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팬데믹 이후 주춤했던 K 뷰티가 다시 글로벌 무대 중심으로 돌아오고 있다. 북미·유럽을 중심으로 한국 화장품 수요가 재확대되고, 제조 혁신·개인화 기술·SNS 기반 글로벌 팬덤이 결합되면서 산업 전반이 '기술 기반 K 뷰티'로 재편되는 흐름이 뚜렷하다. 제조자개발생산(ODM) 체계, 제조와 브랜드를 두루 갖춘 전통 강자(레거시 기업)의 저변, 신생 인디 브랜드와 뷰티 디바이스의 등장까지 전 카테고리에 걸쳐 성장세가 동시에 나타나며 진정한 '전성기'로 진입하는 모습이다.
◇글로벌 시장에서 전성기 맞은 K 뷰티
전문가들은 이번 K 뷰티의 재부상을 '제조·브랜드·팬덤·기술력이 동시에 성장한 결과'로 평가한다. 기술 기반 ODM과 글로벌 재확장에 나선 기존 강자, SNS 기반 팬덤을 확보한 신흥 인디 브랜드, 개인화·AI 서비스 고도화가 맞물리면서 산업 전체가 새로운 성장 국면에 접어들었다는 분석이다.
K 뷰티 반등의 핵심 축은 제조 경쟁력이다. 글로벌 R&D 센터를 보유하고 있는 한국콜마와 코스맥스 등은 인공지능(AI)을 활용하며 연간 생산량을 늘리는 것은 물론 새로운 원료를 끊임없이 발굴해내고 있다.
생산 공정에는 AI 기반 수요 예측·자동 스케줄링 시스템이 적용돼 고변동·소량생산 브랜드의 니즈에도 대응한다. 글로벌 시장 공략의 기반이 기존 브랜드 마케팅이 아닌 '제조 기술력'에서 나온다는 점을 보여주는 대표 사례다. 이같이 '초격차 ODM' 체제를 확보하며 한국 화장품 제조 역량을 세계 수준으로 끌어올렸다.
아모레퍼시픽·LG생활건강·애경산업 등 국내 대형 브랜드들이 글로벌 재확장 전략을 가속하고 있다는 점 또한 주목해야 한다. 이들은 지속 가능한 성장을 위해 사업과 브랜드, 시장 구조를 최적화하는 전략적 재배치를 단행하고 있다. 글로벌 시장에서 미국, 일본, 유럽 등 핵심 성장 지역을 중심으로 브랜드와 유통 채널을 재편성하고, 디지털 역량과 AI 기술을 강화해 경쟁력을 확보하는 것이 골자다.
K 뷰티 반등을 이끄는 또 다른 축은 인디 브랜드의 글로벌 약진이다.
에이피알은 SNS 커머스 기반 팬덤과 '디바이스+화장품' 루틴을 확보하며 해외 매출 비중 77%를 기록, 시가총액 9조 원대의 K 뷰티 대장주로 부상했다. 아누아는 틱톡·인스타그램 기반 숏폼 UGC 전략 등을 앞세워 2024년 매출 4100억원을 기록하며 K 인디뷰티 브랜드 중 단일 브랜드 매출 1위에 올랐다.
스킨1004는 시딩 중심 팬덤 전략과 마다가스카르 센텔라 스토리텔링을 결합해 2025년 상반기만에 2824억원 매출을 기록하며 급성장했다. 조선미녀는 '모던 한방' 콘셉트와 클린 성분 기반 효능을 강점으로 미국 세포라 온·오프라인 동시 입점에 성공하며 선케어 카테고리 리더로 자리 잡았다.
마녀공장은 자연 유래 성분 철학을 기반으로 미국·일본·동남아 온라인 채널에서 고성장하며 해외 매출 비중이 60%를 넘어섰다. VT코스메틱은 '리들샷'을 중심으로 한 액티브 퍼포먼스 케어 기술력과 틱톡 중심 바이럴 전략으로 미국 매출이 전년 대비 433% 증가했다.
기존 '대기업 중심 K 뷰티'에서 '콘셉트·커뮤니티·효능 중심 브랜드 생태계'로 구조가 완전히 바뀌고 있다는 평가다.
이처럼 K 뷰티가 제조·테크·데이터 기반의 종합 뷰티 산업으로 확장되며 팬데믹 이후 흔들렸던 시장이 다시 상승 곡선을 그릴 것이라는 전망이 우세하다.
◇K 뷰티 수출액, 역대 최대…북미·동남아가 성장 견인
K 뷰티의 글로벌 재도약은 수출 지표에서도 뚜렷하게 나타난다. 관세청에 따르면 2025년 3분기 화장품 수출액은 30억 달러(약 4조4000억원)로 분기 기준 역대 최대치를 경신했다. 1~3분기 누적 수출액도 85억 달러(약 12조5000억원)로 전년보다 증가하며, 지난해 처음으로 달성한 '연간 100억 달러 시대'의 흐름을 올해도 이어갈 가능성이 높아졌다.
특히 미국이 사상 처음으로 중국을 제치고 한국 화장품 최대 수출국으로 올라섰다. 미국 수출은 전년 대비 18.2% 증가하며 최대 실적을 기록했고, 일본·동남아·중동 등 주요 시장도 고르게 성장하며 전반적인 수출 확대를 이끌었다. K 뷰티의 브랜드 경쟁력, 기초·선케어 중심의 프리미엄 수요 증가, 틱톡·아마존 등 디지털 유통 채널 확장이 성장세를 뒷받침한 것으로 분석된다.
관세청은 K 뷰티 수출 확대를 위해 화장품 기업을 위한 통합 지원 체계도 강화한다. 화장품 기업의 통관·검사 절차를 단축하는 '수출 전용 스마트 통관 시스템'을 확대하고, 반복 제출 서류를 통합 관리하는 원패스 수출 인증 체계를 구축한다. 미국·유럽·일본·동남아 등 주요 시장의 성분 규제·라벨링 기준·안전성 자료를 한 곳에서 확인할 수 있는 K 뷰티 해외 규제 통합 허브도 신설한다.
역물류·반품 절차를 단축하는 방안과 함께, 화장품 기업 물류비 부담을 줄이기 위한 K 뷰티 특화 항공·해상 물류 프로그램도 도입할 계획이다. 이에 따라 K 뷰티의 성장세는 더욱 가팔라질 전망이다.
관세청 관계자는 “신규 시장 개발과 기존 판매처 강화 등 수출이 다변화되며 지속적 성장을 실현중”이라며 “올해도 지난해에 이어 최고 수출기록 경신이 기대되고 있는 만큼 세계시장에서 K 뷰티의 입지는 더욱 강화될 전망”이라고 말했다.
손지혜 기자 jh@et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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