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코로나19때 악화된 전 세계 국가들의 생활 수준이 더디게 회복 중인 것으로 나타났다. 삶의 질이 가장 좋은 나라는 아이슬란드가 스위스를 근소한 차이로 제치고 1위에 올랐다.
유엔개발계획(UNDP)이 지난 6일(현지 시간) 발표한 인간개발지수(HDI) 보고서에 따르면 전 세계적으로 생활수준 개선 속도가 지표 작성 이래 가장 느린 것으로 조사됐다. 각 국 주민의 삶의 질을 평가한 HDI는 기대수명, 교육, 소득 수준을 종합적으로 평가하는 지수로 국내총생산(GDP) 다음으로 널리 사용되는 발전 지표다.
전 세계 HDI는 2020년과 2021년 연속 하락했는데, 이는 1990년 지수 작성 이래 처음 있는 일이었다. 2022년에는 일부 회복세를 보였으나 2023년 개선 속도는 사상 최저치를 기록했다.
2년 연속 1위였던 스위스는 이번에 아이슬란드에 근소한 차이로 밀려 2위를 차지했다. 전세계 1위를 차지한 아이슬란드의 경우 현재 태어난 아기는 82년 이상 살 것으로 예상되며, 18년 이상의 교육을 받을 것으로 전망된다. 1인당 평균 소득은 약 7만 달러(약 9100만 원)에 달한다.
193개 국가 중 20위를 차지한 한국의 출생 기대수명은 84세로 나타났다. 평균 교육 기간은 16.6년이며 1인당 평균 소득은 약 5만 달러(7000만 원) 수준으로 전망됐다.
코로나19 이후 삶의 질이 크게 퇴보해 지난해 한국보다 낮은 순위를 기록했던 미국은 올해 평가에서 순위가 3계단이나 올랐다. 다만 기대수명은 79세로 선진국 가운데 여전히 낮은 편이었으며 평균교육연수는 13.9년으로 한국과 비슷하지만 인당 평균 소득은 7만 3650달러(1억 300만 원)로 훨씬 높았다.
HDI 최하위권은 사하라 이남 아프리카 국가들이 대부분을 차지했다. 최하위인 남수단의 기대수명은 58년 미만이며, 평균 교육 기간은 6년 미만, 1인당 국민총소득은 688달러(약 89만 원)에 불과하다. 수십 년간 좁아지던 상위권과 하위권 국가 간 격차는 4년 연속 확대되고 있다.
아랍 국가들과 라틴아메리카, 카리브해 국가들의 생활수준 회복이 가장 느린 지역으로 나타났다. 아울러 세계 최빈국들은 다른 지표에서도 정체 상태다. 극심한 빈곤은 2015년 이후 거의 감소하지 않았고 공중보건 지표는 코로나19 이후 하락했다. 2010년대 중반 이후 빈곤국의 경제성장률은 평균적으로 부유국보다 느린 상황이다. 특히 최근 미국과 유럽 정부가 원조 예산을 삭감하기로 결정하면서 빈곤국의 상황은 더욱 악화될 전망이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