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통 예술에서 찾아낸 보석 같은 이야기들 [Book]

이야기로 보는 중국기예

이민숙 외 지음

소소의 책

배우의 동작 하나에 깜짝 놀라고 화려한 무대의 감성적 아름다움에 빠져든다. 경극에서 옥기에 이르기까지 중국의 다양한 전통 기예를 새롭게 조명한 책이 출간됐다. 「이야기로 보는 중국기예」는 눈 깜짝할 사이에 얼굴이 바뀌는 변검(變臉)·아슬아슬한 외줄 타기)·역동적인 사자춤)·강을 무대로 펼쳐지는 실경공연 등 공연 예술에서부터 새해 복을 기원하는 연화(年畵)·정교한 전지(剪紙)·직금(織錦)·청화백자·옥기 등 공예 예술까지 중국 기예의 세계를 폭넓게 다룬다.

책은 크게 공연 예술과 공예 예술 두 축으로 구성된다. 공연 예술 파트에서는 중국 전통극의 정수인 경극과 유명 배우 메이란팡의 이야기·순간적으로 얼굴을 바꾸는 변검의 비밀·공중서커스의 역사와 변모·유네스코 인류무형문화유산에 등재된 그림자극 피영희·대륙을 넘어 아시아 각국으로 퍼져 나간 사자춤 등을 소개한다. 또한 장엄한 자연을 무대 삼아 펼쳐지는 실경 공연과 디지털 기술을 결합한 현대 공연까지, 중국 기예가 어떻게 전통과 현대를 잇는지 보여준다.

공예 예술 파트는 삶의 희로애락과 염원을 담은 민속적 예술에 주목한다. 연화에는 부귀와 장수, 행운의 바람이 담겨 있으며 전지에는 고통을 잘라내고 새로운 희망을 이어가는 상징이 숨어 있다. 면소는 단순한 디저트를 넘어 중국 문화의 이야기를 간직한 기예로 소개된다. 직금·청화백자·옥기 공예는 장인의 고된 손끝에서 태어난 예술로, 문화 교류와 혁신의 역사 또한 담아낸다.

이 책의 특징은 화려한 무대 뒤 그리고 정교한 공예품 속에 숨어 있는 ‘사람 이야기’를 발굴한 데 있다. 무명 배우와 예인, 장인들의 노력과 열정, 지역과 민족을 넘어선 교류의 흔적이 기예의 역사를 이끌어왔다. 그 과정은 오늘날 기예가 세계적으로 인정받는 문화유산이 되기까지의 길을 잘 보여준다.

열여섯 명의 중국 문학 연구자가 집필에 참여한 「이야기로 보는 중국기예」는 단순히 ‘재주 부리기’가 아니라 중국 문화와 미학, 공동체의 삶을 이해하는 창을 제공한다. 전통과 현대, 무대와 장인의 손끝을 아우르며 중국 기예의 과거와 미래를 함께 그려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