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트에서 보험 판매' 마트슈랑스 출범 20년, 명맥 이어질까

2025-01-15

올해로 출범 20년을 맞은 '마트슈랑스'가 명맥을 이어갈지 관심이 쏠린다. 한때 보험사 주요 판매채널 이었지만 시장 구조변화에 직접 영향을 받아 가입자 관심 밖으로 밀려나고 있어서다. 그나마 법인보험대리점(GA)들의 주요 채널 중 하나로 자리 잡았지만 온라인과 모바일 채널이 대세로 인식되는 현실을 고려하면 명맥을 계속 이어가기는 쉽지 않을 수 있다는 목소리도 높아진다.

15일 보험업계와 유통업계에 따르면 최근 홈플러스는 GA업계를 대상으로 마트 내 보험 영업 부스 입점 문의와 신청을 받고 있다. 전국 홈플러스 지역 점포 내에 영업 위치를 협의 후 선정이 완료되면 최소 2일에서 최대 1년까지 원하는 기간 동안 보험 영업을 진행하는 방식이다.

입점 형태는 크게 홈플러스 방문 고객 대상 영업과 홈플러스 임직원에게 보험 상품을 판매하는 방식으로 나뉜다. 입점 희망 점포명과 기간, 조직 규모에 따라 일정 비용을 지불한 뒤 영업을 진행하게 된다.

홈플러스는 2004년부터 현재까지 유통업계에서 가장 오랜 기간 마트슈랑스를 운영하고 있다. 당시 신사업을 통한 차별화 전략 일환으로 동부화재(현 DB손해보험)와 손을 잡았다. 대형마트 가운데 처음으로 매장에서 다이렉트 자동차보험 상품을 판매하면서 마트슈랑스가 본격화됐다.

이후 2006년부터 삼성화재를 비롯해 동양생명, 롯데손해보험 등 다수 보험사들이 홈플러스를 비롯해 이마트, 롯데마트 등 대형마트에 보험 상담 창구를 열면서 보험업계의 새로운 수익 창구로 기대를 모았다. 점포를 활용해 내방한 고객들을 상대하는 이른바 인바운드 영업은 아웃바운드에 비해 영업비가 적어 저렴한 보험료를 제공할 수 있고, 고객 만족도가 높아 계약 유지율도 높일 수 있을 것으로 기대했다. 여기에 홈플러스는 2009년 업계 최초 고정형 입점 매장을 설립하고 보험 설계사를 투입, 기존 상품 가입 유도 방식을 벗어나 체계적인 서비스를 지원하기도 했다.

다만 마트슈랑스의 관심은 오래가지 못했다. 다른 채널에 비해 실적 부진을 면치 못했기 때문이다. 당시 아웃바운드 영업 위주였던 보험 산업에서 인바운드 영업 도입이 시기상조였다는게 업계의 분석이다. 보험업계 관계자는 "가망 고객에게 먼저 연락해 보험 상품을 홍보하는 아웃바운드 영업도 쉽지 않은 상황에서, 고객들이 찾아와 주기를 바라는 인바운드 영업으로는 판매 채널 경쟁력을 갖추는데 어려웠을 것"이라고 말했다.

상황이 이렇자 마트업계는 GA로 눈을 돌렸다. 마트 내에 일정 기간 GA 영업장을 제공하는 대가로 입점료를 챙기는 구조로 전환했다. 판매 채널 다양화를 통해 브랜드 이미지 강화를 꾀하던 GA와 뜻이 맞았다.

하지만 이번에는 불건전 영업이 제동을 걸었다. 2011년 금감원은 이마트 금융센터 내 점포를 마련한 GA가 고가의 전자제품 등 경품을 제공하는 불법 영업을 발견하고 판매를 중단시켰다. 현행 보험업법 시행령은 1년치 보험료의 10%나 3만원 중 적은 금액을 초과한 금품 제공은 리베이트(특별이익)로 간주해 금지하고 있다.

2021년 금융소비자보호법 시행으로 제재가 강화되면서 GA업계 마트슈랑스 영업이 더욱 어려워질 것이라는 우려가 팽배했지만, 최근 마트슈랑스 점포는 다시 증가하는 추세다. 일례로 대형 GA인 굿리치는 2022년부터 온라인과 오프라인 영업 방식을 결합한 점포인 '굿리치 라운지'를 통해 보험 상담을 진행하고 있으며, 마트업계와 연계해 지점 수를 지속적으로 늘리고 있다.

보험업계 관계자는 "수익 창구 다변화를 목적으로 마트슈랑스가 출범했지만 현재 대다수 보험사들이 관련 사업을 중단한 것으로 알고 있다"며 "이로 인해 발생한 빈 자리를 GA가 메꾸게 됐는데, 기존 보험사들과 같은 전철을 밟지 않기 위한 전략 구상이 필요해 보인다"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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