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전 수요 절벽에도 구독은 활황…삼성·LG ‘조 단위’ 사업으로

2025-05-04

삼성전자(005930)와 LG전자(066570) 등 국내 주요 가전 업체들이 구독 서비스를 앞세워 가전시장 침체 극복에 나섰다. 글로벌 가전 수요는 정체된 상황이지만 구독 사업의 경우 사업 시작 1년 만에 매출이 조 단위에 육박하는 등 고속 성장을 이뤄가고 있다.

5일 업계에 따르면 LG전자는 올해 1분기 가전 구독 사업에서 매출 5600억 원을 기록했다. 이는 전년 동기(4100억 원)와 비교하면 36% 증가한 수치다. 이러한 추세가 지속된다면 연내 매출은 2조 원을 돌파할 것으로 전망된다.

앞서 LG전자는 2009년 정수기 렌털 사업을 시작으로 2022년 대형 가전까지 영역을 넓혀 본격적인 구독 서비스를 시작했다. 사업 시작 1년 만인 2023년 연간 매출 1조 원을 처음으로 넘겼고 지난해도 1조 6000억 원대 매출을 거두며 큰 성장폭을 유지했다. 지난해 기준으로 LG전자 구독 사업 매출은 지난해 국내 가전 매출의 27%까지로 올라섰다.

최근에는 해외 시장도 적극적으로 공략 중이다. LG전자는 기존의 태국, 말레이시아, 대만에서 인도와 싱가포르, 홍콩 등으로 서비스 영역을 넓혀갈 계획이다. 제품군도 전자칠판 등 기업 간 거래(B2B) 영역까지 확장하고 있다. LG전자는 최근 2030년까지 구독 사업에서 연 매출 6조 원을 거두겠다고 제시하기도 했다.

삼성전자도 지난해 연말 TV, 가전을 시작으로 인공지능(AI) 가전 구독 서비스를 출시했다. 대상 가전은 TV·냉장고·세탁기·청소기 등이며 이 중 90% 이상 AI 기술이 적용된 제품으로 구독 영역을 설정한 것이 특징이다. 올해 들어서는 스마트폰, 태블릿 등 모바일 제품으로도 구독 사업을 빠르게 확대하고 있다. 삼성전자는 구독 사업을 시작한 직후 올해 2월까지 2000억 원 이상의 매출을 거뒀고 연 매출은 1조 원 달성이 전망된다.

구독 사업 비중도 상승했다. 제품을 구매할 때 구독을 이용하는 비중은 지난해 12월 20%대에서 올해 2월에는 50%로 두 배 넘게 커졌다. 구독 사업의 효과로 이 기간 삼성전자 네오 QLED와 OLED TV의 판매량이 전년 동기 대비 10%이상 상승하기도 했다.

가전 제조사가 아닌 가전 양판점도 최근 구독 사업에 뛰어들었다. 롯데하이마트는 지난 1일 하이마트 구독 서비스를 출시했다. 구독 브랜드부터 상품 라인업, 가격대까지 선택의 폭을 확대한 것이 특징이다. 일례로 기존에는 구독 서비스가 없었던 로보락 로봇청소기, 샤크 무선청소기, 다이슨 공기청정기, 애플 아이패드, 맥북 등이 대상에 포함됐다.

가전 구독의 핵심은 소액의 월 구독료를 지불하도록 상품을 설계해 고가의 가전 제품에 대한 초기 비용부담을 완화해준다는 것이다. 최근 가전 수요의 정체기가 글로벌 경기침체에 따른 것인 만큼 소비자의 초기 비용부담을 대폭 낮춰 수요를 창출하는 셈이다. 구독 기간 정기적인 제품 관리 서비스를 받을 수 있는 것도 장점이다. 회사로서는 제품 판매 수익 외에도 케어 서비스 등으로 부가적인 매출을 올릴 수 있다. KT경제경영연구소에 따르면 2020년 40조 원이었던 국내 가전 구독 시장 규모는 내년 100조 원까지 성장할 것으로 예상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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