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3국 수입 품목 중심, 미국 수입 확대 가능성
돼지고기, 쇠고기 등 수입선 변경 요구 관측도
“품목 분석 통해 세부 전략 수립 후 대응 필요”
트럼프 2기 행정부가 우리나라에 미국 농산물 수입 확대를 요구할 가능성이 있다는 주장이 나왔다. 미 자유무역협정(FTA) 개정 협상에 대한 요구도 예상되는 만큼 대비해야 할 필요가 있다는 제언이다.
12일 한국농촌경제연구원이 발표한 ‘트럼프 2기 정부의 농업 부문 정책 변화와 우리 농업의 대응과제’ 보고서에 따르면, 미국은 강력한 자국 중심 퉁상정책, 한국 등 무역수지 적자국 대상으로 다양한 요구가 이어질 것으로 전망했다.
무역 적자 해소 수단 중 하나로 트럼프 행정부는 대미 무역에서 흑자를 기록하고 있는 국가들을 대상으로 관세·비관세 제재를 가할 가능성이 크다고 예상했다. 올해 기준 미국 10대 무역 적자국 중에서 우리나라는 8위를 기록했다. 반면 우리나라 입장에서는 미국이 최대 무역 흑자국이다.
농업 분야에선 미국 농산물 수입 확대 가능성이 제기됐다. 대미 농산물 수출 무역수지는 적자를 기록하고 있지만, 한국과 미국 사이 무역에 있어서 농업 분야는 미국 무역 적자 해소를 위한 탈출구로 활용될 가능성이 크다고 바라봤다.
2022년 대미 농산물 무역수지는 51억 달러 적자를 기록한 바 있다. 2023년은 40억 달러 적자였으며, 올해 9월까지 누적 무역수지도 34억 달러 마이너스를 기록했다.
미국은 자국 관심이 높은 품목, 우리나라가 수출하고 있는 농산물 중 흑자 폭이 줄어들고 있는 품목, 우리나라가 미국을 제외한 제3국으로부터 주로 수입하고 있는 품목 등을 중심으로 우리에게 농산물 수입 확대를 요구할 수 있다고 분석했다.
FTA 관련해 미국이 개정 협상이 제안할 수 있다고도 관측했다. 농업 외 타 산업 분야에서 미국 측에 유리한 협상 결과를 가져가기 위해, 미국은 우리에게 농산물에 대한 높은 수준 시장 개방을 요구할 수 있다고 설명했다.
돼지고기, 쇠고기, 옥수수, 대두, 치즈 등 우리에게 수입 확대나 수입선 변경을 요구할 수 있는 품목이 있을 것으로 예상했다.
품목별로 국내 수급 여건이나 가공 용도에 따라 수입선 변경에 따른 국내 파급 영향 등이 달라질 수 있다고 파악했다. 또 수입선 변경으로 현재 수입하고 있는 상대국과 통상마찰이 발생할 수 있다고 관측했다.
이외에도 쇠고기나 과일류 등 검역 문제, 새로운 생명공학 제품 승인 절차 개선 등 비관세 장벽에 대한 요구도 강화될 수 있다고 봤다.
농경연 측은 “미국이 전 세계 제1의 농산물 수출국으로 농산물 경쟁력이 매우 높다는 점, 한국 대미 농산물 무역 적자 폭이 최근 줄어들고 있다는 점 등을 고려하면 미국이 자국 농산물 수입을 확대해달라는 요구를 할 가능성이 있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FTA 개정 협상에 대한 요구 가능성도 대비해야 할 필요가 있다”며 “우리 정부는 미국 측에서 우리나라로 수출을 늘리고자 할 품목, 관세·비관세장벽을 강화할 품목 등에 대해 시나리오별 세부적인 전략을 수립하고 대응해야 할 필요가 있다”고 조언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