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5년 글로벌 금융시장을 관통하는 키워드는 ‘불확실성’과 ‘변동성’이다. 출범을 앞둔 미국 도널드 트럼프 2기 행정부는 미국 중심주의와 보호무역 정책을 강화하며 글로벌 경제에 큰 변화를 줄 것으로 예상된다. 대내적으로는 정치적 불안정성이 지속되며 경기 하방 압력과 환율 불안감이 높아진 상황이다. 이때 투자자들은 단기적 충격 속에서도 흔들리지 않기 위해 자신의 포트폴리오를 다시 점검해볼 필요가 있다. 다소 혼란스러운 글로벌 경제 상황 속에서도 2025년의 새로운 해는 떠올랐다. 과연 올해 금융시장 흐름에 가장 알맞은 투자 전략은 무엇일지 전문가들의 의견을 살펴본다.
◆다각화된 포트폴리오 필요한 때=우선 투자 포트폴리오 점검에 앞서 투자자는 자신의 투자 성향, 목표, 리스크 허용 범위 등을 다시 한번 제대로 파악해야 한다. 이는 포트폴리오 구성에 있어 방향성을 잡는 키다. 어떤 사람은 이익이 다소 적더라도 원금을 잃고 싶지 않아 하고, 어떤 사람은 위험을 감수하고서라도 많은 이익을 원할 수 있다.
안정성을 중시하는 투자자는 포트폴리오에 채권 등 저위험 자산의 비중을 높게 가져가고, 고수익을 추구하는 투자자는 성장주 등 고위험 자산에 더 비중을 둘 수 있다. 가장 효과적인 자산 배분은 주식·채권·금·부동산 등 다양한 자산군에 분산해 균형 있게 투자하는 것이다. 그래야만 장기적으로 안정성 확보와 높은 수익성이라는 목표를 달성할 수 있다. 투자 전문가들은 새해에는 보다 다각화된 포트폴리오가 유리할 수 있다고 본다. 스티브 브라이스 스탠다드차타드(SC)그룹 글로벌 최고투자책임자(CIO)는 “시장 전망에만 초점을 맞추기보다는 각자의 투자 계획에 더욱 집중할 필요가 있다”고 조언했다.
◆현금 비중 줄이고 투자 기회비용으로=아울러 그는 “투자의 첫번째 목표는 인플레이션을 따라잡는 것, 두번째 목표는 인플레이션을 넘어선 자산 증식을 추구하는 것”이라고 강조했다. 이렇듯 브라이스 CIO를 비롯한 전문가들은 인플레이션을 방어하기 어려운 현금 비중을 줄여야 한다고 입을 모은다.
SC제일은행이 최근 발표한 ‘2025년 글로벌 금융시장 전망과 투자전략 보고서’에 따르면 코로나19 팬데믹 이후 전보다 높은 물가 압력이 지속되고 있고 트럼프 2.0 시대가 도래하며 인플레이션은 장기간 높은 수준을 유지할 가능성이 커졌다. 현금 비중을 크게 가져가면 고수익의 기회비용을 놓칠 수 있는 셈이다.
한편 채권에서는 자산별로 비중 확대와 축소 의견이 엇갈렸다. 선진시장 하이일드(DM HY) 채권은 매력적인 금리 수준과 낮은 금리 민감도로 ‘비중 확대’ 의견이 유지됐다. 반면 신흥시장(EM) 현지통화 표시 채권은 달러 강세에 기대 수익률이 낮아질 것으로 보여 ‘비중 축소’ 의견이 주를 이뤘다. 미 달러(USD) 채권은 장기 관점에서는 이자 수익 확보가 가능할 것으로 봤다.
◆새해 미국 주식과 금 주목=김환 NH투자증권 연구원은 “우선 무역 갈등과 통화정책에 대한 불확실성이 부각돼 단기적으로 금리 변동성의 확대 가능성이 높다”고 설명했다. 이어 “반면 미뤄졌던 투자의 재개와 감세 정책에 따른 경기 개선 기대감도 상존해 경기 펀더멘털(경제 기초여건)이 개선된다는 점에서 밸류에이션(평가 가치) 부담에도 불구하고 주가의 완만한 우상향을 기대한다”고 밝혔다.
다만 미국 주식도 트럼프 취임 전까지는 리스크 관리가 요구된다는 의견도 나왔다.
하재석 NH투자증권 연구원은 “1월20일 트럼프 취임식까지는 정책 리스크를 반영하는 과정에서 높은 금리 변동성과 달러 강세 국면이 이어질 수 있다”며 “당분간은 미국 주식에 대한 리스크 관리가 필요한 시점이며, 매수를 고려하는 투자자라면 연초를 피하는 것이 현명하다”고 말했다.
금은 중앙은행의 수요 증가와 실질금리 하락 등으로 대표적 안전자산으로 주목받고 있다. 황병진 NH투자증권 FICC리서치부장은 “미 연방준비제도(Fed·연준)의 통화정책이 다시 ‘긴축’으로 돌아가지 않는 한, 금 강세 사이클이 유효하다”고 전망했다.
박아영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