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야, 어이, 거기 대신 이름을 불러 주세요" 이주노동자 이름 불러주기 릴레이 캠페인

2025-08-19

[울산저널]이종호 기자= "야! 어이! 거기! 임마! 미얀마!" 이주노동자가 일하는 사업장에서 이름 대신 흔히 불렸던 호칭들이다. 국적이나 외모가 아닌, 이름을 가진 동료로 존중하자는 '이주노동자 이름 불러주기 릴레이 캠페인'이 주목받고 있다.

울산북구비정규직노동자지원센터는 지난달 22일 매곡산업단지에 있는 (주)금화테크를 시작으로 23일 (주)하남중공업, 8월 19일 (주)대성테크에서 이주노동자 이름 불러주기 캠페인을 진행했다. 이주노동자의 이름을 부름으로써 한 사람의 인격체로서 존중하자는 취지다. 26일 덕일기업, 28일 대영테크에서도 릴레이 캠페인이 이어진다.

울산에 거주하는 이주민은 2만8000여 명. 대부분 자동차, 조선, 건설과 플랜트 현장, 농어촌에서 어렵고(Difficult), 더럽고(Dirty), 위험한(Dangerous) 일을 도맡아 하고 있다.

북구비정규직지원센터는 "이주노동자에게 주어지는 일상적인 차별과 사회적 배제는 공동체 일원이 아닌 영원한 이방인으로 인식하게 만들고 사회적 낙인이 된다"며 "'Your Name, My Respect(당신의 이름, 나의 존중)’이라는 주제로 진행되는 이번 캠페인은 이주노동자를 국적이나 외모가 아닌 이름을 가진 동료로 존중하자는 메시지를 담고 있다"고 전했다.

또 "이름을 부르는 일은 단순한 호칭을 넘어, 신뢰와 소통의 시작이며 산업현장 안전문화와 중대재해 예방에도 긍정적인 역할을 할 수 있다"고 덧붙였다.

이주노동자 이름 불러주기 캠페인은 건강사회를위한약사회 울산지부가 후원하고 울산이주민센터, 울산근로자건강센터, 일반산단.농공단지협의회가 협력하고 있다. 캠페인에 참여하는 사업장에는 식염 포도당과 쿨타올 등 폭염 대응 물품을 전달한다.

캠페인에 함께했던 이주노동자 디하수 씨는 "일하는 현장에서 '저기요' 이렇게 불리면 싫었다"며 "이름을 불러주니까 좋은 친구, 좋은 동료처럼 느껴져서 좋았다"고 말했다.

디하수 씨가 일하는 (주)금화테크의 전준봉 대표이사는 "부르기 민망할 정도로 욕설이 나오는 경우도 있다"면서 "이름을 불러줘서 직원들이 존재감을 느끼고 이름을 같이 부르다 보면 서로 동료애가 생기기 때문에 캠페인에 참여했다"고 했다.

고정은 북구비정규직지원센터 안전보건실장은 "존중은 이름을 부르는 것에서 시작된다는 생각에 출발하게 됐다"며 "차별 없는 안전한 일터, 지역사회 안에서 서로를 존중하면서 함께 사는 문화가 형성되길 기대한다"고 말했다.

김영훈 고용노동부 장관은 지난 8일 "이주노동자는 단순 노동력이 아닌, 지역사회의 소중한 이웃"이라며 "고용허가제 도입 21년을 맞아 노동부와 법무부로 나뉜 이주노동.이민 정책 통합을 검토하는 한편 이주노동자 조끼에 한국어와 모국어가 함께 적힌 명찰 부착 캠페인을 추진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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