민주당‧노조, 발전소 폐쇄뿐만 아니라 펠릿 생태계 붕괴 지적
영동발전 투자비 회수 불가능하고 1746억 매몰비용 발생 전망
영동발전 국산 펠릿 사용량 20~30만톤…대규모 수요처 사라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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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에너지타임즈】 남동발전 바이오매스발전소가 가동중단뿐만 아니라 폐쇄까지 우려되는 상황에 내몰렸다. REC 가중치가 절반 이상으로 축소되기 때문인데 민주당 의원과 노조가 문제를 제기했다.
더불어민주당 박해철‧김원이‧김동아 의원을 비롯해 한국노총 전국공공산업노동조합연맹과 한국남동발전노동조합은 10일 국회 소통관(서울 영등포구 소재)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지난달 산업통상자원부가 행정 예고한 목질계 바이오매스(이하 펠릿) 신재생에너지공급인증서(REC) 가중치 축소와 관련해 관련 산업 전반에 악영향을 끼칠 수 있다고 규탄하면서 국산 연료 전환을 위한 올바른 제도개선과 협력방안 마련을 촉구했다.
지난 12월 18일 산업부·환경부·산림청은 그동안 버려지던 벌채 부산물 등 산림자원 이용을 활성화하는 한편 펠릿과 관련된 원료경합과 환경문제 등에 대한 합리적으로 조정이 가능한 ‘바이오매스 연료·발전시장 구조 개선방안’을 확정했다.
이 방안에는 펠릿을 연료로 하는 발전소에 REC가 부여되지 않는다는 내용과 함께 운전 중인 바이오매스발전소도 국산 펠릿을 사용한다면 REC 가중치를 현행대로 받을 수 있으나 수입 펠릿을 사용할 경우 REC 가중치를 단계적으로 줄인다는 내용을 담고 있다. 공공은 올해부터, 민간은 1년 유예기간을 거쳐 2026년부터 점진적으로 적용된다.
정부가 바이오매스발전소에 대한 REC 가중치를 축소하게 된 배경으로 수입 펠릿 비중이 높다는 것이 손꼽고 있다.
실제로 2023년 목질계 바이오매스 사용량은 740만 톤으로 2012년 대비 50배나 늘었다. 다만 원목으로 생산한 펠릿은 절반에 이르는 340만 톤에 달했고, 98%가 베트남·러시아·인도네시아 등에서 수입되고 있다.
정부는 수입 펠릿 REC 가중치를 낮추면 국산 소비량과 생산량이 늘어 가격이 하락하면서 국내 시장이 활성화될 것으로 내다봤다. 반면 민주당과 노조는 국내 펠릿 생태계와 지역경제를 공멸시키는 극단적인 정책이라면서 즉각 철회와 전면 재검토를 촉구했다.
이들은 수입 펠릿 REC 가중치를 낮췄을 때 국산 펠릿을 사용하는 발전사업자는 수입 대비 REC 가중치를 고려해 톤당 5만 원에 달하는 적자를 감수해야 하고, 수입 펠릿을 사용한다면 REC 가중치 축소로 적자는 대폭 확대될 것이라고 주장했다.
그러면서 이들은 바이오매스발전소는 중단에 이어 폐쇄에 이를 것이고, 국산 펠릿 판로도 사라지게 될 것이라고 지적했다.
바이오매스에 대한 REC 가중치 축소는 발전소 폐쇄뿐만 아니라 국내 펠릿 시장도 위축될 수밖에 없다는 것이다.
전소 바이오매스발전소 기준 수입 펠릿 REC 가중치는 1.5인 반면 국산은 2.0이다.
공공의 경우 수입 펠릿 REC 가중치는 1.5에서 2025년 1.0, 2026년 0.75, 2027년부터 0.5를 적용받게 된다. 민간의 경우 2026년부터 20년간 단계적으로 줄어든다.
당장 발등에 불이 떨어진 발전소는 남동발전 영동발전이다. 당장 올해부터 수입 펠릿 REC 가중치가 줄어들기 때문이다.
본지에서 확보한 자료에 따르면 영동발전 1호기(발전설비용량 125MW)는 개조 투자비 1065억 원으로 2017년 4월 가동에 들어갔고, 영동발전 2호기(200MW)는 개조 투자비 1689억 원으로 2020년 7월 가동에 들어갔다. 석탄발전을 바이오매스발전으로 개조한 것이다.
현재 기준 영동발전 1호기는 준공 2030년, 2호기는 2027년에 투자비 회수가 가능할 것으로 전망되고 있으나 정부 계획대로 REC 가중치가 축소된다면 투자비 회수가 불가능하게 된다. 게다가 1746억 원에 달하는 매몰 비용이 발생할 것으로 분석되고 있다.
남동발전이 영동발전 1‧2호기 가동중단뿐만 아니라 폐쇄까지 검토할 수밖에 없는 이유가 여기에 있다. 손실이 불가피한 발전소를 계속 가동할 명분이 없기 때문이다.
업계 한 관계자는 “발전소를 가동했을 때 더 큰 손실이 난다면 가동하지 않는 것이 더 현명한 것 아니냐”면서 “아마도 REC 가중치가 줄어들면 줄어들수록 발전소 가동률은 현저하게 떨어질 수밖에 없을 것”으로 내다봤다.
특히 영동발전이 폐쇄됐을 때 대규모 소비처가 사라지면서 국내 펠릿 생태계 붕괴도 불가피할 것으로 관측되고 있다.
영동발전 1‧2호기 펠릿 연간 사용량은 90~110만 톤에 달하고, 국산 사용량은 20~30만 톤에 달한다.
2023년 기준 영동발전은 국산 펠릿 연간 생산량이 74만 톤 수준임을 고려하면 국내 총생산량 수준에 이르게 된다.
그러면서 업계는 대안으로 수입 펠릿 REC 가중치 축소와 함께 국산 펠릿 REC 가중치 확대를 통해 발전사업자 수익 악화에 따른 가동중지 최소화와 국산 펠릿 공급자 경쟁력을 강화할 필요가 있다고 제안했다. 수입 펠릿 REC 가중치는 1.5에서 1.0으로 축소하는 반면 국산 펠릿 REC 가중치를 2.0에서 2.5로 확대하자는 것이다.
이들은 이렇게 됐을 때 정부의 목표인 국산 펠릿 가격경쟁력을 확보할 수 있고, REC 생산량 차이가 없어 신재생에너지공급의무화제도(RPS) 시장가격 상승에 따른 영향을 최소화할 수 있을 것으로 내다봤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