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요즘 미국 실리콘밸리에선 ‘특이점(Singularity)은 메모리에 달렸다’고들 한다.”
11일 부산 해운대구 파라다이스호텔에서 개막한 ‘반도체 제조기술 국제학술대회(KISM 2025)’에서 강지호 SK하이닉스 부사장은 한국 메모리 기술의 중요성을 이렇게 강조했다. ‘특이점’은 인공지능(AI) 기술이 인간의 능력을 넘어서는 순간으로, 이를 가능하게 하는 관건이 메모리 기술에 있다는 의미다.
AI 수요가 폭발적으로 증가하면서 ‘메모리 강국’ 한국의 기술적 돌파구에 글로벌 반도체 업계의 시선이 쏠리고 있다. AI 모델과 그래픽처리장치(GPU)의 성능은 빠르게 향상되고 있지만, 데이터 처리 속도를 좌우할 메모리는 기술적 제약과 공급 부족이 겹치며 병목 현상을 겪고 있어서다. 반도체 제조공정 및 소재·부품·장비(소부장)에 특화된 국제학술대회 KISM의 올해 화두도 ‘메모리 제조 혁신’에 방점이 찍혔다.

이날 기조강연을 맡은 강 부사장은 “2029년까지 메모리 시장의 연평균 성장률이 20%로, 전체 반도체 산업 성장률을 웃돌 것으로 예상된다”면서도 “하이브리드본딩, 극자외선(EUV) 노광 장비, 미세회로 구현 등 메모리 공정 전반의 기술적 난제들을 해결해야 한다”고 말했다.
최정동 테크인사이츠 수석부사장도 “미래 메모리의 경쟁력은 하이브리드본딩 등 차세대 적층 기술을 얼마나 안정적으로 구현하느냐에 달려 있다”며 “설계 혁신만으로는 부족하고 정밀한 제조 공정을 통해 고성능과 수율을 동시에 달성해야 메모리 병목을 해소할 수 있다”고 말했다. 하이브리드 본딩은 중간 이음재 없이 칩과 칩을 직접 접합하는 기술로, 칩 두께를 줄이고 데이터 전송 속도를 높이는 장점이 있다.
대표적인 해결 과제로는 계측 기술의 고도화가 꼽혔다. 강 부사장은 “하이브리드본딩은 칩과 칩 사이의 구리 결합 상태를 외부에서 확인하기 어렵다”며 “구리 패드가 실제로 맞닿아 있는지, 정렬 오차는 없는지 확인할 수 있는 정밀한 적외선(IR) 측정 기술이 중요하다”고 말했다. 접합된 구리층 사이에 아주 미세한 이물질이 끼어 빈틈이 생기면 그 위로 쌓은 나머지 칩 전체가 무용지물이 돼 수율이 급격히 떨어지기 때문이다.
이날 특별강연에선 황철주 주성엔지니어링 회장이 직접 차세대 증착 방식으로 손꼽히는 ‘원자층박막성장(ALG)’ 기술을 소개해 눈길을 끌었다. 황 회장은 “AI 시대에 반도체 혁신은 트랜지스터 제조를 단결정 실리콘 위에서뿐만 아니라 플라스틱, 유리, 금속 위에서 모두 제조할 수 있을 때 이뤄질 수 있다”고 말했다.
올해 ‘AI 생태계를 위한 반도체 제조기술 혁신’을 주제로 열린 KISM 2025에는 어플라이드머티어리얼즈, AMD, 램리서치 등 글로벌 소재·부품·장비 업체를 비롯해 미국, 네덜란드, 일본 등 1000여명의 석학과 연구자들이 참석했다. 오는 13일에는 윤보언 삼성전자 펠로우가 ‘3차원 반도체(3D ICs) 시대의 평탄화 기술 혁신’을 주제로 강연을 진행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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