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금 도둑질만큼 이해 쉽고 국민 공분 일으키는 죄 없어
식사-제사 법카로, 관용차 자가용으로 쓴 ‘탐관오리’
“이런 더러운 범죄자가 당 대표에 대선 후보라니….”
대선 못 나오는 건 물론 평생 얼굴을 못 들고 다닐 수도
“‘유죄’ 정해놓고 끼워 맞추는 검찰 수사, 진실은 반드시 드러날 것이다. 검찰이 창작을 하고 있다. 이건 수사가 아니라 사냥이다.”
이재명은 2년 전 꼭 이맘때 대장동 검찰 수사와 관련해 이렇게 호기롭게 외쳤다. 김대중이 울고 갈 역공이고 선동이다.
그의 이 수법은 그가 받는 대부분 혐의에 꽤 잘 통해 왔다. 왜? 사건이 어렵고 복잡하기 때문이다.
대장동, 백현동, 대북 송금 등이 그런 종류들이다. ‘배임’(背任, 공무원-회사원이 자기의 이익을 위하여 국가나 회사에 재산상의 손해를 주는 행위)이란 용어는 일반 국민에게는 피부에 와닿는 범죄가 아니다.
거짓말(허위사실 유포)도 비슷하다. 선거에 이기려고 하다 보면 그럴 수도 있다는 정상 참작(?), 동정 심리까지도 유발한다. 게다가 이재명은 또 거짓말을 밥 먹듯이 하는, 내놓은 사람이 아니던가?
이번 공직선거법 위반 1심 선고에서 징역 1년 형을 내린 부장판사 한성진의 예상 밖 양형에 놀라는 것도 그런 보통 사람들의 심리적 배경 탓이 크다. 그러나 이 판결 하나로 이재명은 사실상 정계를 떠나게 됐다.
조희대 사법부는 선거범 선고의 6-3-3원칙을 지키려는, 재판 지연 개선 의지를 여러 차례 천명해 왔다. 기소 후 6개월 내 1심, 각각 3개월 내 2심과 3심을 마무리해야 한다는 건 법(공직선거법 강행 규정)이다.
김명수 사법부는 이 법을 판사들이 어기도록 방조했다. 이재명 변호인들이(이들은 그 공로로 이재명의 ‘비명횡사 친명횡재’ 공천받아 대거 금배지들을 달았다) 증인들을 무더기 신청하고, 온갖 핑계를 대며 재판 연기를 요구해 재판 기간을 엿가락처럼 늘려 왔다.
자기 특급 부하인 김문기를 모르고 박근혜 정부가 협박해서 업자에게 특혜를 줬다는 거짓말 사건 1심이 6개월의 거의 4배인 2년 2개월이 걸렸다. 나머지 복잡한 사건들은 더 길어져 이재명이 다음 대선에 나오는 데 아무 지장이 없을 것으로, 모두가 인정하고 포기한 상태였다.
한성진의 중형 선고는 그 ‘당선 무효+선거 보전금 434억원 반납’ 형에만 의미가 있지 않고, 6-3-3 규정 실천 첫 단계가 시작됐다는 충격파가 더 크다. ‘이재명 차기 대선 출마 기정사실화’가 ‘이재명 차기 대선 출마 불가 기정사실화’로 바뀌어 버린 것이다.
징역 1년 형이 2심에서 무죄나 벌금 99만원 이하로 내려갈 가능성은 제로에 가깝다. 뻔한 거짓말을 가지고 그런 뒤집기 판결한다면 재판이 아니다. 판사가 사법이 아니고 정치를 한 결과가 된다.
그래서 이재명은 끝났다고들 말하는 것이다. 대통령 하야나 사법부 쿠데타 같은 대변고가 일어나지 않는 한 내년 여름에 형이 확정돼 피선거권을 5년 박탈 당하는 신분으로 변한다. 당 대표도 국회의원직도 유지할 수 없다.
