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지수(196cm, C)의 수비는 분명 딜레마를 안았다. 그러나 박지수는 팀원들과 딜레마를 슬기롭게 극복했다.
농구는 공격수에게 절대적으로 유리한 스포츠다. 그리고 득점을 많이 하는 선수가 스포트라이트를 많이 받는다. 주득점원이 높은 연봉을 받기도 한다.
그러나 대부분의 코칭스태프는 ‘수비’를 강조한다. “수비가 되면, 공격은 자동적으로 풀린다”고 하는 사령탑이 많다. 그래서 코칭스태프는 수비에 집중하고, 기회를 얻고자 하는 백업 자원들도 ‘수비’부터 생각한다.
사실 기자도 ‘공격’에 집중했다. ‘누가 어시스트했고, 누가 득점했다’가 기사의 90% 이상을 차지했다(사실 100%에 가깝다). 그래서 관점을 살짝 바꿔봤다. 핵심 수비수의 행동을 기사에 담아봤다. 기사의 카테고리를 ‘수비수의 시선’으로 선택한 이유다.

# INTRO
박지수(196cm, C)가 가세한 후, 청주 KB는 늘 ‘우승 후보’로 꼽혔다. 박지수는 피지컬과 높이, 센스를 겸비한 빅맨이기 때문이다. 그래서 박지수의 지배력이 WKBL에서 두드러졌고, KB의 경쟁력도 함께 상승했다.
실제로, KB는 2018~2019시즌과 2021~2022시즌에 통합 우승을 차지했다. 2023~2024 정규리그 또한 27승 3패를 기록했다. 박지수를 포함한 KB는 상대를 압도했다.
박지수는 비록 2024~2025시즌을 KB와 함께 하지 못했다. 튀르키예리그로 진출했기 때문이다. 그러나 1년 만에 KB로 돌아왔다. 그런 이유로, KB는 ‘2025~2026 우승 후보’다.
위에서 이야기했듯, 박지수의 최대 강점은 ‘높이’다. 박지수가 림 근처에 있는 한, KB는 상대 공격을 3점 라인 밖으로 밀어낼 수 있다. 상대의 확률 낮은 공격을 이끌 수 있다.
다만, 박지수의 수비 범위가 그렇게 넓지 않다. 그래서 KB는 박지수를 페인트 존에 박을 궁리를 했고, 박지수를 상대하는 팀은 박지수를 끌어내려고 했다. 그런 이유로, 박지수는 부산 BNK와 2025~2026 홈 개막전에서도 골밑에 최대한 있어야 한다. 3점 라인 부근까지 나가더라도, 수비 손실을 최소화해야 한다.
# Part.1 : 여왕이 돌아왔습니다
박지수의 컨디션은 100%가 아니다. 지난 19일 용인 삼성생명전에도 17분 13초 밖에 나서지 않았다. 김완수 KB 감독도 경기 전 “(박)지수가 몸을 조금씩 끌어올리고 있다”라며 박지수의 컨디션을 신중하게 여겼다.
박지수는 스타팅 라인업에 포함되지 않았다. 그러나 KB 앞선 3명(허예은-사카이 사라-이채은)의 피지컬이 많이 부족했다. BNK의 볼 없는 스크린에 허점을 노출했다. 바꿔막기로 대응했으나, 1명씩 계속 놓쳤다. 세컨드 찬스 또한 계속 허용했다.
박지수가 결국 경기 시작 3분 54초 만에 코트로 나섰다. 김완수 KB 감독은 “(박)지수가 나올 때, 우리는 대인방어와 지역방어를 곁들이겠다. 핵심은 지수를 페인트 존에 두는 것이다”라며 ‘박지수 수비 전략’을 이야기한 바 있다.
KB 선수들은 김완수 감독의 전략을 잘 이행했다. 박지수도 마찬가지였다. 최대한 림 근처를 지켰다. 이전같은 활동량을 보여주지 못했으나, 존재만으로도 BNK 골밑 공격을 위축시켰다. BNK의 세컨드 찬스 또한 무위로 돌렸다. 2-6으로 밀렸던 KB도 11-11로 1쿼터를 마쳤다.
# Part.2 : Not 100%
휴식을 취하던 박지수는 2쿼터 시작 37초 만에 코트로 돌아왔다. 박지수의 수비 행동 반경과 패턴은 비슷했다. 대부분 페인트 존 부근이었다.
KB가 수비 로테이션을 했고, 박지수는 박혜진(178cm, G)과 매치업되기도 했다. 그러나 3점 라인을 벗어나지 않았다. 박혜진과 3점 라인의 거리가 꽤 멀었기 때문. 또, 옆에 있던 수비수가 박혜진을 대신 체크했기에, 박지수는 손을 뻗기만 했다. 그 후 림 근처로 돌아갔다.
그리고 KB 선수들 대부분이 박지수와 오랜 시간 합을 맞췄다. 박지수를 동반한 매치업 지역방어를 많이 활용한 바 있다. 그런 이유로, KB의 바꿔막기 타이밍이 자연스러웠고, KB는 유의미한 찬스를 내주지 않았다. BNK의 침묵을 유도했다.
그러나 BNK가 자유투 라인 부근으로 볼을 투입했다. 림 근처에 있던 박지수와 거리를 둔 것. 박지수는 어쩔 수 없이 반응할 수밖에 없었다. 박지수의 몸이 앞으로 쏠릴 수밖에 없었다. 즉, 박지수가 림으로부터 멀어졌고, KB도 BNK의 파생 옵션(자유투 라인에서 킥 아웃 패스)과 세컨드 찬스를 지켜봐야 했다.
박지수의 체력이 급격히 고갈됐다. 컨디션이 완전치 않은 탓이었다. 이를 인지한 KB 벤치는 2쿼터 종료 3분 40초 전 박지수를 코트에서 제외시켰다.
그렇지만 KB 수비 로테이션이 잘 이뤄지지 않았다. 23-24로 역전당했다. 박지수가 다시 코트로 나섰다. 골밑 득점으로 또 한 번 역전. 25-24를 만들었다.

