윤석열 대통령이 지난 3일 밤 10시 30분께 '비상계엄'을 전격 선포한 직후부터 해제 담화를 발표한 금일 오전 4시 30분까지 유통 채널 및 편의점에는 생필품 사재기 현상이 나타났다. 대형마트와 백화점 등 대형 오프라인 매장이 폐점한 시간이어서 인파가 몰리는 소동은 없었다. 다만 소비자들은 온라인 새벽배송이 마감되기 전 주문하거나 24시간 구매가 가능한 편의점으로 달려가는 모습이었다.
4일 업계에 따르면 비상 계엄령 발동 직후 라면, 즉석밥, 생수 등 주요 생필품 판매량이 대폭 증가했다.
대형 편의점 A사가 주거 입지 약 4000점 판매 데이터를 분서한 결과, 지난 주 동일과 당일 매출을 비교했을 때 용기면 7.7%, 봉지면 16.4%, 즉석밥 14.8%, 통조림 15.5%, 생수 23.1%, 안전상비약품 12.1% 각각 증가했다.
비상계엄령 발동에 불안감이 커진 시민들이 구매한 것으로 해석된다.
업계 관계자에 따르면 맥주와 과자 매출도 증가했다고 한다. 한 관계자는 "계엄 해제령를 생중계로 시청하던 시민들이 늘어나면서라는 이유가 아닐까"라는 말을 덧붙였다.
온라인 커뮤니티에도 “자다가 일어나서 휴지, 생수, 기저귀 무조건 주문했다” “계엄 해제 안 되면 물가 폭등할까봐 빠르게 구매했다” 등 후기도 잇따랐다.
이커머스(전자상거래)의 경우 쿠팡을 비롯해 즉시 물품 구입이 가능한 플랫폼에서도 1시간 새 주문이 쏟아진 것으로 보인다.
4일 오전 1시 기준 홈플러스몰 실시간 인기 검색어 순위에 우유, 쌀, 라면 등이 상위 검색어를 차지했다. 같은 시간, 의류와 가전제품이 주된 판매를 이루는 옥션에서도 쌀, 핫팩 등 검색 순위가 상위에 올랐다.
다만 금일 오전 계엄 해제 담화가 발표된 후 사재기 현상이 진정되면서 기존 주문을 취소한 사례가 많았다고 한다. G마켓, 쓱닷컴 등 다른 대형 이커머스 업체들도 간밤 매출 동향이 크게 달라지지 않은 것으로 알려졌다.
계엄 해제가 공식화되면서 대규모 사재기 현상은 진정됐지만, 향후 정치 국면 불확실성에 따라 단기적으로 소비심리가 급변할 가능성이 업계 사이에서 거론되고 있다. 원화 약세에 따른 원자재가격 상승으로 제품 가격 인상 압력이 심화할 것이란 의견도 나온다.
한편 금일 개장 이후 주요 식품사 주가는 상승세를 보이고 있다. 금일 오전 10시 15분 기준 삼양 식품은 전일 대비 2.23% 오른 59만5000원에 거래 중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