척추 깨졌는데 마법 일어났다…‘연봉 1억’ 마술사 된 소방관

2025-08-17

2006년, 소방관이던 나는 화재 현장에서 후배를 잃었다. 그간 숱하게 많은 화재·구급·구조 현장에 출동해 목숨을 잃은 사람들을 보며 피눈물을 흘렸던 베테랑 소방관인 나지만, 아끼던 후배의 죽음은 전혀 다른 충격을 남겼다.

그즈음, 내게도 불운이 찾아왔다. 대형 교통사고를 당해 척추뼈와 목뼈가 깨지고 함몰됐다. 꼼짝 못 하고 침대에 누워 있는 시간은 지옥 그 자체였다. 병원에선 하반신이 마비될 가능성이 90%라고 했다.

기적이 일어났다. 2개월이 지난 어느 날, 느닷없이 발가락이 움직였다. 내겐 “다시 걸을 수만 있다면 남은 삶은 누군가를 웃게 하는 데 쓰고 싶다. 나로 인해 웃는 사람을 보고 싶다”는 절실한 소망이 생겼다.

간절함이 통했을까. 의사들이 다신 걷지 못할 거라던 내가 사고 3개월 만에 자리를 털고 일어났다. 하지만 척추장애 5급을 받아 더 이상 소방관 일은 할 수 없었다.

그렇게 나는 21년 공직 생활(소방관 15년, 서울시 공무원 6년)을 마무리했다. 명예퇴직 당시 내 나이 마흔하나였다. 두 아이는 각각 고등학교와 중학교 재학 중이었고 부모님 생활비도 다달이 보내드려야 하는 상황이었다.

난 자신 있었다. 어린 시절, 빚쟁이가 돼 도피 생활을 하던 부모님을 대신해 할머니를 모시고 두 동생 건사하며 소년 가장 노릇을 너끈히 해냈던 정영권(60)이 아닌가. 신문팔이, 우유배달, 정수기 판매, 택시 기사 등 가족 생계를 위해 안 해본 일이 없는 나의 강인한 생활력을 스스로 믿었다.

게다가 내겐 비기(秘器)가 하나 있었다. 바로 중학교 때부터 독학으로 익혀온 마술이다. 소방관으로 일하면서도 틈틈이 무료 봉사를 다니며 꾸준히 무대에 섰기에 내 공연에 대한 자부심도 있었다.

은퇴 19년째인 지금, ‘소방관마술사 정영권’은 마술 바닥에선 모르는 이가 없을 정도로 막강한 브랜드가 됐다. 공연비로만 연간 소득 1억원이 훌쩍 넘는다. 무엇보다 내 공연 내내 함박웃음을 지으며 “아저씨 좋아요” “마술이 제일 재미있어요”라고 외치는 어린 팬들이 있기에 힘이 불끈 솟는다.

장애를 극복하고 전국을 누비며 억대 소득을 올리는 마술 같은 나의 인생 2막이 궁금하신가. 돈 많이 주는 성인 대상 공연은 마다하고 공연비 박한 ‘유아 코믹 마술쇼’에만 올인한 이유, ‘인생 3막’에 대한 나의 계획도 전부 다 공개하겠다.

은퇴Who 〈목차〉

📌 퇴직 후 2년간 마이너스…그래도 내 공연 믿었다

📌 공연비로 연간 억대 소득…“성인 대상 공연은 안해요”

📌 공연마다 마술보따리 20개…“이 짐 못 챙길 날 올 수도”

📌 [은퇴후 조언]진짜 좋아하는 일 하세요. 그래도 플랜B는 필수랍니다

※ 〈은퇴Who〉 다른 이야기를 보려면 아래 링크를 클릭하세요.

⑲ 상무님은 다 계획이 있었다…‘월 180만원’ 택배 뛴 사연

⑱ 억대 연봉? 홍어는 썰어봐라…2번 사표 쓴 男 ‘피눈물 조언’

⑰ “음주는 물론 마작도 배울 것” 대기업 임원의 ‘불량한 은퇴’

⑯ “연금 빼도 월수입 300만원” 농협 관둔 72세 화가의 반전

⑮ 아아 7000원, 근데 대박 났다…직장 10곳 떠돈 LG맨 창업 비밀

Menu

Kollo 를 통해 내 지역 속보, 범죄 뉴스, 비즈니스 뉴스, 스포츠 업데이트 및 한국 헤드라인을 휴대폰으로 직접 확인할 수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