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단독] 추석날 "응급실 찾아달라" 구급대 요청 77% 급증

2024-09-19

정부가 올해 추석 연휴동안 전공의 집단 사직에 따른 응급실 대란이 없었다고 밝혔지만 소방 현장에서는 혼란이 심각했던 것으로 나타났다. 긴급한 응급 환자 발생해 119 신고가 접수됐어도 소방 당국이 병원을 찾지 못해 도움을 요청한 사례가 작년보다 70% 넘게 급증했다.

19일 서울경제신문이 올해와 지난해 소방청 일일소방활동상황 일지를 분석한 결과 올해 추석 연휴동안 발생한 이송병원선정 건수는 지난해보다 73% 급증했다.

지난해 추석 연휴(9월 28~30일)동안에는 이송병원선정 건수가 148건이었으나 올해(9월 16~18일)는 251건으로 늘었다. 3일 내내 올해 발생한 이송병원선정 건수가 작년 수치를 웃돌았고, 특히 추석 당일의 경우는 77% 높았다.

이송병원선정 건수는 구급상황관리센터가 현장에 출동한 구급대에 이송 병원을 알려준 건수를 말한다. 구급대가 직접 병원을 찾기 어려운 경우 구급상황관리센터에 요청하면 센터는 환자의 중증도를 판단해 중증·응급환자는 권역응급의료센터나 대형병원으로, 경증·비응급환자는 지역 응급의료기관이나 인근 병의원으로 이송할 수 있도록 병원을 선정한다.

지난해와 비교하면 올해 추석연휴 동안 전반적인 활동 건수가 줄었는데도 이송병원선정 건수만 늘었다. 지난해 추석연휴 3일동안 119종합상황실에서 처리한 활동 건수는 3만 2269건이었으나 올해는 2만 5941건으로 크게 줄었다. 전공의 집단 파업으로 의료대란이 장기화되면서 대국민상담·지도가 3만 903건에서 2만 4643건으로, 의료지도는 1147건에서 981건으로 줄어든 것이 작용했다. 정부가 이번 추석을 앞두고 경증 환자는 응급실 대신 가까운 병·의원 방문을 권하고 119 신고 자제를 요청하면서 간단한 상담 요청이 줄어든 것이다.

반면 의료대란 여파로 연휴기간 문을 연 병원을 찾지 못했거나 자발적으로 응급실을 찾기 어려웠던 환자의 경우 어쩔 수 없이 119에 신고를 했지만 신고를 받은 소방 당국도 응급실을 찾지 못해 혼란을 겪었다. 특히 이번 연휴 때는 폭염에 따른 온열질환 환자들까지 속출하면서 병원이나 응급실 수요가 커졌다.

앞서 보건복지부는 이번 추석 연휴 진료에 참여한 의료기간이 작년보다 크게 줄지 않으면서 우려했던 의료대란은 없었다고 밝혔다. 복지부에 따르면 연휴동안 문을 연 의료기관의 수는 하루 평균 9781곳으로 지난해 추석 연휴 기간 5020곳의 95% 수준이었다. 연휴 응급실 내원 환자는 하루 평균 2만 7505명으로 작년 추석(3만9911명), 올해 설(3만6996명)보다 20% 이상 줄었다는 설명이다.

복지부가 발표한 숫자는 직접 병원이나 응급실을 방문한 환자와 119 신고를 통해 들어온 환자를 합한 숫자여서 중증·응급환자가 많은 119 구급대 현장을 제대로 반영지는 못한다. 소방청 관계자는 “구급현장에서 구급대원 응급처치 집중 및 신속한 응급환자 이송을 위해 지난 2월경부터 각 시도 119구급상황관리센터의 인력 보강 등을 통한 병원선정 기능을 강화했다”며 “이후 구급현장에서 119구급상황관리센터를 통한 병원 선정을 적극 활용하여 증가한 것으로 보여진다”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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