어 자동차에 25%의 품목별 관세가 발효되는 가운데 트럼프 행정부가 품목별 관세 대상이 아닌 제품에 대해서는 25%의 상호관세를 부과한다고 선언했기 때문이다.

주요 생산·수출 기지가 있는 지자체들은 지역 경제 타격을 최소화하기 위한 비상 대응에 나섰지만 얼마나 효과가 있을지는 현재로선 가늠하기 어렵다.

◇ "'수출 효자' 자동차 어떻하나"…울산·인천·창원·광주 '시름'

최대 수출 품목 중 하나인 자동차 생산 사업장을 둔 지역들은 이번 조처가 미칠 파장을 우려하며 속앓이하고 있다.

현대자동차 공장이 있는 울산에서는 자동차 생산은 물론이고 전후방 연관 산업까지 큰 타격을 입을 것으로 염려한다.

한국무역협회 울산지역본부에 따르면 작년 울산 수출액은 881억달러를 기록했는데, 이 중 자동차가 274억달러로 31%를 차지했다. 특히 자동차 수출 실적의 55%(150억달러)는 미국을 상대로 올린 것이다.

대미 자동차 수출은 석유화학·선박 등을 모두 포함한 울산 전체 수출액에서도 17%를 차지할 정도로 그 비중이 절대적으로 크다.

특히 현대차 1차 부품사가 약 350곳, 2∼3차 부품사가 약 5천곳에 이르는데, 이들 중 상당수가 울산을 중심으로 경북 경주 등 인접지에 밀집해 있다는 점을 고려하면 지역경제가 직격탄을 맞을 수밖에 없는 실정이다.

인천과 창원도 비슷한 처지다.

또 지난해 한국GM의 부평공장과 창원공장에서 생산한 차량 49만9천559대 가운데 미국 수출 비율이 83.8%에 달했다.

앞서 폴 제이콥슨 GM 최고재무책임자(CFO)는 "관세가 영구화되면 공장 이전 여부와 생산 할당 정도를 재검토해야 한다"고 말한 바 있다.

지역 경제의 한 축을 담당하는 한국GM이 흔들릴 경우 자동차 산업 전반은 물론 주변 상권까지 타격이 불가피할 것으로 전망된다.

현재 한국GM 전체 직원 수는 1만1천명가량으로 추산된다. 또 지난해 기준 한국GM의 1차 협력사는 276곳이며 2·3차 협력사를 모두 합하면 약 3천곳에 달한다.

일부 직원은 "상황이 어떻게 흘러가고 있는지 공유가 필요하다"라거나 "철수에 대비해서 철저히 대책을 세워야 한다"며 불안감을 드러냈다.

광주광역시 역시 수출 물량 급감을 우려한다.

지난해 기아 오토랜드 광주에서 51만3천대(내수 18만1천대, 수출 33만2천대)를 생산했는데, 미국 수출 물량이 18만여대에 이른다.

이는 기아 오토랜드 광주의 전체 생산 물량의 35%를 차지하는 규모로, 미국 수출 의존도가 절대적인 구조다.

기아차 등 국내 생산 차량과 부품은 그동안 한미자유무역협정(FTA)에 따라 관세 없이 미국에 수출했으며, 이는 유럽 등 다른 나라의 자동차 평균 가격보다 낮은 가격에 미국 시장을 공략하는 무기가 됐다.

◇ "중국산 탓에 어려운데 트럼프까지"…'철강 메카' 포항 걱정 커져

철강 산업의 메카 경북 포항시는 미국의 상호관세 부과 방침에 다소 술렁이는 분위기다.

이번 상호관세 조치가 철강 등 기존에 다른 관세가 부과된 품목에 추가로 적용되지는 않기 때문에 연초 상황과 별반 달라진 것은 없다.

그러나 포스코와 현대제철 등 철강업체들은 이미 25% 관세 부과 방침으로 심각한 경영상 어려움이 예고된 터라, 혹여나 상황이 더 나빠지는 건 아닌지 우려하는 분위기가 역력하다.

