송아지값 들썩…한우수급에 먹구름 낄라

2024-07-07

한우고기 경락값이 하락해 농가들의 어려움이 큰 가운데 최근 송아지값이 들썩이는 기현상이 나타나면서 우려를 자아내고 있다. 송아지 입식 의향이 늘어나면 암소 도축이 지연돼 한우 수급에 영향을 줄 수 있어서다. 향후 소비 상황을 예측하기도 어렵기 때문에 입식을 신중히 해야 한다는 지적이 힘을 얻는다.

한우고기값 6월 1만4000원대로 추락=축산물품질평가원에 따르면 올들어 한우고기 월평균 경락값은 하락 추세를 보였다. 1월 한우고기 평균 경락값(등외 제외)은 1㎏당 1만6315원으로 집계됐다. 하지만 3월에는 1만5659원, 6월에는 1만4903원을 기록하며 연초 대비 9%가량 떨어졌다. 월평균 한우고기 경락값이 1만4000원대로 내려간 것은 2015년 5월 이후 9년 만이다.

한우고기값이 하락한 데는 올해 도축마릿수가 늘어난 것이 주요인이다. 한국농촌경제연구원은 ‘6월 한육우 관측’을 통해 2분기 한우 도축마릿수가 지난해보다 5.1% 증가한 22만9000마리 수준이 될 것이라고 전망했다. 소비 위축도 가격 하락을 부채질했다. 축평원이 소비자 패널을 대상으로 조사한 결과 6월 기준 소비자 1명당 한우고기 평균 구매 중량은 326g으로, 지난해(352g)보다 7.4% 줄었다. 평균 구매금액도 지난해 2만2477원에서 올해 1만8897원으로 15.9% 감소했다.

김성환 농협음성축산물공판장 경매실장은 “경기 부진으로 한우고기 소비가 위축된 것으로 파악된다”며 “이런 상황에서 도축마릿수가 늘며 가격 하락에 영향을 줬다”고 말했다.

송아지값 두달 연속 상승세…입식 의향 증가 영향?=한우고기값이 하락한 것과 달리 산지 송아지 거래가격은 최근 반등 추세다. 농협 축산정보센터에 따르면 올 3월 한마리당 342만원을 기록했던 수송아지(6∼7개월령) 산지 가격이 4월에는 339만3000원으로 떨어졌다. 하지만 5월 342만2000원, 6월 356만9000원을 기록하며 두달 연속 상승했다.

전문가들은 이같은 현상이 한우농가의 입식 의향이 높아진 결과로 조심스럽게 해석했다. 2025∼2026년 한우 사육마릿수가 줄어들 것이란 전망이 제기되면서 2년 후 시장 상황을 내다보고 농가들이 송아지 입식에 선제적으로 움직였다는 것이다.

실제 농경연은 6월 관측에서 2025년 12월 한우 사육마릿수를 2024년보다 4.3% 줄어든 319만마리로, 2026년 12월에는 2025년보다 2.0% 줄어든 312만7000마리로 전망했다.

표유리 GS&J 인스티튜트 책임연구원은 “과거에는 추세적으로 한우고기 도매가격이 하락하면 농가들의 입식 의향도 줄어 송아지값도 하락하는 게 일반적이었다”고 말했다. 이어 “하지만 지금은 미래 수급 상황을 긍정적으로 본 농가들이 입식에 나서는 것으로 판단된다”고 덧붙였다.

암소 감축 지연 우려 커져…2년 후 상황 예측 어려운 점도 변수=문제는 송아지 입식 의향이 늘어나면 암소 감축 등이 지연돼 현재 수급 상황에 부정적인 영향을 줄 수 있다는 점이다. 최근 전국한우협회는 한우고기값 폭락 사태에 대한 해결책으로 한우 암소 2만마리 긴급 시장격리 등 암소 감축을 중심으로 한 수급 대책을 정부에 촉구한 바 있다.

이동명 한우자조금관리위원회 교육조사부 팀장은 “송아지 입식 의향이 높아져 송아지값이 오르면 농가들이 암소 도태보다는 추가 번식을 선택할 수 있다”며 “이 경우 암소 도축이 지연돼 수급 조절에 영향을 줄 수 있다”고 전했다.

2년 후 경기를 예단하기 어렵다는 점도 변수다. 전상곤 국립경상대학교 식품자원경제학과 교수는 “한우고기값에는 소비자 소득에 영향을 주는 거시경제도 중요한 영향을 끼친다”면서 “국제 정세의 불확실성이 큰 만큼 선제적으로 입식에 나서는 것은 신중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이민우 기자 minwoo@nongmi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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