# Part.3 : 따라갈 수 없는 것
김소니아(177cm, F)와 변소정(180cm, F)이 각각 하이 포스트와 로우 포스트에 포진했다. 박지수는 두 선수의 사이에 서있었다. 그러나 갈등했다. 김소니아가 2가지 선택지(미드-레인지 점퍼 혹은 하이 앤드 로우 게임)를 지녔기 때문.
박지수는 결국 김소니아에게 향했다. 김소니아의 슛을 막기로 했다. 그렇지만 김소니아의 절묘한 바운스 패스에 골밑 찬스를 내줬다. 변소정이 놓치지 않았더라면, KB는 허무하게 실점할 뻔했다.
그리고 BNK 선수 모두가 3점 라인 밖에 포진했다. 박지수의 성향을 역이용하려고 했다. 그러다 보니, KB 선수 4명이 BNK 선수 5명을 막아야 했다. 이들의 로테이션 빈도가 증가했고, KB 수비 역시 3점 기회를 많이 내줬다.
또, 박지수의 체력이 급격히 고갈됐다. 박지수는 어쩔 수 없이 벤치로 물러났다. 3쿼터 종료 2분 42초 전에 코트로 돌아왔다. 그러나 매치업을 늦게 불러줬고, BNK의 속공을 따라가지 못했다. 하지만 킥 아웃 패스로 양지수(172cm, F)의 3점을 도왔다. 42-40으로 주도권을 유지시켰다.
# Part.4 : 혼신의 힘
KB는 4쿼터를 잘 시작하지 못했다. 사고는 박지수 없는 지역에서 발생했다. 박지수의 반대편에서 이소희(171cm, G)에게 3점을 허용. 42-43으로 역전당했다. 김완수 KB 감독은 곧바로 타임 아웃을 사용했다.
박지수가 3점 라인 부근에서 이소희(171cm, G)와 매치업됐다. 이소희에게 돌파를 허용했지만, 집념을 발휘했다. 이소희의 레이업을 뒤에서 블록슛했다. 그 후 속공 득점. 수비로 2점을 막았고, 공격으로 2점을 획득했다. ‘+4점’을 만들었다. 46-43으로 주도권 역시 유지시켰다.
박지수는 BNK의 2대2에 휘말렸다. 김도연(187cm, C)의 스크린에 박혜진(178cm, G)을 늦게 찾았다. 뒤늦게 손을 뻗었으나, 박혜진의 왼쪽 돌파를 막지 못했다. 이번에는 실점하고 말았다. KB도 48-47로 쫓겼다.
KB 선수 간의 바꿔막기 타이밍이 늦어졌다. 매치업 또한 늦게 찾았다. 무엇보다 박지수의 체력이 이전보다 빠르게 떨어졌다. 김완수 KB 감독은 경기 종료 5분 22초 전 박지수를 뺐다. 정석적인 1대1 수비를 전략으로 삼았다.
그러나 언제까지나 박지수를 뺄 수 없었다. 박지수도 승부처를 견뎌야 했다. 그래서 매치업 관련 토킹을 더 많이 했고, 로테이션 속도를 증가시켰다. 마지막에 혼신의 힘을 다했다.
동료들이 박지수의 헌신에 화답했다. 특히, 사카이 사라(165cm, G)가 경기 종료 1분 47초 전 61-54로 달아나는 3점을 성공. 승리를 확신한 박지수는 사라를 끌어안았다. 그리고 KB는 64-55로 경기를 마쳤다. ‘2025~2026 첫 연승 팀’으로 거듭났다.

사진 제공 = WKBL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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