지역 철강업계는 이미 건설경기 침체, 중국산 저가 철강 제품 공세 등으로 타격이 크다.

여기에 미국의 관세 정책이 가세하면서 중국 회사들이 저가로 물량 밀어내기를 가속하지 않을까 걱정하는 목소리가 날로 커지고 있다.

◇ "지방소멸 가속화 우려"…지자체, 중소기업 지원·수출 다변화 '안간힘'

지자체들은 지역경제 버팀목이 되는 수출마저 타격을 입는 경우 지방소멸이 가속할 수밖에 없다고 보고 총력 대응에 나섰다.

부산시는 '비상 수출 대책 2.0'을 본격 시행한다.

이를 통해 미국 고관세 조치로 피해가 발생한 중소기업에 업체당 대출한도 최대 8억원의 긴급 운전 자금을 총 1천억원 규모로 지원한다. 또 향후 관세 피해가 우려되는 기업에는 지방세 납부 기한 연장, 재산세 징수나 체납처분·세무조사를 유예한다.

연간 수출실적이 3천만 달러 이하 중소기업 5천여개에 200만원 한도로 수출보험료도 지원한다.

또 300여개 사에 수출 거래 비용을 지원하고 미국 현지 협력 공동물류센터를 기존 3곳에서 5곳으로 확대해 신속하게 구매자에게 제품을 공급하도록 돕는다.

울산시는 '통상정책 비상 대응 전담반'을 가동해 기업애로 사항에 신속히 대응하고, 수출기업 현장간담회를 열어 현장 밀착 지원을 펼칠 예정이다.

또 지역 수출 유관 기관과 긴밀히 협력해 기업 지원책 마련 등 현안을 공유하고, 싱가포르·베트남 등에 무역사절단을 보내고 중동 시장개척단도 파견해 수출시장 다변화를 시도한다는 계획이다.

전북도는 지난 2월 '트럼프 2기 통상정책 대응반'을 구성했다.

대응반은 전북도 실·국과 일선 시·군을 비롯해 전북연구원, 전북경제통상진흥원, 코트라 전북지원본부, 한국무역협회 전북본부 등의 관계자가 참여한다.

전북도는 향후 지역기업과 긴밀한 협력체계를 구축하고 유럽·동남아 시장 다변화, 공급망 재편 등 변화하는 통상 환경에 대응해 수출 경쟁력을 강화할 방침이다.

전남도도 트럼프 집권 2기 관세정책 대응 태스크포스(TF)를 구성해 중·단기 대책 마련에 나섰다.

전남도는 주요 실·국을 중심으로 산업 분야별 대응팀을 구성하고, 경제 관련 유관기관 등이 참여하는 가칭 트럼프 2기 관세정책 대응 TF를 운영하고 있다.

경기도는 관내 수출 피해 기업을 대상으로 500억원 규모의 긴급 특별경영자금을 저리 융자 형태로 지원한다.

이런 '관세 부과 피해 수출기업 특별경영자금'은 미 관세 부과로 직·간접적인 수출 피해를 보는 관내 중소기업에 지원된다. 아울러 미국의 관세 부과 조치로 경영상 애로사항이 발생한 기업도 지원받을 수 있다.

충남도는 자동차 중소기업에 대한 지원을 강화하는 동시에 미래 모빌리티, 항공 모빌리티, 친환경 모빌리티를 육성해 친환경 미래차 전환에 속도를 낸다는 방침이다.

최근 3개 분기 연속 수출 증가세를 이어가는 강원도는 전체 수출액의 15%를 차지하는 대미 수출 차질을 우려하면서, 수출 대상을 중동과 인도 등으로 분산하는 노력을 기울이고 있다.

그 결과 대미 수출의존도는 12.8%로 감소한 반면, 중동 수출이 400% 증가하는 등 수출 다변화가 성과를 보이고 있다.

<연합>

산업팀 press@jeonp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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