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美 정부, 관세 협상 국가들에 머스크의 스타링크 도입 압박"

2025-05-07

"美 정부, 관세 협상 국가들에 머스크의 스타링크 도입 압박"

WP 보도 "위성 인터넷 규제 철폐 요구…스타링크 특혜 명시되진 않아"

(로스앤젤레스=연합뉴스) 임미나 특파원 = 미국의 도널드 트럼프 행정부가 세계 여러 국가와 관세 협상을 진행하는 과정에 미국의 위성 인터넷 기업 진출을 위한 규제 철폐를 압박했다고 미 일간 워싱턴포스트(WP)가 7일(현지시간) 보도했다.

WP는 미 정부 내부에서 오간 메시지와 메모 등을 자체 입수해 이같이 보도하면서 근래 아프리카 국가들이 잇달아 일론 머스크의 위성 인터넷 사업 스타링크를 허가한 배경에는 미 정부의 이런 압박이 있었던 것으로 보인다고 전했다.

WP 보도에 따르면 아프리카 소국 레소토의 경우 트럼프 대통령이 지난달 이 나라 수입품에 50% 관세를 부과한다고 발표한 지 2주도 채 지나지 않아 통신 규제 당국이 스타링크 직원들과 회의를 열었고, 자국에서의 위성 인터넷 서비스를 허가했다.

이런 결정은 WP가 입수한 국무부 내부 메모에 언급됐으며 "레소토 정부가 미국과의 무역 협상을 진행하는 과정에 스타링크를 허가한 것은 미국 기업을 환영하는 의지와 호의를 보여주는 것"으로 평가됐다.

스페이스X는 지난 3월 인도에서도 서비스 계약을 체결했으며 근래 소말리아, 콩고민주공화국, 방글라데시, 파키스탄, 베트남과도 부분적인 합의를 달성했다.

WP는 2명의 소식통을 인용해 인도 정부 관료들이 관세 협상에 도움이 될 수 있다는 인식을 공유하면서 스타링크 승인 절차를 신속히 처리했다고 전했다.

WP는 트럼프 행정부가 관세율을 낮추는 조건으로 스타링크에 대한 특혜를 명시적으로 요구했다는 증거는 없지만, 백악관이 각국 정부에 무역 협상을 요구하는 시점에 마코 루비오 국무장관이 각국 대사관 등의 관료들에게 현지 위성 인터넷 규제 완화를 압박하도록 지시했다고 전했다.

이에 대한 논평 요청에 국무부는 "스타링크는 전 세계 곳곳의 오지에서 인터넷 연결을 확보하는 데 혁신적인 역할을 한 미국산 제품"이라며 "애국적인 미국인이라면 누구나 글로벌 무대에서 미국 기업의 성공을, 특히 중국 경쟁사를 제치는 것을 보고 싶어 해야 한다"고 밝혔다.

쿠시 데사이 백악관 부대변인도 성명에서 "트럼프 행정부의 무역 협상에서 유일한 고려 사항은 미국인들에게 무엇이 가장 이익이 되느냐 하는 것이며, 이는 미국 기업들이 국내와 해외에서 성공하는 것을 포함한다"고 밝혔다.

그러면서 "트럼프 대통령은 어떤 이해 충돌도 용납하지 않을 것이며, 모든 행정부 관료는 소속 기관이 정한 윤리 지침을 준수하고 있다"고 덧붙였다.

일부 전문가들은 미국이 전 세계 통신 분야에서 중국과 경쟁 중인 가운데, 스페이스X의 스타링크가 위성 인터넷 분야 최대 사업자라는 점에서 각국에 스타링크 진입을 압박하는 조치는 미국 정부의 합리적인 전략일 수 있다고 평가했다.

기술정책 싱크탱크인 미국혁신재단의 수석 연구원 에번 슈워츠트로버는 "일론의 이름이 붙는 것에는 언제나 일종의 감정이 따라다니지만, 그가 스페이스X의 CEO(최고경영자)가 아니라면, 미 정부가 미국 기업의 해외 시장 접근권을 얻도록 옹호하는 것에 대해 대부분의 사람이 문제 삼지 않았을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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임미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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