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열대로 변하는 제주 바다 '바뀌는 어장지도'

2025-03-13

호박돔과 독가시치, 청줄돔 등 더운 바다에 사는 어종 출현

국립수산과학원, 수산자원 변동 특성 파악하기 위해 연구 착수

제주 바다에 서식하는 어종의 40%는 아열대 어종인 것으로 조사되면서 어장지도가 바뀌고 있다.

13일 국립수산과학원에 따르면 제주도 연안 4곳에서 최근 10년간 어류 177종(2만5446마리)을 잡아 분석한 결과, 전체의 42%인 74종(1만266마리)이 아열대 어종으로 나타났다.

붉은 빛깔을 띠는 호박돔과 지느러미에 독이 있는 독가시치가 잡혔고, 노란색 바탕에 검은 줄무늬가 새겨져 호랑이를 닮은 범돔, 푸른색 줄무늬가 화려한 청줄돔 등 관상어로 많이 보던 어종도 포함됐다.

기후 변화로 바닷물 온도가 전반적으로 상승하면서 겨울철에도 아열대 어종이 생존할 수 있는 환경으로 바뀌었기 때문이다.

국립수산과학원은 어장지도와 수산자원의 변동 특성을 체계적으로 파악하기 위한 연구에 착수했다.

국립수산과학원에 따르면 최근 50년간 우리 어장 지도는 크게 달라졌다. 어종이 전체적으로 북상하는 가운데 제주도와 동해에서 아열대 어종이 출현하고 있다.

특히, 대표적인 아열대 어종인 태평양 참다랑어는 제주에 등장한 이후 동해를 향해 어장을 확대하고 있다.

국립수산과학원은 참다랑어의 어란과 어린 물고기는 2021년 최초로 제주도 남부 해역과 독도 주변 해역에서 발견됐고, 2023년에는 남부와 동해, 남부 등 해역까지 광범위하게 출현했다고 밝혔다.

또한 동해 남부에서 주로 잡히던 오징어는 서해와 동해 북부로 어장이 이동했고, 남해에서 잡히던 멸치도 서해와 동해 전역으로 어장을 옮겼다.

삼치는 남해와 동중국해에서 연근해와 서해로 어장을 이동했고, 한류성 어종으로 동해에서 잡히던 도루묵은 북쪽으로 어장을 옮겼다.

국립수산과학원 관계자는 “기후변화에 따른 어류의 서식지와 산란장 이동 등 연근해 주요 수산자원의 심각한 변동이 일어나고 있다”며 “아열대화가 진행되고 있는 만큼, 우리나라 전 해역의 수산자원 변동 특성 파악이 시급하다”고 밝혔다.

해양산부는 변화한 어장에 맞춰 어업인들의 효율적인 조업을 위해 어장지도를 제작해 보급할 예정이다. 또 어장 변화에 맞춰 어업 허가나 면허를 변경해주거나, 지역 간 조정하는 대책도 추진 중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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