열 살 스타트업얼라이언스, 존재의 의미를 위한 고민

2024-07-04

국내 대표적인 스타트업 생태계 지원 단체 ‘스타트업얼라이언스(이하 스얼)’가 새 수장을 맞았다. 강원창조경제혁신센터장을 역임한 이기대 센터장(=사진)이다. 창업자 출신으로, 스얼의 초창기 살림을 맡았던 인물이다. 스얼로 돌아온 그에게, 10살 스얼이 앞으로 어떻게 존재감을 갖고 커갈지 그 방향을 잡는 중요한 역할이 주어졌다.

이기대 스타트업얼라이언스 신임 센터장은 4일 열린 자신의 취임식에서 “스타트업이 망하는 첫 번째 원인은 시장이 원하지 않아서”라며 “스타트업얼라이언스도 존속을 위해서 이해관계자(stakeholder)가 원하는 것을 찾아 돕는 방식으로 외연확대를 고민해야 한다”고 말했다.

스얼은 여러 스타트업 지원 단체 중에서도 벤처투자사나 기성 기업, 공공기관 등 창업을 돕는 이들을 규합하는 역할을 한다. 2014년, 네이버의 재정지원을 받으면서 문을 열었다. 주로 창업 생태계를 지원하는 이들의 네트워킹을 만들어내는 데 집중했다. 올 6월 기준, 스얼이 개최한 행사는 총 527개로 2074명의 연사가 3만891명의 스타트업 관계자들과 만났다.

그러나 지금, 스얼은 변화를 해야 하는 상황에 직면했다. 지난 10년 간 스타트업 생태계가 양과 질 모든 측면에서 성장하면서, 지원 단체에 요구하는 것도 변했다. 창업자도 투자자도, 네트워킹을 넘어 보다 큰 성장을 위한 유기적 연결을 원한다.

따라서 스얼과 같은 지원 단체가 존속하려면 두 가지 측면에서 이해관계자의 질문에 답을 할 수 있어야 한다. 첫번째는 “저 단체가 존재해서 나에게 어떤 이익을 주느냐”다. 이 고민에 대해 이기대 신임 센터장은 “스타트업 생태계의 허브 역할과 정책 자료 제공, 임직원 역량 강화, 지역 스타트업 생태계 지원이라는 과제를 풀어나가기 위한 새로운 프로젝트들을 시도하겠다”고 말했다.

어떻게 가능할까? 우선시 하는 것은 스타트업과 대기업, 스타트업과 글로벌을 잇는 가교 역할이다. 대기업과 글로벌 VC들이 국내 스타트업과 원활히 협업할 수 있도록 이들에 대한 지원을 강화한다.

협업은 기존의 기업에게도 중요한 부분이다. 지금은 그 어떤 기업이라도 스타트업으로부터 인재나 사업 아이디어, 제품화 등을 수혈받지 못하면 신사업을 통한 지속 성장을 해내기 어렵기 때문이라는 것이 이 센터장이 강조하는 부분이다. 이를 위해 스얼은 국내 대기업의 CVC를 중심으로 하는 ‘기업 벤처링 생태계 네트워크’ 등을 만들어 시범운영에 들어가기도 했다.

이 센터장은 “스타트업이 제대로 성장하려면 인프라 역할을 하는 대기업이나 지원기관, 투자사와 연계가 잘 되어야 한다”면서 “그런 의미에서 스얼의 외연확장 첫번째 타깃은 대기업”이라고 말했다. 아울러 “대기업 중에서도 스타트업과 협업을 스스로 잘하는 곳은 글로벌로의 확장을 도울 수 있고, 그런 경험이 적은 중견기업에는 스타트업과 협업하는 방법을 처음부터 (교육하고) 지원할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두번째는, “저 단체에 내가 왜 돈을 내야 하느냐”다. 다른 말로 재정적 독립인데, 이 역시 스얼에 닥친 문제다. 그간 스얼은 네이버의 예산 지원을 바탕으로 사업을 키워왔다. 그러나 열돌이 된 스얼은 이제 스스로 돈을 벌어 센터를 육성해야 한다는 숙제를 안았다. 장기적 사업 계획이 필요한 시점에서 회원사 기반 확대를 통한 재정 확보를 어떻게 할 것이냐는 이 센터장이 풀어야 할 문제다.

이 센터장은 “특정 기관, 특정 후원사에 의존하는 형태보다는 수익구조의 외연확대를 고민해야 할 시점”이라면서 “스얼도 스타트업처럼 제품-시장 적합성 측면을 고려, 시장이 좋아할만한 서비스를 제공해 네이버와 기업, 투자사, 공공기간 등 이해관계자에게 가치를 인정받겠다”고 말했다.

글. 바이라인네트워크

<남혜현 기자> smilla@byline.network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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