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빅맨 유형의 귀화 선수가 있으면 한다. 그런데 현실적으로 쉽지 않은 것 같다”
용인 삼성생명과 일본 W리그 후지쯔 레드웨이브(이하 후지쯔)의 경기가 9월 1일 부산 사직실내체육관에서 진행됐다. 경기가 3쿼터 중후반으로 흘러갈 때, 박수호 대한민국 여자농구 국가대표팀 감독이 관중석으로 입장했다.
박수호 감독은 삼성생명과 후지쯔의 경기를 관람했다. 그리고 인천 신한은행과 헝가리 DVTK의 워밍업을 지켜봤다. 박수호 감독은 “2일 일정까지 경기를 보려고 한다”라며 자신의 일정을 설명했다.
박수호 감독이 박신자컵을 찾은 이유. 국내 선수들의 기량과 유럽 선수들의 경기력을 보기 위해서다. 정확히 말해, 유럽 선수들의 피지컬과 경쟁력을 살펴보려고 한다.
이유가 있다. 대표팀이 2026년 3월 월드컵 예선을 치러서다. 총 24개 국가가 참석하고, 24개의 국가는 4개 조로 분류된다. 각 조 1~4위 국가들이 월드컵으로 진출한다.
박수호 감독은 “6개 국가 중 4위 안에 들면 되지만, 변수가 있다. 1번 시드 국가가 5개(미국-호주-벨기에-나이지리아-독일)라는 점이다. 이들도 예선전에 참여한다. 그리고 1번 시드 국가가 2개인 조가 발생할 건데, 우리가 그 조에 들어가면 안 된다”라며 변수를 전했다.
이어, “최악의 조를 피했다고 해서, 우리의 여건이 나아지는 게 아니다. 24개 국가 모두 자신만의 경쟁력을 갖고 있다. 특히, 1번 시드부터 3번 시드까지 만만치 않다. 그렇기 때문에, 4위를 하는 것 자체가 녹록치 않다”라고 덧붙였다.

단순히 어려움을 토로하는 게 아니다. 실제로, 월드컵 예선은 치열하다. 최상위 국가를 제외한다면, 어떤 일이 발생할지 모른다. 그리고 박수호 감독은 대표팀을 세계 무대로 올려야 한다. 그렇기 때문에, 월드컵 예선 조 추첨을 걱정했다.
또, 대표팀의 전력이 불확실하다. 박지수(196cm, C)가 현재 어깨를 다쳤고, 여러 선수들이 시즌 중 부상을 당할 수 있다. 특히, 박지수를 대체할 빅맨이 없다는 건, 박수호 감독으로서 고민이다.
그런 이유로, 박수호 감독은 “우리 팀의 피지컬과 높이가 그렇게 좋지 않다. 특히, 유럽 팀을 상대할 경우, 우리 볼 핸들러들의 시야가 더 좁아진다. 몸싸움 또한 더 많이 하게 된다. 그리고 (박)지수의 부담감도 커진다. 선수들이 너무 열심히 해주지만, 선수들이 너무 안쓰럽다”라며 대표팀의 상황을 안타깝게 여겼다.
그 후 “빅맨 유형의 선수가 어쨌든 필요하다. 다만, 귀화 선수에게 의존하려는 게 아니다. 높이와 경쟁력을 겸비한 귀화 선수가 있다면, 우리 선수들의 스피드가 더 배가된다. 선수들이 할 수 있는 공수 옵션도 더 많아진다. 무엇보다 선수들 모두가 높은 에너지 레벨을 최대한 오래 보여줄 수 있다”라며 ‘빅맨 귀화 선수’의 장점을 떠올렸다.
하지만 대한민국의 귀화 절차는 까다롭다. 특별귀화선수도 마찬가지다. 그렇다고 해서, 대표팀을 관장하고 있는 대한민국농구협회의 행정력이 좋은 것도 아니다. 그래서 박수호 감독도 “(귀화 선수 영입이) 현실적으로 쉽지 않다”며 현실을 인정했다.
그래서 박수호 감독은 귀화 선수 없는 전력을 구축해야 한다. 유럽 팀의 장단점을 더 공부해야 하고, 가능성을 갖춘 국내 선수들을 찾아야 한다. 고민 또한 더 많이 해야 한다. 그 일환으로 박신자컵을 찾았다. 이를 대표팀 운영 계획에 녹일 예정이다.
사진 제공 = WKBL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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