엔비디아, 시장 예측서 ‘중국’ 뺀다

2025-06-13

“앞으로 중국 시장은 예측에 포함하지 않을 것”

젠슨 황 엔비디아 최고경영자(CEO)가 12일(현지시각) CNN과의 인터뷰에서 향후 회사의 비즈니스 계획을 위한 예측에 중국 시장은 반영하지 않겠다는 의사를 밝혔다. 미국이 고성능 AI 칩의 중국 수출을 제한함에 따라 향후 매출과 수익 예측 과정에서 중국 시장은 고려하지 않겠다는 이야기다. 미국의 연이은 ‘저격성 규제’에 엔비디아가 사실상 백기를 든 것으로 보인다.

지난 3년간 미국과 엔비디아는 규제와 회피를 반복해 왔다.

2022년 8월, 미국은 엔비디아 H100·A100 등의 고성능 AI 칩을 중국에 수출하려면 허가가 필요하다고 통보했다. 이에 엔비디아는 성능을 낮춘 칩 H800·A800을 개발해 중국에 팔았다. 그러나 2023년 10월 미 정부의 대중 수출 규제가 강화되면서 수출길이 막혔다. 칩 면적당 성능이라는 기준을 도입하면서 두 칩까지 규제 대상에 포함된 탓이다.

이후 엔비디아는 H100의 성능을 재차 낮춘 저성능 칩 H20을 만들었다. 하지만 미 정부가 올해 4월 H20마저 수출 제한 대상으로 지정했다. 엔비디아는 이 조치로 25억달러(약 3조4305억원)의 매출 기회를 놓쳤으며, 팔지 못한 H20이 과잉 재고로 손실 처리되면서 45억달러(약 6조1749억원)의 손해를 입은 것으로 알려졌다.

젠슨 황은 미국의 수출 규제를 다시 한번 비판했다. 그는 “규제 목적을 구체적으로 세우고 검증할 필요가 있다”고 지적했다. 엔비디아가 중국 수출용 칩을 출시할 때마다 기준이 바뀌는 건 사실상 엔비디아의 대중 수출을 막을 목적으로 세운 규제라는 점을 에둘러 말한 셈이다.

시장 예측에서 중국을 제외할 경우 엔비디아는 보다 안정적인 전망이 가능해진다. 언제 어떤 칩이 수출 규제 대상에 오를지 모른다는 불확실성을 피할 수 있기 때문이다.

단, 예상 매출은 일시적으로 감소할 우려가 있다. 엔비디아 매출에서 중국 시장이 차지하는 비중은 20%를 웃돌았다가 미국의 규제 이후 13~17% 수준으로 감소했다. 중국 시장을 완전히 제외한다면 예상 매출도 그만큼 줄어들 수 있다.

엔비디아를 비롯한 IT 기업들은 미국의 대중 수출 규제에 비판의 목소리를 내왔다. 4월 젠슨 황은 “(규제로 중국 시장에서 빠진) 미국 기업의 빈자리를 중국 기업이 채우면서 기술력을 키우고 있다”고 지적한 바 있다. 지난달 컴퓨텍스 행사에서도 그는 “전반적으로 봤을 때 수출 제한 정책은 실패했다”고 말했다. ARM홀딩스 CEO 레네 하스 또한 12일 “수출 규제가 기술 발전을 둔화시키고 소비자와 기업에 부정적 영향을 미칠 것”이라고 경고했다.

글. 바이라인네트워크

<이병찬 기자>bqudcks@byline.network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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