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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FETV=양대규 기자] 대한항공과 아시아나항공의 합병 절차를 완료하기 위한 선결 조건 중 하나가 아시아나항공의 '화물사업부' 매각이다. 지난달 양사간 본계약 체결에 이어 이달 말 아시아나항공은 주주총회를 거쳐 매각 작업을 완료할 계획이다.
화물사업부 매각이 완료되면 대한항공과 아시아나항공의 통합과 관련된 문제는 거의 다 해결된다. 통합 대한항공은 세계적인 수준의 글로벌 메가캐리어(초대형항공사)로 거듭나게 될 전망이다. 아울러 아시아나항공 화물사업부를 인수하게 된 에어인천은 대한항공에 이어 국내 2위 항공 화물 사업자로 올라가게 된다.
18일 항공 업계에 따르면 아시아나항공은 '주주총회 소집공고'를 통해 25일 임시주주총회를 열고 '분할합병계약 체결 승인의 건'을 다룬다.
아시아나항공 측은 " 분할회사인 아시아나항공 주식회사와 주식회사 대한항공 사이의 신주인수거래에 대한 유럽 집행위원회와 일본 공정거래위원회의 기업결합승인의 조건으로서 위 신주인수거래의 종결에 따라 이루어지는 것"이라고 설명했다.
유럽연합집행위원회(EC)와 일본 공정거래위원회는 대한항공과 아시아나의 기업결합 승인 허가에 앞서 아시아나항공 화물사업부 매각을 요구했다.
이후 대한항공은 지난해 6월 화물 전용 항공사인 에어인천을 아시아나항공 화물사업부 매각 거래 우선협상자로 선정했다. 같은 해 양사는 8월 매각 기본합의서(MA)를 체결했다. 본계약은 지난달 16일 체결됐다.
지난달 16일 아시아나항공은 임시주총을 개최해 최준선 사외이사를 비롯해 장민·김현정 사외이사 등 3명의 사외이사와 송보영·강두석·조성배 등 사내이사 3명을 신규 선임했다.
새로 선임된 사내·외이사 6명과 기존 사외이사 1명 등 총 7명의 등기이사로 구성된 아시아나항공 이사회는 이날 에어인천과 화물운송 사업 분할합병안을 의결했다.
분할합병은 아시아나항공의 '화물기를 이용해 국제화물을 운송하는 사업 및 그 부수사업', 즉 화물사업부를 '물적분할'해 에어인천에 흡수합병하는 방식으로 진행된다. 화물사업부 외에는 아시아나항공에 존속하며, 에어인천은 '분할합병 교부금'을 아시아나항공에 제공해야 한다.
아시아나항공에 따르면 분할합병 교부금, 즉 매각대금은 총 4700억원이다.
아시아나항공 측은 "분할합병은 교부금 물적분할합병 방식으로 진행된다"며 "따라서 합병 이후에도 당사의 지분구조 및 경영권 변동은 없다"고 설명했다.
아울러 "분할합병이 분할합병의 대가로 분할회사가 분할승계회사로부터 교부금 4700억원을 지급받는 교부금 물적분할합병 방식으로 이루어짐에 따라 별도의 분할합병비율은 산정하지 않았다"고 밝혔다.
아시아나항공이 에어인천에 분할승계하는 범위는 화물사업부의 항공기, 일부 부동산, 이와 일부 권리 등이다. 여기에는 화물사업부에 관련된 슬롯(slots), 운수권(traffic rights), TSR 영공통과이용권 등이 포함된다.
지난해 9월 말 기준 아시아나항공은 여객기 68대, 화물기 11대로 총 79대의 항공기를 보유하고 있다. 이중 화물기 11대가 에어인천에 매각된다.
인수 이후 에어인천은 총 15대의 화물기를 보유하게 된다. 23대를 보유한 대한항공에 이어 업계 2위 화물 항공사가 된다.
에어인천은 미국 교통부에 인천발 로스앤젤레스(LA) 등 아시아나항공이 운항해 온 5개 노선의 화물 노선 운항 허가를 신청 중이다. 또 중국과 일본, 유럽, 동남아 지역으로 활로를 개척하기 위한 인허가 절차도 동시에 밟고 있다.
지난해 기준 에어인천은 인천국제공항에서 3만9929t의 화물을 운송해 1.3%의 점유율을 차지했다. 아시아나항공의 지난해 화물 운송량 43만7387t을 그대로 흡수하면 점유율은 16.1%까지 높아진다.
주주총회 안건이 통과되면 아시아나항공은 화물사업부 물적분할을 완료한다. 에어인천은 6월 9일 분할합병하며, 하루 뒤인 10일 등기를 진행한다.
아시아나항공 관계자는 "이번 분할합병 대가로 지급받는 교부금 4700억원으로 재무구조를 더욱 개선하고 여객운송사업 등 잔존하는 사업의 전문역량을 강화해 경영효율성을 증대할 것"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