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부의 의대 증원 정책 등에 반발해 휴학 중인 의과대학 재학생들이 올해도 휴학계를 내고 반정부 투쟁을 이어가겠다는 가닥을 잡았다. 오는 3월 입학 예정인 신입생들도 휴학에 동참할지 여부를 두고는 전망이 다소 엇갈리는 모양새다.
6일 의료계에 따르면 대한의과대학·의학전문대학원학생협회(의대협)의 학년별 대표자 등은 지난 4일 임시총회를 열어 이같이 결정했다. 의대협은 전국 40개 의대에 다니는 학생들이 소속된 의대생 대표 단체다.
의대협은 이날 전체학생대표자총회 명의의 글에서 "의대협은 2025학년도에도 휴학계 제출로 투쟁한다"며 "휴학계 제출이 불가능한 단위나 학년은 이에 준하는 행동으로 참여한다"고 공지했다. 의대·의전원 학생들이 지난해에 이어 올해도 학교에 돌아가지 않겠다는 의미다. 아직 입학하지 않은 2025학번 의대 신입생도 휴학 대상이 될 수 있다는 의미로도 해석할 수 있다.
앞서 교육부는 지난해 10월 의대생들의 휴학 승인을 허용하면서 별도의 조건을 달지 않았다. 애초 '2025년 3월 복귀를 약속한 학생만 휴학을 승인해주자'는 의견도 있었으나 의료계의 요구를 받아들였다.
의대협은 교육부의 휴학 승인 허용 직후인 지난해 11월 확대전체학생대표자 총회를 열어 올해도 투쟁을 이어가기로 방침을 정했지만, 구체적인 방식은 정하지 않았었다.
2025학년도 대입 정시모집 원서 접수는 지난 3일 마무리됐다. 입시 업계에 따르면 전국 39개 의과대학에 1만519명이 지원한 것으로 집계됐다. 전년보다 약 30% 증가한하면서 6년만에 처음으로 의대 정시 지원자가 1만 명을 넘었다. 의료계의 반발에도 불구하고 수시 미충원 인원이 반영된 정시 모집 일정이 차질없이 진행되면서 2025학년도 의대 정원 조정은 사실상 불가능해진 상황이다.
의대생 단체가 올해도 휴학계 제출 방침을 정하면서 기대했던 3월 복귀도 어려워졌다는 관측이 제기된다.
반대로 2025학번 의대 신입생들은 휴학계를 내고 반정부 투쟁에 동참할 명분이 없다는 지적도 있다. 익명을 요구한 의료계 한 관계자는 "올해 신입생들은 정부가 의대 입학정원을 1500명 가량 대폭 늘린 데 따른 일종의 혜택을 입었다. 휴학할 명분이 없지 않느냐"며 "재학생들도 2년 연속 휴학하는 데에는 부담이 있기 때문에 단일대오가 무너질 것"이라고 지적했다.
대통령 탄핵 이후 정치적 불확실성이 커진 것도 진료 및 의학교육 현장의 혼선을 부추기는 요소다. 정부와의 협상을 이끌 대한의사협회(의협) 차기 회장을 뽑는 보궐서거의 결선 투표에 진출한 김택우 전 의협 비대위원장과 주수호 전 의협 회장 모두 강경파로 분류되는 만큼 올해도 의정 갈등 해소가 쉽지 않을 것이란 전망이 나온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