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최교진 교육부 장관 내정자가 조국 전 법무부 장관의 자녀 입시비리 문제가 불거졌을 당시 ‘검찰개혁의 희생양’이라는 취지의 글들을 SNS에 공유했던 것으로 확인됐다. 교육부 수장 후보자가 불공정과 특혜에 대한 사회적 공분을 정치적 문제로만 왜곡해선 안 된다는 지적이 나온다. 최 내정자의 인사청문회에서도 쟁점이 될 것으로 전망된다.
15일 취재를 종합하면 최 내정자는 2019년 자녀 입시비리 문제가 불거진 조 전 장관을 감싸는 SNS 글을 여러 차례 공유했다. 3선 세종시교육감인 최 내정자는 당시 두번째 교육감 임기를 지내고 있었다.
최 내정자는 2019년 8월25일 “김민웅 교수님 글 공감하며 공유합니다”라며 김 전 경희대 교수의 페이스북 글을 공유했다. 조 전 장관 일가의 입시비리 문제가 ‘특권과 도덕적 해이의 문제’라고 지적한 언론 기사를 문제 삼은 글이었다. 공유된 글에는 “조국 대전은 적폐 세력의 사법개혁 저지와 문재인 정권 붕괴 전략 외 다름이 아니다”라는 내용이 담겼다. 또한 “특권 계급을 위한 특권교육제도를 만들어내고 가장 강력하게 사수하고 있는 정치 집단이 누구냐”며 “최선을 다하지 못하면 탈락시키게 해놓고 탈락하지 않은 누군가를 특권과 편법, 도덕적 해이의 주범처럼 몰고 있다”고 했다.

같은 해 9월3일에는 조 전 장관을 희생자라고 칭한 페이스북 글을 “공감하며 공유한다”고 했다. 퇴직교사 노모씨가 쓴 글을 보면 “널리 고르게 나누는 제도의 마련 없인 희생자 조국 또 나오는 것 피할 수 없다”며 “확증편향의 속 좁은 기자들이 더 안 나올 수 없다” 등 내용이 담겼다. 조 전 장관이 법무부 장관 후보자로 지명되면서부터 자녀 입시비리와 사모펀드 의혹에 대한 여러 언론 보도가 나왔는데 이를 모두 확증편향으로 치부한 글이다.
입시비리에 대한 문제 제기를 정파적 공격으로 치부한 글을 공유하기도 했다. 최 내정자가 동의한다고 밝힌 또 다른 페이스북 글은 “조국에 대한 진보의 공격은 하고 싶다면 청문회 이후 충분히 시간과 여지가 있다”며 “조국에 대한 공격에 합세하는 건 자신의 가치를 배반하는 일이자 주적과의 동침”이라고 했다.
학생·청년들에게 박탈감을 불러일으킨 입시 문제를 외면하고 조 전 장관이 검찰개혁의 희생양이라고 주장하는 것은 최 내정자의 교육 행보와 모순적이란 지적이 나온다. 최 내정자는 과거 충남 지역 언론 인터뷰에서 “정말 아이들한테 제대로 된 교육을 하고 싶다. 공부 잘하는 아이도 중요하지만 공부 못하는 아이도 소중하게 대접받을 수 있게 해달라는 것”이라며 “언제나 소외되는 아이들을 위해 나눠줄 수 있어야 한다”고 말했다.
조 전 장관은 자녀의 서울대 인턴증명서 등 허위 서류를 발급받아 대학원 입시에 활용한 혐의 등으로 2024년 12월 대법원에서 징역 2년을 선고받았다. 부인 정경심 전 동양대 교수도 징역 1년 집행유예 2년을 선고받았다.
교육부 인사청문준비단은 조국 사태에 대한 최 내정자의 현재 입장을 묻자 “몇 마디의 입장문으로 설명할 수 있는 게 아니라 인사청문회 때 소상히 잘 말씀드리겠다”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