런치플레이션 부담…가성비 식사 각광
급식업계 덩달아 호황, 기업들도 참전

고물가 시대가 지속되면서 소비 패턴 변화가 일고 있다. 한 끼 식사를 1만원으로 해결하기 어려워지면서 소비자들은 합리적이고 가성비 좋은 ‘구내식당’을 찾기 시작했다. 이런 가운데 최근 한화호텔앤리조트가 급식업계 2위 기업인 아워홈 인수에 나서면서 단체 급식시장이 황금알을 낳는 사업 영역으로 인식되고 있다. 정부의 계열사 일감 몰아주기에 대한 강력한 규제를 받고 있는 상황에서도 이 시장이 더욱 커질 것이라는 전망에 힘이 실리는 모양새다. 이에 데일리안은 물가상승 속 커지는 구내식당 시장과 성장 지속성에 대해 알아보고, 이 시장의 고질적인 문제점과 해결책에 대해서도 3회에 걸쳐 함께 짚어보고자 한다. [편집자 주]
장바구니 물가에 비상이 걸렸다. 연초부터 식탁 물가에 직접적인 영향을 줄 수 있는 신선식품을 비롯해 즉석밥, 통조림 등 가공식품의 가격이 큰 폭의 상승세를 보인데 이어 최근에는 제품을 가리지 않고 가격 인상을 결정하면서 소비자들에게 어느 때보다 큰 부담으로 작용하고 있다.
특히 ‘런치플레이션’(Lunch+Inflation, 점심과 물가상승의 합성어) 부담이 커지면서 일반 식당보다 저렴하게 먹을 수 있는 가성비 상품으로 끼니를 때우려는 사회 전반적으로 커지고 있다. 합리적인 가격에 믿을 수 있는 품질의 편의점 도시락 수요가 커지는 이유가 여기에 있다.
덩달아 급식업계도 때 아닌 호황을 맞았다. 경기침체가 장기화하고 외식물가가 천정부지로 치솟아 구내식당을 책임지는 단체급식 산업이 성장 중이다. 점심값이 직장인들에게 현실적인 고민으로 다가오면서 직장인들의 발길이 구내식당으로 향하고 있는 것으로 풀이된다.
구내식당 메뉴 인증샷을 SNS에 올려 ‘밥자랑’을 할 만큼 중요한 부분으로 떠올랐다. 점심 물가가 천정부지로 치솟으면서 1만원으로는 제대로 된 점심 한끼 먹기 어려운 상황서 구내식당은 직장인들의 오아시스 같은 역할을 하고 있다.
이 같은 흐름 덕에 급식 3사(CJ프레시웨이, 삼성웰스토리, 현대그린푸드)는 나란히 지난해 최대 매출을 올렸다.
CJ프레시웨이는 지난해 매출이 3조2248억원으로 전년 대비 4.9% 늘었다. 삼성웰스토리와 현대그린푸드도 매출이 전년 대비 각각 11.4%, 4.0% 성장했다. 삼성웰스토리는 지난해 3조 클럽에 입성했다.
급식 업체들이 실적을 끌어올릴 수 있었던 이유는 외식 물가가 치솟으면서 구내식당 선호가 높아졌기 때문인 것으로 해석된다.
한국소비자원에 따르면 작년 12월 기준 서울지역 7개 외식 메뉴 가격은 2014년 12월 대비 평균 40.2% 올랐다.

과거 구내식당은 회사 내에서 '끼니를 때우는 장소'의 인식이 컸다. 휴식보다는 회사 상사를 어쩔수 없이 마주해야 하는 '불편한 공간'으로 젊은 세대는 인식했다. 음식도 퀄리티 보다는 저렴한 가격에 중심이 맞춰져 있었다. 점심식사가 회사 복지라는 개념이 희박했다.
그러나 최근 박진영 프로듀서가 이끄는 JYP엔터테인먼트가 보여준 구내식당 모습이 화제가 되면서 구내식당에 대한 대중적 인식이 달라지기 시작했다. 1년에 20억원 이상을 쓴다는 JYP엔터는 그 자체로 기업에 대한 이미지를 끌어올리는 데 기여했다.
그 이후로 꾸준히 기업들은 구내식당을 업그레이드하고 있다.
삼성웰스토리는 미쉐린 가이드 등 유명 식당 30곳의 대표 메뉴 30개를 전국 170곳 구내 식당에서 선보였다. CJ프레시웨이는 신작 드라마를 콘셉트로 한 특식 메뉴를 선보이는 등 일상 속 즐거움을 선사했다.
급식 업체들의 성장세는 올해도 이어질 전망이다. 구내식당이 단순히 식사를 하는 공간에 그치지 않고 기다려지는 공간으로 탈바꿈할 예정이다. 현대그린푸드는 구내식당 줄서기로 낭비하는 점심 시간을 줄일 수 있도록 줄서기 상황을 미리 확인할 수 있는 서비스까지 출시했다.
이 수요를 보고 뛰어드는 기업도 많다. 최근 한화는 아워홈 지분 50%대를 인수하며 급식사업에 다시 발을 들였고, 앞서 사조대림도 연 매출 1조원 규모의 식자재·위탁급식 업체 푸디스트 인수를 계기로 시장의 주요 사업자로 떠올랐다.
업계 관계자는 “고물가에 구내식당 이용객이 늘어나 식수가 증가했으며, 기업에서도 직원 만족도 제고 및 우수 직원 채용을 위해 구내식당 투자를 확대하고 있다”며 “이러한 이유들로 지난해 구내식당 사업이 활기를 띠었으며 올해도 성장세를 이어갈 것으로 전망한다”고 말했다.
이어 “구내식당 사업은 진입 장벽이 낮다고 여겨지나, 식재 조달 및 가격대비 식사품질 확보, 위생관리 등 역량이 뒷받침돼야 하기 때문에 경쟁력을 갖춘 상위 업체들의 시장 지배력이 더욱 단단해질 것으로 보인다”고 덧붙였다.
▲<[황금알 낳는 급식업②] “승자의 저주 VS. 시너지” 한화, 아워홈 인수로 재편 가능성은?>에서 이어집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