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장 인터뷰] 흥국생명에게 향한 우주의 기운!…김연경 “이번엔 진짜로 라스트 댄스”

2025-03-31

모든 우주의 기운이 '배구여제' 김연경의 화려한 라스트 댄스를 돕는다는데, 챔피언 결정전 뚜껑을 열어보니 김연경 스스로 해결사로 날아올랐다. 그야말로 기분 좋은 출발이다.

흥국생명은 오늘(31일) 인천삼산월드체육관에서 열린 정관장과의 챔피언결정전 1차전에서 3대 0(25-21 25-22 25-19)으로 승리를 거뒀다.

흥국생명은 1세트 초반 투트쿠와 정윤주의 공격을 앞세워 기선 제압에 나섰다. 챔프전 준비 과정에서 무릎이 좋지 않은 것으로 알려졌던 김연경은 13대 14를 만드는 퀵오픈으로 첫 득점을 올렸다.

하지만 배구여제의 스타성은 무시할 수 없었다. 특히 20점 이후 이른바 '삼산 각도기'라는 별명처럼 과감하게 각도를 틀어 때리는 퀵오픈이 적중하면서 흥국생명 코트의 분위기를 살렸다. 여기에 비록 네트터치 반칙으로 점수를 내주긴 했지만, 메가의 스파이크를 블로킹으로 막던 순간 삼산체육관의 열기는 그 어느때보다 뜨거웠다.

2세트엔 정관장 부키리치의 높아진 디그 집중력에 메가도 공격 성공률을 높이면서 4점 차까지 리드를 허용했다. 하지만 중요한 시점마다 이번에도 김연경이 전위에서 해결하면서 점수 차를 좁혔다. 여기에 원포인트 서버로 들어온 최은지가 정관장의 리베로 최효서·박혜민을 향한 목적타로 리시브를 흔들면서, 흥국생명은 무서운 뒷심으로 결국 역전에 성공했다.

3세트에는 김연경이 원맨쇼 하듯 날아올랐다. 김연경은 무려 86%의 공격 성공률에 7득점을 기록했고, 짧은 플로터 서브로 상대편 코트를 흔드는 에이스까지 선보이면서 팀을 이끌었다. 결국 3대 0 완승을 거뒀고, 김연경은 챔피언결정전의 자타공인 수훈 선수로 꼽혔다.

경기를 마친 뒤 취재진을 만난 김연경은 "챔프전 1차전을 승리로 자축할 수 있어서 좋았다. 오랫동안 챔프전을 준비하면서 경기를 (얼른) 하고 싶었는데, 많은 분 앞에서 승리하면서 좋은 에너지를 얻어갈 수 있게 됐다"고 소감을 전했다.

갈수록 무서운 뒷심을 발휘한 배경에 대해 김연경은 "전략적으로 (체력을 비축하고) 그랬다기보단, 저희가 준비한 것들이 있는데 그런 환경을 만들어주느냐에 따라 경기 흐름이 달라진다"면서 "이고은 선수가 좋은 토스를 많이 올려주면서 좋은 활약을 한 덕분"이라고 공을 돌렸다.

몸 상태도 나쁘지 않다는 게 김연경의 설명이다. "어떻게 보셨냐"고 취재진에게 되물으면서도 "오히려 휴식 기간이 길었던 게 좋았던 것 같다"고 말했다. 김연경은 "생각하는 시간도 많았고, 준비하는 데 시간을 많이 가져가다 보니 충분히 (경기를) 할 수 있는 것 같다"고 밝혔다.

올 시즌을 끝으로 은퇴를 선언한 김연경에게 챔프전 무대는 갈수록 소중해지고 있다. 많은 사람들이 언급하는 '라스트 댄스'에 대해 묻자 "라스트 댄스라는 걸 너무 많이 해서 사람들이 '아직도 은퇴 안 했냐'며 오해를 하더라"라고 너스레 섞인 농담을 던졌다. 그러면서도 팬들을 향해 "이제 리그에서 라스트 댄스를 하고 있으니, 많은 분들이 얼마 남지 않은 시합에 많이 오셔서 오해를 풀었으면 좋겠다"고 전했다.

오늘 경기에는 대표팀에서 함께 뛴 김희진, 박정아 등 동료들도 관전했다. 김연경은 "온 건 봤는데 이야기는 아직 안 나눴다. 너무 좋은 자리에서 보고 있는데, 팬분들이 앉아야 하지 않나. 다음번엔 (관중석) 저 위로 올려도 괜찮지 않을까"라며 웃음을 자아냈다.

역대 V리그 여자부 챔프전 18번 중 1차전 승리 팀이 우승한 횟수는 10회, 55.5%의 확률에 달한다. 마냥 압도적인 우승 확률이라고 볼 순 없지만, 2차전까지 홈 이점을 가지는 만큼 초반 분위기를 확실하게 잡고 갈 수 있다는 점에서 1차전 승리는 중요하다.

그럼에도 마지막까지 긴장의 끈을 놓지 않겠다는 김연경은 " 2차전, 3차전이 남아있고, 아직 끝난 건 아니기 때문에 계속해서 잘 준비해서 남은 경기 잘할 수 있게 하겠다"며 팬들에게 끝까지 응원을 당부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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