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도시락을 싸서 학교에 다니던 시절이 있었습니다. 아무리 조심해도 도시락에서 흘러나오는 반찬 국물을 피하기 어려웠던 이유. 바로 당시 용기 시장을 주도하던 '실링' 방식 때문이었는데요. 락앤락(LOCK&LOCK)이라는 이름처럼 '잠그고 또 잠그는' 신개념 밀폐용기가 등장하면서 생활의 혁신은 시작되었습니다. 놀라운 밀폐력으로 단숨에 메가 히트 상품으로 떠오른 락앤락의 브랜드 스토리를 전합니다.
브랜드 네임에 상품의 핵심 가치를 담아낼 수 있다면 긴 설명보다 더 효과적인 홍보 효과를 얻을 수 있습니다. 스토리가 담긴 이름은 소비자들의 마음을 사로잡는 힘이 있기 때문인데요. '락앤락'은 한 번이 아닌 두 번 잠근다는 의미로 완벽한 밀폐력을 말해주는 이중잠금을 뜻합니다.
1978년, 국진유통 주식회사라는 이름으로 시작해 현재는 국내 플라스틱 밀폐용기 시장에서 60%넘는 비중을 차지하고 있는 락앤락. 주방생활문화를 단숨에 업그레이드 제품은 말 그대로 밀폐용기를 지칭하는 대명사로 자리잡았습니다. 2017년 산업통상자원부는 락앤락 플라스틱 밀폐용기를 '자랑스러운 우리나라 세계 최초 발명품'으로 선정했는데요. 세계 최초 4면 결착 밀폐용기는 홈이 파인 뚜껑을 용기에 맞춰 꾹 눌러 담는 기존의 실링 방식의 불편함을 해결하기 위한 고민의 결과물입니다.
락앤락의 첫 밀폐용기의 이름은 '락앤락 클래식'으로 뚜껑에 결착고리를 부착한 형태였습니다. 하지만 밀폐날개가 생각보다 쉽게 부러진다는 부분을 보완해야 하는 숙제가 남아있었습니다. 그리고 꾸준한 연구 끝에 쉽게 부러지지 않는 부드러운 밀폐날개 개발에 성공했고 1998년, 생활의 혁신을 불러온 국내 최초이자 세계 최초의 4면 결착 방식을 적용한 신개념 밀폐용기가 출시되었습니다.
도대체 이 작은 밀폐용기 하나에 어떤 기술이 담겨 있길래 세계 최초라는 타이틀을 거머쥐게 된 걸까요? 4면 결착은 뚜껑 네 면에 날개를 적용해 뚜껑과 몸체를 완벽하게 결합시키는 원리를 말합니다. 몸체 테두리에 장착된 실리콘에 균일한 압력이 가해지면서 몸체와 뚜껑이 꽉 맞물릴 수 있도록 설계된 것인데요. 이때 뚜껑 안쪽에는 중공형 실리콘을 넣어 실리콘 내부에 공기 구멍이 들어가도록 만들어 밀폐력을 한층 끌어올 수 있었습니다.
또한 세계 50여 개국에서 특허 받은 기술인 '힌지'의 핵심 기술도 주목할 만합니다. 경첩과 같은 역할을 하는 힌지의 두께를 0.4mm로 구현해 완벽에 가까운 결합력을 확보했습니다. 또한 힌지 중앙에는 '흐름차단공'이라는 얆은 홈을 두어 날개의 내구성까지 높였습니다. 이러한 기술력이 담겨 있기에 락앤락 뚜껑은 300만 번의 개폐를 견딜 수 있는 견고한 제품이 될 수 있었습니다.
하지만 락앤락도 출시 초기에는 뜨거운 반응을 얻지 못했습니다. 락앤락이라는 기업도 알려져 있지 않았고, 새로운 제품을 구매하는 데 '경험'이 중요한 주부들에게 다가가기 쉽지 않았기 때문입니다. 그래서 락앤락은 미국에서 방영 중인 세계 최대 홈쇼핑 채널을 통해 해외 시장을 먼저 집중 공략했습니다. 해외 시장에서 뜨거운 반응을 얻었을 무렵, 주부들이 직접 사용해 볼 수 있도록 경품행사를 확대하며 공격적인 마케팅을 선보였습니다. 일상에서 제품을 사용해 본 주부들의 반응을 뜨거웠고, 빠른 속도로 입소문이 퍼지면서 락앤락은 국민템으로 떠오르며 현재까지도 사랑받고 있습니다.
모든 제품과 서비스는 소비자의 생활을 다양한 각도에서 이해하는 데서부터 출발합니다. 사람들의 행동을 관찰하고 이해하는 마음에서부터 제품에 대한 고민이 시작되기 때문인데요. 당연하게 여겼던 작은 불편함을 놓치지 않고 해결할 수 있는 방법을 찾아 제공하고자 하는 마음. 생활의 만족감과 즐거움을 더해주는 제품을 만들고자 하는 락앤락의 핵심가치가 느껴지는 부분입니다. 이제 락앤락은 편리함뿐만 아니라 인체에 무해하고 일상 생활에서도 안전하게 사용할 수 있는 제품들을 선보이고 있습니다.
지난해 락앤락은 한화토탈에너지스와 폐플라스틱을 재활용하는 친환경 사업 협약을 체결했는데요. 락앤락이 자원순환 캠페인을 통해 수거한 1,730kg의 밀폐용기 분쇄품은 이 협약을 통해 온돌 패널로 재탄생했습니다. 밀폐용기 분쇄품으로 제작된 온돌 패널은 현대식 난방 문화에 맞춘 조립식 구들장 형태로 내구성과 열저장 성능을 높여 주목을 받았습니다. 오래된 플라스틱 밀폐용기는 생활용품, 공공시설물, 벤치 등으로 재탄생하고 있습니다.
제품을 만들고 판매하는 것만큼 유용한 자원으로 순환될 수 있도록 하는데 최선을 다하고 있는 락앤락. 친환경 가치를 확산하기 위해 '그린메이트'라는 서포터즈를 운영하고 있는 이유도 환경을 지키고자 하는 마음에서 출발했습니다. 그린메이트 서포터즈는 일상에서 실천할 수 있는 친환경 활동을 알리고 제로웨이스트 문화를 전파하는 20대를 중심으로 다양한 활동을 펼치고 있습니다.
세계 최초 4면 결착 밀폐용기에서부터 시작해 락앤락이 불러온 생활의 혁신은 오늘도 계속되고 있습니다. 변화하는 소비자들의 생활습관을 연구하고 이를 편리하게 만들어 줄 신개념 용기를 개발하며 락앤락의 스펙트럼은 더욱 크게 확대하고 있는데요. 주방이 있는 모든 곳에 전 세계인의 사랑을 받는 글로벌 기업, 락앤락의 제품이 함께할 수 있기를 응원합니다.
김종면 위고페어(위조상품 토탈플랫폼) 대표이사 · 변리사 jmk@wegofair.com
[ 필자 소개 ] IP 및 브랜드 보호 전문가로, 한국IBM 시스템엔지니어와 독일 IP분야 로펌인 Stolmar&Partner 한국변리사로 근무했다. 국내외 IP 전문 변리사 경험을 바탕으로 AI기반 위조상품 모니터링 및 차단 플랫폼 'Wegofair'를 개발, 위조상품 유통 방지에 힘쓰고 있다. 현재 플랫폼 운영사인 (주)위고페어 대표이사와 특허법인 아이엠의 파트너변리사를 겸임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