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석중의 북트렌드] (111) 생각을 깨뜨리는 책읽기의 힘

2025-03-04

 내 책장에는 <책은 도끼다>가 세 권이나 있다. 개정판까지 포함된 같은 책이지만, 밑줄이 그어진 부분은 모두 다르다. 읽을 때마다 내 생각과 환경이 달랐기 때문이리라. 같은 문장도 삶의 흐름 속에서 다르게 다가온다. 책은 언제나 그대로지만, 우리는 변하기 때문이다.

 이 책의 저자 박웅현은 광고인이자 크리에이티브 디렉터로, 감각적인 언어와 깊이 있는 사고로 브랜드를 만들어 온 사람이다. <책은 도끼다>는 책이 단순한 정보의 나열이 아니라 사고를 깨우는 도구가 되어야 한다고 강조한다. 단순히 많은 책을 읽는 것이 아니라, 한 권의 책을 깊이 읽으며 삶과 연결하는 과정이 중요하다는 것이 아닐까. 마치 운동을 배울 때 이론만 아는 것이 아니라 반복적인 연습을 통해 몸으로 익히는 것과 같다.

 책 속에는 이런 문장이 있다.

 “저녁을 바라볼 때는 마치 하루가 거기서 죽어가듯이 바라보라. 그리고 아침을 바라볼 때는 마치 만물이 거기서 태어나듯이 바라보리. 그대의 눈에 비치는 것이 순간마다 새롭기를. 현자란 모든 것에 경탄하는 자이다.” - 앙드레 지드

 박웅현 작가는 여기서 ‘현자’ 대신 ‘창의력이 있는 사람’을 넣어보라고 한다. 창의력이란 익숙함을 당연하게 여기지 않고, 사소한 것에서도 새로움을 발견하는 태도다. 순간마다 새롭게 보고, 듣고, 생각하는 사람은 더 풍요로운 삶을 살아갈 수 있을 것이다.

 좋은 책을 만나면 생각이 확장되고, 기존의 생각이 흔들리며, 때로는 완전히 새로운 관점을 얻게 된다. 도끼로 단단한 얼음을 깨뜨리듯, 좋은 책을 통해 낡은 생각을 깨고, 책을 읽고 정리하는 방법을 통해 새로운 시선으로 세상을 바라볼 수 있다.

  그렇다면 우리는 어떻게 책을 읽어야 할까? 작가는 양보다 ‘깊이’를 강조한다. 한 권을 읽더라도 곱씹으며, 삶과 연결해보며 읽을 때 비로소 책이 가진 힘이 드러난다고 말한다. 그래서인지 저자의 독서노트를 보면 필사한 문장과 출력한 페이지, 그리고 그 위에 빼곡한 메모들을 남긴다. 이 과정 자체가 책을 온전히 소화하는 방법이다. 중요한 문장을 적고, 자신의 언어로 풀어내며, 읽은 내용을 실제 행동으로 연결하는 것이다.

 3월이 시작되었다. 새로운 계절이 오면 우리는 종종 목표를 세우지만, 바쁜 일상에 휩쓸려 잊고 지나가곤 한다. 이럴 때 필요한 것은 방향을 잡아줄 한 권의 책이다. <책은 도끼다>는 익숙함에 길들여지지 않도록 좋은 문장들로 감각을 깨운다. 그래서 생각의 여백을 만들어 준다. 이 책을 읽고 나면, 같은 책도 전혀 다른 의미로 다가올 것이다. 한때 그저 지나쳤던 문장이, 지금의 나에게 새로운 깨달음을 줄지도 모른다.

 글 = 조석중 (독서경영 전문가)

 소개도서

 《책은 도끼다》 (박웅현 지음 /인티N)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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