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사회관계망서비스(SNS)를 통해 비현실적인 미의 기준이 확산하면서 섭식장애를 진단받는 젊은 여성이 늘고 있다. 특히 10대 청소년의 극단적인 저체중은 성장기 건강에 큰 문제가 될 수 있어 섭식장애 예방 교육과 사회적 지원이 필요하다는 목소리가 나온다.
최근 국민건강보험공단이 이수진 더불어민주당 의원실에 제공한 ‘섭식장애 진료 현황’에 따르면, 섭식장애를 진단받은 인원은 2020년 9474명에서 2023년 1만3129명으로 약 39% 늘었다. 이중 여성 인원은 2020년 7691명(전체 인원의 81.8%)에서 2023년 1만613명(80.8%)으로 3년 새 38% 늘었다. 같은 기간 19세 이하 여성도 779명에서 1277명으로 63% 급증했다.
공단 관계자는 “섭식장애 위험성은 10대 여자 청소년에게도 해당한다”며 “10대의 경우 다이어트를 하면서 섭식장애가 와도 그것이 질환인지 인식하지 못할 수 있다는 게 큰 문제”라고 말했다.
이와 관련 지난해 10월 백혜련 더불어민주당 의원이 교육부와 질병관리청 등으로부터 받은 자료에 따르면, 여학생은 남학생보다 스스로 살쪘다고 인식하는 경우가 많고 섭식장애를 겪는 비율도 남학생보다 약 13배 많은 것으로 나타났다.
해당 자료에서 2023년 기준 14∼19세 여성 중 섭식장애로 진료받은 인원(849명)은 남성(63명)보다 약 13배 더 많았다. 또 여학생 중에서도 14~16세에 해당하는 중학생의 섭식장애 진료자 증가세가 두드러졌다.
몸무게(㎏)를 키(m)의 제곱으로 나눈 값인 ‘체질량지수’로 학생들의 비만 여부를 확인하면 오히려 고등학생(남학생 16.7%, 여학생 10.5%)과 중학생(남학생 15.5%, 여학생 8.5%) 모두 남학생이 여학생보다 비만율이 높은 것으로 조사됐다.
반면 다이어트를 시도한 비율은 여학생(43.8%)이 남학생(25.6%)보다 높았다. 체질량지수 기준으로 비만이 아닌 학생 중 자신이 살쪘다고 인식한 비율도 여학생(26.1%)이 남학생(17.1%)보다 높았다.
섭식장애를 진단받은 젊은 여성이 증가하는 원인 중 하나는 SNS가 언급된다. SNS에는 마른 체형을 극대화한 ‘뼈말라’ 등의 표현이 유행하고 있다. 이런 유행은 비현실적인 미의 기준을 강조하며 청소년과 젊은 여성에게 부정적인 영향을 끼친다.
한편 우리나라는 섭식장애 예방과 치료를 위한 정부 차원의 정책이나 지원 체계가 아직 마련되지 않았다. 2014년 정부 주도로 ‘섭식장애전국지원센터’를 설립해 섭식장애 환자와 가족이 필요한 도움을 받을 수 있도록 지원하는 일본과 대비된다. 이에 우리나라도 전문 의료기관을 확보하고 실태 조사와 건강보험 보장 확대 등 종합적인 대책 마련이 시급하다는 지적이다.
김동용 기자 dy0728@nongmi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