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태양, 목소리로 빚은 내면의 선율 [D:PICK]

2024-10-16

입력 2024.10.16 14:01 수정 2024.10.16 14:01 류지윤 기자 (yoozi44@dailian.co.kr)

"제가 정체돼 있지 않으려고 얼마나 많은 탐구를 하는지 말로 할 수 없으니 보여줘야죠."

올해 SF9의 유태양은 뮤지컬 ‘살리에르’, 자작곡 ‘안아줘’ 발표, 그리고 SF9 수록곡 ‘멜로드라마’의 프로듀싱에 이르기까지 다방면에서 활동하며 그 포부를 실천해 나가고 있다. 이는 그가 이전 인터뷰에서 밝혔던 바람과 일치한다.

유태양은 그룹 활동을 기반으로 솔로 영역에서도 두각을 드러내며 고유한 여정을 만들어가고 있다. SF9 내에서는 메인 댄서로서 파워풀하면서도 정교하고 섬세한 춤선으로 주목받았다면, 솔로 활동 무기로 선택한 건 '목소리'다. '알타보이즈'를 시작으로 '인간의 법정', '삼총사' 등 다양한 뮤지컬 무대에 오르며 솔로 활동을 본격화한 그는, 작품을 거듭할수록 더욱 탄탄해진 실력을 선보이며 뮤지컬 배우로서 성장했다.

지난 9월 폐막한 '살리에르'에서는 젤라스 역으로 지금까지 보여주지 않았던 또 다른 새 얼굴을 꺼내들었다. '살리에르'는 러시아 대문호 푸쉬킨의 희곡 '모차르트와 살리에르'를 모티브로 만든 창작극으로, 모차르트를 향한 살리에르의 질투심과 열등감을 전면에 내세운 작품이다. 유태양은 살리에르의 음악을 사랑하는 의문의 추종자, 젤라스를 연기했다. 젤라스는 살리에르의 질투심을 인간으로 형상화 한 인물로, 유태양은 온몸으로 캐릭터의 특징을 직관적으로 살려냈다.

살리에르를 회유하거나 때로는 집착을 보여주는 젤라스의 감정선을 지금까지 보여주지 않았던 광기 어린 얼굴로 완성시켰다는 점에서 성취다. 당초 유태양은 '살리에르' 모차르트 역을 제안 받았지만 연기와 이미지적으로 새로운 시도를 해보고 싶다는 판단으로 젤라스를 선택했다. 모차르트의 심연은 건드리는 트리거인 젤라스의 감정적 압박과 예리하고도 위태로운 심리전을 표현하기 위해 연구한 흔적들이 무대 위에서 역력하다. 회차마다 변화를 준 디테일들은 N차 관람을 이끌어내기도 했다.

뮤지컬로 궤적을 안정적으로 그려나가고 있다면, 음악적 영역에서는 본인의 정체성을 담은 솔로 작업에 집중하며 또 다른 성장의 장을 열었다. 자작곡 '안아줘'를 통해 자신의 감정과 이야기를 진솔하게 풀어낸 유태양은 이 곡을 '나로부터 시작하는 첫 페이지'라고 묘사했다. 감정에 집중하기 위해 악기나 효과 등은 최소한으로 두고 음색과 가창력에 힘을 실었다.

유태양이 전달하는 이 곡은 화려한 퍼포먼스의 이미지 뒤에 감춰졌던 내면의 고독과 위로를 갈망하는 마음을 담았다. 그는 자작곡 '안아줘'를 통해 자신의 상처와 혼란, 그리고 그 속에서 찾고자 하는 작지만 소중한 희망을 진솔하게 풀어내며, 감정의 깊이를 전달하는 데 집중했다. 지금의 고민과 진심이 음악을 통해 영원으로 만들어지는 순간이다.

화려한 춤의 이미지 속에 가려져 있던 내면의 고독과 꿈에 대한 갈망이, 이제는 음악과 무대에서 하나의 이야기로 완성되고 있다. 이는 단순한 성취에 그치지 않고, 그가 진정한 아티스트로서 자신을 재정립해가는 과정이다.

'안아줘'는 유태양의 팬콘서트에서 첫 공개됐던 자작곡이지만 공식적으로 유태양의 세상 밖으로 나온 첫 자작곡은 지난 8월 발표된 SF9의 14번째 미니앨범 수록곡 '멜로드라마'다. 곡 작업에 이어 프로듀싱한 경험 역시 아티스트로서 한층 깊어진 역량을 보여줬다.

올해 유태양은 뮤지컬 '블러디 러브'로 또 한 번 무대 위에 선다. '블러디 러브'는 1995년 체코에서 초연돼 30년간 전 세계 관객들의 사랑을 받은 뮤지컬 '드라큘라'를 재구성한 작품이다. 브람 스토커의 소설 '드라큘라'를 원작으로 한다. 유태양이 맡은 디미트루 역은 드라큘라의 충직한 집사로, 생과 사를 초월한 우정을 나누는 인물이다.

그는 음악과 무대라는 두 축을 동시에 발전시키며, '정체되지 않고 끊임없이 탐구하는 모습'을 대중에게 증명해 나가고 있다. 곡을 통해 감정의 고백을 두려워하지 않는 태도와 뮤지컬에서 선사할 모습은 그가 앞으로 펼칠 길을 기대하게 만든다. 그의 목소리와 움직임이 하나로 어우러지는 순간마다, 우리는 유태양의 진정한 이야기를 듣게 되지 않을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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