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정 선발 1명에서 ‘선발 정상화’ 준PO까지···악재 떨쳐내고 저력 과시한 가을 KT

2024-10-14

KT의 가을이 끝났다. 정규시즌 5위 결정전부터 시작해 와일드카드 결정전을 뚫고 준플레이오프(준PO)에 올라온 KT는 ‘디펜딩 챔피언’ LG를 꺾지 못하고 준PO 5전 2승으로 시즌을 마무리했다. 그러나 포스트시즌의 KT는 정규 시즌 초반보다 눈에 띄게 강해진 경기력을 보여줬다. ‘사두용미’ KT의 마법은 올해에도 빛났다.

이강철 KT 감독은 지난 11일 준PO 5차전에서 LG에 1-4로 패해 플레이오프 진출에 실패한 뒤 인터뷰에서 “(경기력이) 안 좋았던 선수들이 돌아왔고 투수진이 갖춰져서 포스트시즌에 자신감이 있었는데 제 생각보다 더 멀리 온 것 같다”라고 말했다. 이 감독은 “고영표가 많은 이닝을 소화하며 투혼을 발휘해 줬고 소형준의 구속이 150km/h까지 나오는 것을 체크했다”라며 “그 부분이 가을야구의 소득”이라고 말했다.

KT는 이번 준PO 5경기에서 고영표와 엄상백, 웨스 벤자민, 윌리엄 쿠에바스로 이어지는 4선발 체제를 유지했다. 선발 자원인 소형준도 세 경기에 구원 등판해 이닝을 소화했다.

정규 시즌 초반 KT는 이와 같은 정상적인 선발 로테이션 운용을 상상하기 어려웠다. 선발 투수들이 줄줄이 부상으로 이탈하며 선발진이 완전히 붕괴됐다. 지난 5월에는 기존 선발 로테이션에서 쿠에바스를 제외한 모두가 전력 외 상태가 됐다. KT는 1년차 신인 원상현·육청명, 2군에서 훈련받던 한차현과 성재헌 등을 선발로 기용했다. 불안정한 ‘불펜 데이’가 이어지며 6월 KT의 순위는 9위까지 내려갔다.

정규 시즌이 중반에 접어들며 선발진의 퍼즐이 하나씩 맞춰지기 시작했다. 5월 25일 엄상백이, 6월 19일 고영표가 복귀했다. 지난해 팔꿈치 인대 접합 수술을 받은 소형준은 지난달에야 1군에 올라와 구원 투수로 등판하며 리그에 적응해 나갔다.

KT는 포스트시즌 들어 비로소 안정적으로 마운드를 운용할 수 있게 됐다. 막 리그에 복귀한 소형준과 컨디션이 올라온 고영표를 필승조로 활용하며 불펜 전력을 강화했다. 손동현이 준PO 1차전에서 포스트시즌 최초로 공 3개로 한 이닝을 끝내고 우규민이 실점 없이 경기의 허리를 이어주는 등 기존 불펜 자원들도 맹활약했다. 이 감독이 준PO 탈락 후 “내년 시즌 선발 야구를 잘 할 수 있을 것 같다”라고 이야기한 이유다.

KT의 마법 같은 가을이 지나고 이제 리빌딩의 계절이 찾아온다. 엄상백은 이번 시즌 종료 후 자유계약선수(FA) 자격을 얻는다. KT의 오랜 외국인 투수 벤자민과 쿠에바스는 이번 시즌 재계약이 고민되는 성적을 냈다. 야수 중에선 주전 심우준과 오재일이 FA가 된다. KT는 마운드의 ‘상수’ 고영표와 소형준을 필두로 새 시즌 변수에 대비한다.

Menu

Kollo 를 통해 내 지역 속보, 범죄 뉴스, 비즈니스 뉴스, 스포츠 업데이트 및 한국 헤드라인을 휴대폰으로 직접 확인할 수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