이재명의 민주당은 잠시 윤석열 끌어내리기에 혈안이 되겠지만, 작금의 장외 집회 규모에서 보듯 동력, 화력이 없다. 일반 국민의 호응이 약하기 때문이다.
김건희 처신에 대한 극도의 비호감과 윤석열 태도에 대한 거센 비판 감정이 탄핵으로 연결되는 건 현재로서는 불가능하다. 국정 농단이라 할 구체적인 범법 사실이 없지 않은가?
대통령의 공천 개입은 그것이 의견 제시 수준이 아니고 설사 개입이라 하더라도 일반 국민에게는 상식으로 통한다. 법에 ‘정치적 중립 의무’가 있을 뿐이다. 이 법 위반으로 대통령이 물러나야 한다면, 윤석열의 사단장 발언처럼 “대통령 할 사람이 없을 것”이다.
이재명의 민주당은 그러므로 주군의 사법 리스크 현실화를 받아들여 이재명 이후를 준비하는 게 현명하다. 그는 곧 더한 중형이 선고될 수 있는 위증교사 1심을 앞둔 마당에 법카(법인카드) 1억여원 유용이라는 핵폭탄을 맞고 있다.
재판 지연만 없다면 사실은 이 국민 세금 도둑질이 이재명을 확실히 잡을 사법 리스크 중의 리스크다. 돈 문제, 혈세 문제라 그렇다. 이해가 너무나 쉽고, “이런 더러운 범죄자가 당 대표고 대선 후보라니….”라는 공분을 일으키게 되는 사안이다.
검찰 기소장에 따르면 이재명 부부는 자기들 초밥, 샌드위치 식사는 물론 과일도 경기도 예산으로 먹었다. 한 달 평균 121만원 어치라나? 상 차릴 것들을 법카로 사서 제사를 지냈다. 도청 제네시스 관용차는 아예 집 근처 공공 기관에 주차해 놓고 자가용으로 썼다.
기름값, 세차비, 주차비도 도청에서 내도록 했다. 이것뿐인가? 그런 사적 용도 공금 횡령을 하려면 사람이 동원되어야 한다. 국민 세금으로 월급 받는 최소 3명의 직원이 이재명 부부 집사로 쓰였다.
검찰이 기소한 1억 653만원은 경기도지사 재임 기간인 2018~2021년에 국한돼 있고, 증인과 증거가 확보된 것들만 집계한 액수다. 성남시장 때 “해 먹은” 것도 있을 수밖에 없으며 아직 밝혀내지 못한 건수들이 부지기수일 것이다.
그런데도 민주당 수석대변인이란 사람은 경찰이 무혐의로 불송치한 사실을 들먹이며 ‘해도 해도 너무한’ 검찰의 야당 탄압 수사라고 비명을 질렀다.
“이미 경찰 수사에서 이 대표에게 혐의가 없다는 사실이 밝혀졌음에도, 검찰은 억지 춘향식 논리를 뻔뻔하게 들이밀었다. 검찰의 기소권은 야당을 옥죄기 위한 수단인가?” (조승래)
경찰이 왜 이런 걸 무혐의라 결론짓고 검찰의 재수사 요청에도 불응, 검찰이 직접 수사를 하게 됐는지는 별도 조사가 이뤄져야만 한다.
검찰 수사가 들이닥칠 때마다 야당 탄압이라고 절규했던 김영삼, 김대중은 적어도 이런 세금 도둑질은 하지 않았다. 도지사의 법카 사적 사용은 ‘탐관오리’의 전형이다. 업무상 배임은 이 사건의 경우 추악한 세금 도둑질을 포장하는 이상한 법률 용어다.
향후 재판에서 검찰 기소가 사실로 확정될 경우, 이재명은 거짓말로 정치 생명이 끝나는 데 그치지 않고 도둑질로 세상에 얼굴을 못 들게 될 것이다.
글/ 정기수 자유기고가(ksjung7245@naver.com)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