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덴버 너기츠의 니콜라 요키치(세르비아)는 올 시즌 미국프로농구(NBA)에서 공포의 대상이다. 전에 없던 새로운 유형의 빅맨이다. 역대급 최고 포인트가드가, 센터의 몸에 특급 슈터의 감각을 가졌다면 바로 이 선수다.
요키치는 2m11㎝, 129㎏의 압도적 체격이다. 겉보기엔 탄탄한 근육질이 아닌 것처럼 보일 수 있지만, 실제로는 엄청난 통뼈인데다 코어 파워가 있다. 육중한 몸을 이용해 골밑까지 밀고 들어가는 힘이 워낙 좋아, 정상급 수비수들도 그를 막기 힘겨워한다. 점프력이 최고는 아니지만 공의 낙하지점을 정확히 예측하고, 긴 팔과 강한 손아귀 힘으로 리바운드를 잡아낸다.
그는 센터로선 드물게 공격을 리딩하며 적재적소에 패스를 뿌린다. 평균 10개 이상의 어시스트를 올릴 만큼 경기 운영 능력이 뛰어나다. 한 박자 빠른 패스를 바로 찌르고 특급 가드가 선보일 법한 노룩 패스도 자주 보여준다. 패스 능력이 워낙 탁월해 포인트가드와 센터를 합친 ‘포인트 센터’라고 불린다.
득점력도 대단하다. 한 발을 뒤로 빼며 던지는 요키치의 페이드어웨이는 알고도 막기 힘들다. 골밑 근처에서 던지는 훅슛과 플로터의 성공률은 비정상적으로 높다. 센터임에도 3점슛 성공률이 높고 자유투가 정확하다. 수비수 입장에서는 돌파를 막기 위해 거리를 둘 수도, 3점슛을 막기 위해 붙을 수도 없다.
요키치의 패스 능력은 2015~16시즌 NBA 데뷔 이래로 가장 날카롭다. 2025~26시즌 정규리그 25경기를 치른 17일 현재 요키치는 평균 35분을 뛰며 29.8점(전체 5위), 12.4리바운드(1위), 10.8어시스트(1위)로 이른바 ‘시즌 트리플더블(3개 부문 두 자릿수 기록)’을 기록 중이다. 트리플더블은 NBA 팀의 웬만한 주전 선수도 시즌에 한 번 달성하기 어려운 기록이다.

요키치는 득점과 리바운드에서만 두 자릿수 기록했는데 지난 시즌(2024~25) 처음으로 시즌 트리플더블을 작성했다. 서른이 된 올 시즌 25경기 중 절반에 가까운 12경기에서 트리플더블을 작성해 이 부문 단독 선두다. 월스트리트저널은 “요키치는 역대 최고의 시즌을 보내고 있다”면서 “그는 마치 코비 브라인트(득점력), 윌트 체임벌린(다재다능), 스테픈 커리(게임 체인징), 스티브 내쉬(패스) 마이클 조던(승부처 득점력)의 능력을 모두 합친 선수”라고 평가했다.
놀랍게도 요키치는 ‘킹’ 르브론 제임스(41·LA 레이커스)를 제치고 ‘농구 황제’ 조던(62·은퇴)과 GOAT(역대 최고) 경쟁을 벌일 만한 선수로 불리기도 한다. 야구의 WAR(대체선수 대비 승리 기여도)처럼 농구에는 PER라는 수치가 있다. ESPN에서 만들었는데 1분당 선수가 얼마나 높은 생산성을 보여주는지 보여주는 통계다. 요키치는 통산 PER에서 28.78로 조던(27.91·2위)을 제치고 1위다. 제임스가 26.83으로 3위다. 뉴스위크는 “요키치가 조던과 제임스를 뛰어넘을 GOAT”라고 평가했다.

다만 요키치가 조던을 넘는 진정한 레전드가 되기 위해선 우승이 더 필요하다. 요키치는 정규리그 최우수선수(MVP)를 3회(2020~21, 21~22, 23~24시즌) 수상하며 만년 하위팀 덴버를 강팀으로 만들었다. 하지만 챔프전 우승 반지와 MVP는 각각 하나(이상 2022~23시즌)뿐이다. 조던은 챔프전 우승과 MVP를 각각 6번씩 경험했다. 요키치가 올 시즌 우승에 강한 열망을 보이는 이유다. 요키치는 NBA 홈페이지와 인터뷰에서 “덴버는 올 시즌 충분히 우승을 노려볼 만하다”고 자신했다. 덴버는 현재 서부콘퍼런스 2위(19승6패)를 달리고 있다.
요키치는 19세였던 2014년 NBA 신인 드래프트에 참가했다. 당시 그는 세르비아에서 날아온 무명 선수였다. 2라운드 41번째로 지명 받고 덴버 유니폼을 입었다. 보통 드래프트에서 선수가 지명되면 중계방송은 해당 선수에 대한 출신 학교와 포지션, 특징 등 소개한다. 하지만 요기치가 뽑히던 순간은 중계되지 않았다. 그가 지명될 거라고 예상한 못한 ESPN은 선수 자료가 없었기 때문이다. 요키치의 정보는 ‘니콜라 요키치, 세르비아’ 한 줄이었고 방송사는 중계를 멈추고 타코벨 광고를 틀었다. 팬들은 타코벨 광고에 밀렸던 무명 요키치가 NBA를 평정하고 조던을 넘어 전설이 되는 드라마를 연출하기를 간절히 바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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