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맨체스터 유나이티드, 첼시, 아스톤 빌라 같은 세계적 명문 구단 선수들은 이미 최고 수준의 시설과 전문 코칭 스태프의 지원을 받고 있다. 그러나 그럼에도 불구하고, 많은 선수들이 ‘개인 전담 코치’ 를 따로 두고 있다. 그 이유를 BBC가 12일 집중 보도했다.
영국 개인 축구 코치 라이언 호퍼는 맨체스터 유나이티드 주장 브루노 페르난데스, 디오고 달롯, 그리고 과거에는 마커스 래시포드와 함께 훈련했다. 여자 유로 2회 우승자 엘라 툰과 챔피언십 소속 다수 선수들도 그의 고객이다. 호퍼는 “클럽 훈련은 철저히 경기 승리를 위한 팀 단위 세션”이라며 “개인적인 기술이나 습관을 세밀하게 다듬기엔 한계가 있다”고 설명했다. 그는 “팀 훈련에서는 내가 한 가지 동작을 점검하자고 하면 뒤에 선수 다섯명이 기다려야한다”며 “그러나 개인 코칭에서는 그 한 가지를 집중적으로, 반복적으로 다듬을 수 있다”고 덧붙였다.
하지만 모든 구단이 개인 코칭을 반기는 것은 아니다. 전 뉴캐슬·블랙번 감독 샘 앨러다이스는 “선수가 개인 시간에 자기 돈을 써서 성장하려는 노력은 칭찬할 일”이라면서도, “구단이 모르는 상태에서 진행되면 위험하다”고 경고했다. 그는 “피로 누적이나 부상 위험이 커지고, 관리되지 않으면 클럽 전체가 피해를 입을 수 있다”며 “개인 코칭은 반드시 구단과 협력하에 이뤄져야 한다”고 강조했다. 호퍼도 “클럽과 협업이 중요하다. 코치와 구단이 함께 선수의 성장 목표를 공유하면 모두 이익을 얻는다”며 “다만 모든 구단이 그 대화에 열려 있진 않다. 그럴 땐 최소한 ‘안전하게 관리한다’는 신뢰를 얻어야 한다”고 덧붙였다.
개인 코칭이 항상 긍정적인 결과만 낳는 것은 아니다. 지난 8월 프레스턴 공격수 다니엘 제비슨은 개인 코칭 중 발목 부상을 당했다. 프레스턴 감독 폴 헤킹보텀은 “이런 일이 다시는 일어나선 안 된다”며 강하게 비판했다. 당시 제비슨을 지도한 개인 코치 톰 킹은 “훈련 도중 장비와의 우연한 충돌로 생긴 사고였다. 불안전하거나 위험한 세션은 아니었다”고 해명했다. 그는 “나는 모든 선수를 클럽의 승인 하에 지도한다”며 “훈련은 결코 팀 일정과 충돌하거나 체력 부담을 주지 않도록 설계한다”고 강조했다. 호퍼는 “내가 맡은 선수들은 수백만 파운드짜리 자산이다. 절대 다치게 해선 안 된다”며 “선수를 발전시키는 동시에, 철저히 보호하는 것이 개인 코치의 책임”이라고 말했다.
이제 개인 코칭은 특정 스타 선수만의 사치가 아니다. 프리미어리그 잭 그릴리시, 콜 파머, 올리 왓킨스 등도 구단 밖에서 별도 트레이너와 훈련하고 있다. 구단 중심 시대에서 선수 스스로 자신의 커리어를 관리하는 시대로 변하고 있다. 호퍼는 “결국 목표는 하나다. 구단, 코치, 선수 모두가 같은 방향으로 성장하는 것”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