온라인쇼핑몰을 하다가 접기로 한 A씨는 남아있는 신용대출 3000만원이 골칫거리였다. 연 4.7% 금리로 매달 12만원의 이자를 납부해왔는데 폐업과 함께 6개월 뒤 원금 전액을 상환해야 했다. A씨는 30년 분할 상환이 가능한 폐업지원대환대출을 받으며 고민을 덜었다. 연 2.84% 금리로 매달 이자 7만원과 원금 6만원만 내면 된다.
은행권 소상공인 금융지원
8일 김병환 금융위원장이 신한은행 본점 창구를 방문해 은행권 소상공인 금융지원 현장을 점검했다. A씨는 이날 대환대출을 위해 신한은행을 방문한 소상공인이다. 폐업지원대환대출은 은행권이 소상공인 금융 지원을 위해 만든 상품이다. 폐업 소상공인을 대상으로 하는 저금리(3% 전후) 대환대출이다. 최대 30년 만기로 분할상환하면 된다. 수수료 없이 중도상환도 언제든 가능하다. 은행권이 3년간 2조원을 투입하기로 한 상생금융 상품의 하나다.

진옥동 신한금융그룹 회장은 “은행 고객 중 금리 6%에 신용대출 9000만원을 보유한 소상공인이 있다. 매달 43만원의 이자를 부담하고 만기 때 9000만원을 상환해야 하는 상황”이라며 “폐업 지원을 받으면 이자 부담이 월 22만원으로 줄고, 원금까지 포함해도 매달 39만원씩 상환하면 된다”고 말했다.
빚 상환 부담에 폐업 못 하는 일 없게
금융당국과 은행권이 소상공인의 원금 상환 부담을 덜기 위해 나선 건 폐업을 하고 싶어도 할 수 없는 소상공인에게 출구 전략을 만들어주기 위해서다. 금융당국 관계자는 “폐업을 하려면 장사가 안돼서 빌렸던 돈을 모두 갚아야 하다 보니 울며 겨자 먹기로 빚을 늘리며 버티는 소상공인이 많다”며 “다른 일을 하면서 매달 그 돈을 조금씩 갚아 가는 방법을 마련했다”고 설명했다.
이번 소상공인 금융지원은 폐업지원대환대출과 소상공인119플러스, 햇살론119 등으로 구성된다. 소상공인119플러스는 연체 직전 영세 소상공인에게 최대 5년(담보 대출은 10년) 분할상환과 금리 감면 등 채무조정을 지원하는 제도다. 은행권은 소상공인 상황에 따라 창업·운영·폐업 등 맞춤형 컨설팅도 제공하기로 했다.
연체 전 채무조정도
이날 식당을 운영하는 B씨는 소상공인119플러스를 이용해 금리가 10.73%인 신용대출의 금리를 7%대로 감면받았다. 350만원의 신용대출을 5년 분할상환을 통해 매달 9만원(이자) 갚으면 된다. 3개월간 이자를 성실하게 상환할 경우 햇살론119를 통해 최대 2000만원까지 추가로 대출받을 길도 열린다.
김 위원장은 “금융지원 상담이 현장에서 원활히 이뤄질 수 있도록 직원 교육과 홍보에 철저히 나서달라”고 당부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