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눈이 안 떠지던데요. 힘들었어요.”
SSG 고명준(23)의 데뷔 첫 3루타 소감이다. 고명준이 20일 잠실 두산전에서 3루타 포함 5타수 2안타 2타점 맹활약으로 5-3 팀 승리를 이끌었다. SSG는 3연승을 달렸다.
고명준은 3회 무사 1·2루 기회에서 상대 선발 잭 로그의 2구째 빠른공을 밀어쳐 우중간을 갈랐다. 고명준은 지체없이 2루를 돌아 3루까지 달렸다. 결과는 여유 있는 세이프. 프로 통산 154경기, 153타석 만에 기록한 첫 3루타였다.
SSG는 고명준의 2타점 3루타로 점수차를 벌렸다. 4회와 5회 실점 하며 4-3까지 쫓겼지만, 8회 추가점으로 여유를 찾았다. 마무리 조병현이 9회말을 무실점으로 막아내며 팀 승리를 지켰다.
고명준은 경기 후 취재진과 만나 “(우중간으로) 공이 빠지는 걸 보고 처음부터 3루까지 갈 생각으로 이 악물고 뛰었다”고 말했다. 생각 이상으로 발이 빠른 것 같다는 말에 고명준은 “더그아웃 들어오니까 다들 생각보다 빠르다고 하더라. 그런데 저는 원래부터 빠르다고 생각했다”고 웃었다. 팀내 또래 야수 중 본인보다 발이 더 느린 선수를 꼽아달라는 말에는 동갑내기 포수 조형우(23)를 지목했다. 고명준은 “형우는 야수 통틀어서 제일 느린 것 같다. 그런데 다들 저랑 형우랑 비슷하다고 생각한다. 형우보다는 제가 확실히 더 빠르다”고 했다.
고명준은 지난 18일 한화전에 이어 2경기 연속 멀티히트를 쳤다. 그전까지는 7경기 연속 무안타로 어려움을 겪었다. 고명준은 “최근에 좀 안 좋았는데, 저번 경기부터 조금씩 잡히는 것 같다. 스스로 자신감이 조금씩 생기는 것 같다”고 말했다.
이숭용 SSG 감독부터 강병식 타격코치까지 고명준의 타격감을 살리기 위해 애를 많이 썼다. 이 감독은 직접 토스 볼을 올려줬다. 강 코치는 고명준의 스윙이 좋았던 스프링캠프 때 영상을 돌려보며 함께 문제를 분석했다.
고명준은 “저도 몰랐는데 캠프 때는 스탠스가 좁았는데, 지금은 좀 많이 넓어져 있더라. 강 코치님이 좀 줄여보자고 했는데, 줄이고 나서부터 조금씩 좋아지는 것 같다”고 말했다.
고명준은 이어 “제가 한참 안되고 있을 때도 감독님이 계속 내보내 주셨다. 최근 들어 스윙까지 작아지니까 감독님이 ‘헛스윙 삼진을 당하더라도 풀스윙 하는 걸 보고 싶다’고 하셨다. 그래서 더 자신감을 가지고 스윙하려고 했다”고 말했다.
고명준은 시즌 개막 전부터 SSG 야수진 ‘리모델링’의 핵심 자원으로 꼽혔다. 정준재(22)와 더불어 이 감독이 가장 많이 언급한 선수이기도 했다. 그만큼 팬들의 시선도 둘에게 많이 모였다. 고명준은 “그런데서 오는 부담감은 사실 없다. 감독님이 저희 잘 되기를 바라시는 만큼 저희가 잘해야 한다고 생각한다. (정)준재하고도 누구 한 명이 안되고 있을 때 서로 격려 하면서 왔다. 둘 다 안좋을 때도 더 처지면 안되니까 서로 더 괜찮다는 말을 해줬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