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년째 과학 필독서 쓴 하리하라 “과학 머리? 오레오로 키워라”

2025-11-02

“문과생도 과학 공부를 해야 하느냐”는 질문에 과학 커뮤니케이터 이은희 작가는 이렇게 답했다. “인공지능(AI)·바이오·반도체·자율주행 같은 미래 유망 산업의 뿌리가 모두 과학에 있다”는 것이다. 그는 “과학적으로 탐구해서 문제를 해결하는 과학 문해력은 단순히 지식이 아니라 현실을 이해하는 도구”라며 “미래 사회에 반드시 필요한 역량 중 하나”라고 강조했다.

대중 과학서를 20권 넘게 쓴 그는 ‘하리하라’라는 필명으로 더 유명하다. 하리하라는 인도 신화에서 따온 것으로 생명의 신 비슈누와 파괴의 신 시바가 결합한 상태를 의미한다. 사물을 입체적으로 보자는 뜻에서 필명으로 삼았다고 한다. 2002년 출간된 『하리하라의 생물학 카페』는 20년이 지난 지금도 중고등학생의 논술 필독서로 꼽히며 86쇄를 기록했다. 그의 책이 ‘엄마와 아이, 교사와 학생이 함께 보는 과학책’이라고 불리는 이유다. 동문 모임에서 만난 교수가 그의 책을 읽고 생물학자를 꿈꾸게 됐다며 사인을 요청할 정도다.

그의 원래 꿈도 생물학자였다. 연세대 생물학과에서 석사까지 마쳤지만, 대학원에서 연구를 하는 게 힘에 부쳤다. 그러다 2001년 LG CI(현 LG화학) 신약연구소에 취직한 뒤, 심심해서 블로그에 쓴 글이 그의 인생을 바꿨다. 블로그 글을 엮어서 나온 책이 2년 뒤 한 대학 논술 시험 지문으로 출제되면서 소위 ‘대박’이 났기 때문이다. 전국 국어학원에 그의 책이 깔렸고, 이를 계기로 과학 커뮤니케이터의 길을 걷게 됐다.

스물여섯이었던 신인 작가는 어느새 엄마가 됐고, 현재 고3 아들과, 중1 남매둥이를 키우고 있다. 지난 3월에는 임신·출산 과정을 정리한 과학 에세이 『엄마 생물학』을 냈고, 중고생과 양육자를 위한 과학 문해력 책도 집필 중이다. 과학 커뮤니케이터 엄마는 아이들의 과학 문해력을 어떻게 길러줬을까? 문과형 아이가 과학 머리를 키우는 방법은 뭘까? 지난달 29일 서울 삼청동 과학책방 ‘갈다’에서 이 작가를 만나 물었다.

Intro. 과학, 세상을 이해하는 도구

Part1. 과학 문해력 중요한 이유

Part2. 인과성과 상관성 구분하라

Part3. ‘오레오’로 탐구력 키워라

🔎과학 문해력 중요한 이유

과학의 중요성을 강조하기 위해 굳이 미래까지 들먹일 필요도 없다. 현 고1부터는 대학에 가기 위해 문·이과 관계없이 과학 공부를 해야 한다. 2028학년도 수능부터 문·이과 구분이 사라지고 통합과학·통합사회가 도입됐다. 사실 이전까지 과학은 국어·영어·수학 같은 주요 과목에 밀려 이과생만의 영역으로 취급돼 왔다. 하지만 앞으로는 문과생도 과학 공부를 소홀히 해선 안 된다. 이 작가는 “대학 진학뿐 아니라 세상을 잘 이해하려면 과학 문해력을 키워야 한다”고 말했다.

과학 문해력이 정확히 뭔가요?

과학 지식과 사고방식·문제해결력을 통틀어 가리킵니다. 과학 지식이 있어야 주변에서 일어나는 일을 이해할 수 있어요. 어렵게 생각할 필요 없습니다. 세상의 일 중에 과학 아닌 걸 찾기가 더 어렵거든요. 사람이 숨을 쉬는 건 생명과학, 비가 오는 건 지구과학, 얼음이 녹고 물이 끓는 건 화학, 자동차가 움직이는 건 물리죠.

그럼 과학적 사고방식은 뭔가요?

과학자처럼 탐구하고 분석하는 능력이에요. 예컨대 화분 두 개를 키운다고 해볼게요. 하나는 잎이 파릇파릇 잘 자라는데, 다른 하나는 시들시들 말라가요. 이때 시든 화분을 그냥 버리는 게 아니라, ‘왜 시들었지’ 이유를 궁금해하는 게 과학적 사고죠. 식물이 자라는 데 물과 햇빛이 영향을 미친다고 책에서 읽었던 걸 떠올리고 나름의 가설을 세워요. ‘토분이라 흙이 잘 마르나’ ‘화분 위치를 바꾸면서 일조량이 달라진 게 문제일까’. 그런 식으로 해결 방법을 찾아가는 것까지가 과학 문해력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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