작년 추석, 1000마리가 집 잃었다…반려동물엔 끔찍한 명절 왜

2024-09-16

반려동물 양육과 동물 복지에 대한 인식이 높아지면서 집을 잃고 떠도는 동물이 점차 줄어들고 있지만, 지난해 추석 연휴에는 유실‧유기된 동물이 무려 ‘1000마리’를 기록했다. 1년 전 추석 연휴보다 440마리 늘어난 수치다.

16일 농림축산검역본부 자료에 따르면 유실‧유기돼 전국 동물보호센터로 들어간 구조 동물은 2019년 한해 13만5791마리에서 지난해 11만3072마리로 17% 감소했다. 그러나 추석 연휴만 놓고 보면 2019년 743마리에서 2020년 785마리로 늘었다가, 2021~2022년 500마리대로 줄어든 뒤 지난해 1000마리로 증가했다.

작년 추석 연휴에 유독 구조 동물이 많았던 이유는 우선 연휴 기간(9월 28일~10월 3일)이 6일로 길었던 영향이 크다. 그러나 하루 평균으로 봐도 2022년 추석 연휴(9월 9일~12일) 140마리에서 지난해 167마리로 증가했다. 동물보호단체 등에선 코로나19 대유행이 사그라들고 연휴에 해외여행 등으로 장기간 집을 떠나는 사람이 늘면서 버려진 동물도 많아진 것으로 추정하고 있다.

과거부터 유실‧유기 동물은 여름 휴가철에 주로 늘어나는 경향이 있었다. 여행지에서 반려동물을 잃어버리거나, 고속도로 휴게소 등에 유기하는 사례가 고질적으로 발생해 오면서다.

농림축산식품부 관계자는 “올 추석 연휴에도 평상시 수준의 유실‧유기 동물 구조 활동을 유지할 수 있도록 비상 연락 체계를 가동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유기 동물 구조 신고는 관할 지방자치단체나 인근 동물보호센터에 할 수 있다.

일부 지자체에서는 동물 유실·유기 예방 차원에서 추석 연휴 기간 반려견을 돌봐주는 ‘반려견 돌봄 쉼터’를 운영한다. 그러나 지자체가 맡을 수 있는 반려견 수가 매우 적다는 한계도 있다. 서울 서대문구는 총 5마리를 선정해 14~18일 돌봄 쉼터를 운영하고 있다. 노원구도 30마리를 선착순 모집해 16~18일 돌봐주는데, 인기가 많아 매년 예비 대기자까지 뽑는다고 한다.

전문가는 반려동물에 대한 보호자의 인식 교육을 강화하고, 장기적으로는 동물 입양과 유기 시 처벌에 대한 제도를 개선해야 한다고 조언한다. 동물권행동 카라의 신주운 정책변화팀장은 “반려동물을 위탁 시설이나 전용 호텔에서 그나마 안전하게 돌봄을 받도록 해야 한다는 인식이 부족한 사람이 아직도 있다”며 “명절에 ‘편하게 놀기 위해’ ‘거추장스럽고 귀찮아서’ 동물을 유기하는 사례가 계속 발생하고 있다”고 지적했다.

앞서 한국은 동물보호법을 개정해 동물 유기에 대한 처벌을 300만원 이하 과태료(행정벌)에서 300만원 이하의 벌금(형벌)으로 강화했다. 신 팀장은 “프랑스의 경우 동물을 유기하면 3년 이하 징역형에 처하거나 수천만원에 달하는 벌금을 부과하고, 독일은 자격시험을 거쳐 동물을 입양한 뒤에도 지자체에서 정기적으로 확인하도록 돼 있다”며 “한국은 동물 유기 행위로 법정에 가도 집행유예를 받는 경우가 많다”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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