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100세까지 사는 사람들의 85%가 여성이라는 통계가 있다. 110세 이상으로 올라가면 이 비율은 90%까지 증가한다. 그렇다면 왜 여성은 남성보다 더 오래 살까? 미국 야후라이프가 과학과 장수 연구를 통해 그 해답을 들여다봤다.
여성은 왜 더 오래 살까?
미국 노바 남동부 골병리 의과대학(Nova Southeastern College of Osteopathic Medicine)의 노인 의학과 교수인 나오시라 판디아(Naushira Pandya) 박사는 “신체적으로 남성이 더 강하지만, 여성이 더 오래 사는 경향이 있다”며, 그 차이는 생물학적 요인뿐만 아니라 사회적·문화적 요인에서도 기인한다고 설명한다.
미국의 경우 여성의 기대수명이 남성보다 약 6년 길다. 산모 사망률과 사회경제적 지위 등의 변수가 있음에도 여성은 전 세계적으로 더 오래 사는 것으로 나타났다.
한 가지 주요 요인은 여성 호르몬 에스트로겐이다. 에스트로겐은 혈관 건강을 보호하고 항산화 효과가 있으며, 장수 관련 유전자를 활성화하는 역할을 한다. 또한 항염증 작용이 있어 노화 과정에서 중요한 역할을 하며, 폐경 이후 에스트로겐 요법이 수명 연장과 관련이 있다는 연구도 있다.
또한 염색체 차이도 장수에 영향을 미친다. 연구에 따르면 여성의 두 번째 X 염색체가 뇌를 보호하는 역할을 할 수 있다고 한다.
진화론적 관점에서 보면, 여성은 손주를 돌보는 과정에서 생식 후에도 생존해야 할 필요가 있었다는 ‘할머니 가설’이 있다. 이는 여성이 손주를 양육함으로써 가족 전체의 생존율을 높이는 데 기여하고, 딸이 더 많은 자녀를 가질 수 있도록 돕는다는 이론이다.
케어 홈케어(CARE Homecare)의 CEO인 모티 갬버드(Moti Gamburd)는 “여성들은 자연스럽게 자녀, 배우자, 부모를 돌보는 역할을 하며, 그 과정에서 자신의 건강을 신경 쓰는 경향이 있다”고 설명한다. 이 때문에 여성들은 남성보다 의사를 자주 방문하고 건강한 생활 습관을 유지하는 경향이 강하다.
여성의 생활 습관도 장수에 영향을 끼친다. 남성은 여성보다 병원을 찾는 것을 꺼리는 경향이 있으며 비교적 흡연, 음주, 위험한 행동을 더 자주 한다. 전 세계적으로 남성의 자살률은 여성보다 4배 이상 높다. 이러한 차이가 여성의 기대수명을 높이는 주요 요인이 될 수 있다.
사회적 관계도 장수에 중요한 역할을 한다. 연구에 따르면, 사회적 연결이 부족하면 하루 15개비의 담배를 피우는 것만큼 건강에 해롭다고 한다.
여성은 남성보다 더 강한 사회적 네트워크를 형성하고, 어려운 일이 있을 때 친구나 가족에게 더 쉽게 도움을 요청하는 경향이 있다. 판디아 박사는 “90세 이상 고령자들은 강한 사회적 네트워크를 유지하고 있으며, 의미 있는 활동을 지속적으로 추구하는 경향이 있다”고 말한다. 또한 신앙심이 깊은 사람들이 더 나은 정신적·신체적 건강을 보이는 경향이 있다는 연구 결과도 있다.
뉴잉글랜드 대학의 교수이자 노인의학 교육 책임자인 마릴린 구글리우치(Marilyn Gugliucci) 교수는 “목적 의식과 회복력이 장수의 중요한 요소”라고 강조하며, 건강한 생활 방식뿐만 아니라 긍정적인 태도도 중요하다고 덧붙였다.
장수를 위한 생활 습관
성별과 나이에 관계없이 장수를 위해 실천할 수 있는 건강한 습관은 다음과 같다:
규칙적인 운동
건강하고 균형 잡힌 식사
충분한 수면
금연 및 절주
건강한 사회적 관계 유지
긍정적인 태도와 목적 의식 갖기
노인의학 전문의 에반 시아를로니(Evan Ciarloni) 박사는 “만성 질환 예방을 위한 포괄적인 계획을 세우는 것이 중요하다”며, 식사, 운동, 수면, 인간 관계, 정신적 건강 관리가 장수의 핵심 요소라고 강조했다. 여성들이 남성보다 오래 사는 것은 생물학적 요인뿐만 아니라 사회적 관계, 건강 관리 습관, 삶에 대한 태도 등 여러 요소가 복합적으로 작용한 결과라고 할 수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