새뮤얼 퍼파로 미 인도태평양 사령관은 윤석열 대통령의 12·3 비상계엄 선포 이후 북한군에 특히 조짐이 없다고 밝혔다. 다만 도발 가능성에 대비해 북한 경계 태세를 강화했다고 강조했다. 또한 북한군의 러시아 파병은 북한이 먼저 제안해 러시아가 받아들여 성사됐다고 밝혔다.
7일(현지시간) 워싱턴타임스에 따르면 퍼파로 인도태평양사령관은 이날 캘리포니아주(州) 로널드 레이건 기념도서관에서 열린 ‘레이건 안보 포럼’에서 "아직 북한의 기회주의적 도발 동태는 없었지만, 도발 가능성을 고려해 감시 태세를 강화했다"고 말했다.
퍼파로 사령관은 비상계엄 선포 이후 한국 상황에 대해선 "평화적 시위가 진행 중"이라며 "시민과 군 사이에 불안감이 조성될 우려는 없다"고 전했다. 그는 "안보 관점에서 한국은 안정적이고, 시민과 군의 관계를 보더라도 안정적이라고 확신한다"라며 "결국 순수하게 정치적인 측면에서만 일부 불안정성이 존재하는 것"이라고 전했다.
하와이에서 근무중인 퍼파로 사령관은 지난 4일(현지시간) 새벽 자택에서 비상계엄 선포 사실을 접했다고 밝혔다. 그는 “전화가 울린다”는 아내의 말에 전화를 받았더니 폴 러캐머라 주한미군 사령관이 상황을 전해줬다고 했다. 그는 이번 사태와 관련해 찰스 브라운 미군 합참의장, 자신, 러캐머라 사령관이 김명수 합참의장과 잇따라 소통했다고 밝혔다.
퍼파로 "북한, 먼저 러시아 파병 제안"
이 자리에서 퍼파로 사령관은 북한군의 러시아 파병과 관련해 러시아가 북한에 파병을 먼저 요청하지 않았다고 했다. 반대로 북한이 먼저 파병을 제안했고, 러시아가 이를 받아들였다고 그는 설명했다.
또한 퍼파로 사령관은 북한이 파병의 대가로 러시아의 탄도미사일 대기권 재진입 기술과 잠수함 관련 기술을 원한다고 말했다. 또한 북한이 러시아로부터 미그(MiG)-29s와 수호이(Su)-27s 전투기를 지원받기 위해 협상하고 있으며 일부 합의가 이뤄졌다고 전했다.
앞서 지난달 19일(현지시각)에도 퍼파로 사령관은 워싱턴 DC에 있는 싱크탱크 브루킹스연구소 대담에서 북한이 러시아에 무기와 군대를 제공한 대가로 잠수함과 발사 추진 기술을 받을 것이라고 전망했다. 그는 "북한이 러시아에 1만2000명 이상의 병력을 지원한 대가로 잠수함 기술과 미사일 추진체 기술을 받으려고 한다"고 말했다.
대담에서 그는 북한이 지난 10월 31일 시험 발사한 ICBM의 최고 고도가 7000㎞를 넘은 점을 거론하며 “미국 본토 전역을 사정권에 둘 수 있는 역량을 예고하고 있다”고 말했다. 다만 북한이 대기권 재진입 기술을 확보했느냐는 질문에는 “아직 아니다. 우리는 아직 그런 역량을 보지 못했지만, 북한이 그것을 위해 계속 시험하는 것을 보고 있다”고 답했다. 북한이 ICBM으로 미 본토를 위협하려면 충분한 사정거리뿐만 아니라 탄두의 대기권 재진입이 가능해야 하는데 아직 이 기술은 확보하지 못했다는 뜻이다.
EU 위원 "러 맞서 방위비 10배 증액" 제안
한편 유럽연합(EU)에서 EU의 향후 7년간 방위비를 현재의 10배 수준으로 증액하자는 제안이 나왔다고 미 정치매체 폴리티코가 8일 보도했다. 매체에 따르면 EU의 첫 국방·우주 담당 집행위원인 안드리우스 쿠빌리우스는 폴리티코에 EU의 향후 7년 예산에서 방위비로 약 1000억 유로(약 151조원)를 배정하자고 제안했다.
쿠빌리우스 위원은 "러시아의 잠재적 침략에 대비해야 한다"면서 "만일 우크라이나에서 우리가 실패하면 러시아가 EU 회원국을 침략할 가능성이 높아질 것"이라고 주장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