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 여름이 유난히 더운 이유

2024-07-07

온열병주의보가 발령됐다. 아무리 냉방시설을 한다 해도 더위를 견뎌내는 것이 간단치 않은지, 마주치는 얼굴마다 모두 힘들어 하는 표정이다. 무더위가 일상의 평상심마저 앗아가 버리는 탓이다.

그나마 낮에는 일을 하면서 그럭저럭 지낼 수 있지만 후텁지근한 밤은 정말 견디기 어렵다.

아열대를 넘어 열대화했다는 기후변화 탓만은 아니다.

올여름 더위를 더욱 견디기 힘들게 하는 것은 여야(與野) 정치권이 보태고 있는 불쾌지수다.

경제 상황은 개선될 기미를 보이지 않고 고물가 고금리에 서민들의 고통은 갈수록 심해지고 있는데, 정치권에서 들려오는 것은 하나같이 사람 복장(腹臟)을 터뜨리는 소리뿐이다.

▲4월 총선에서 참패를 한 여당이 당대표를 뽑는 전당대회를 한다며 ‘도토리 키재기’ 싸움중이다. 그런데 참 이상한 일이다.

그렇게 혹독하게 참패를 했으면 일말의 반성도 있어야하고 새로운 비전도 보여줘야할게 아닌가. 그런 건 눈 딱 감고 전당대회를 ‘아사리’ 판으로 만들어 가더니 급기야 무슨 ‘여사 문자’라는 것이 이슈가 됐다.

도데체 뭘 하자는 건가.

그리고 야당은 또 어떤가. 탄핵 정치는 의회민주주의를 유린하고 이제 삼권분립의 선을 넘어서고 있다는 느낌이다.

사람들은 이를 보다 못해 아예 귀도 막고 입도 닫았다.

무슨 사태가 벌어지는 걸까.

이도저도 생각이 여의치 않은 사람들은 꼭꼭 숨고있다.

옛사람들은 더위로부터 달아나는 피서(避暑)보다 더위를 잊고 숨는 망서(忘暑)와 은서(隱暑)의 이치를 강조했는 데, 사람들이 이 여름에서 달아나고 있다.

▲올해 여름엔 더위 외에 특별히 주의해야할 것이 하나 더 있다.

바로 화병(火病)이다. 화병은 마음속에 불만과 분노 등이 쌓여서 만든 화기와 열이 가슴이나 얼굴, 머리로 상기되면서 나타나는 병이다.

그런데 날씨가 무더우면 멀쩡한 사람이라도 화병이 날 수 있다하니 조심해야 하겠다.

당장은 화병이 생기지 안는다 해도 스트레스에 민감한 사람들은 더운 여름에 화병이 도지는 불상사가 일어날 수 있다고 하니까.

또 외부온도가 너무 높아지면 사람의 온도조절 중추신경은 흥분돼 각성상태가 된다. 더운 여름밤 밤잠을 자주 설치는 원인이다.

더위는 물론이고 해괴(駭怪)한 정치판이 심장의 박동을 늘리기 때문에 노약자나 심장질환자는 특히 조심해야할 것 같다.

▲영국에서는 한여름을 ‘개의 계절’로 부른다.

밤 하늘에 개 모양의 별이 나타나면서 사람들이 이성을 잃고 엉뚱한 짓을 할지도 모른다고 해서 붙인 계절이다.

오는 15일 초복을 지나며 폭염주의보가 경보로 발령되는 등 무더위가 더욱 기승을 부릴 것으로 보이는 만큼 ‘개의 계절’은 곧 개봉박두다.

막장 정치권이 무슨 사단을 벌일지 모른다. 호사가들의 ‘박근혜 시즌 2’ 이야기가 더위먹은 탓이라고 생각을 하면서도 찜~찜하다.

더위가 9월 초까지 계속될 것이라니 각오를 단단히 해야 할 모양이다.

노자(老子)는 뛰어 다녀야 추위는 이기고, 가만히 있어야 더위는 이긴다고 했지만 가마솥더위를 이기려면 일단 체력관리가 중요하다.

또 정치 환멸로 인한 체온상승을 또 다른 ‘감염병(病)’으로 인식하고 이에대한 대비도 잘해야 할 것이다.

뉴제주일보 cjnews@jejuilbo.net

Menu

Kollo 를 통해 내 지역 속보, 범죄 뉴스, 비즈니스 뉴스, 스포츠 업데이트 및 한국 헤드라인을 휴대폰으로 직접 확인할 수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