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신아 카카오 대표가 경영진의 모럴해저드(도덕적 해이) 문제를 정책적으로 지속 보완해 나가겠다고 강조했다.
정신아 카카오 대표는 26일 제주 스페이스 닷원(카카오 본사)에서 열린 정기 주주총회에서 경영진들의 도덕적해이 문제에 대한 대응 방안을 묻는 주주 질문에 "경영진들의 인적 쇄신에 대해 준법과신뢰위원회에 권고안을 받아 임원 윤리 헌장을 만드는 등 다양한 노력 중"이라며 "과거에 미흡한 점이 있었지만, 지난해 책임 경영과 윤리의식을 강화하겠다는 목표로 임해 왔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임원들의 도덕적 해이와 윤리 문제와 관련해서는 시스템적으로 강화하는 방향으로 나갈 예정"이라고 덧붙였다.

관련해 이영훈 카카오 그룹 인사성과리더는 "지난해부터 임원 체계 자체를 고도화하는 작업을 진행해 왔다"며 "공개된 사안은 아니지만, 물의를 일으킨 임원에 대해서는 성과급을 제한한다든지 임원의 행동에 대해 책임을 묻는 내용이 담겼다"고 설명했다.
이어 "임원 이후 고문과 자문 역할을 수행하는 경우에도 과거 물의를 일으켰던 것이 뒤늦게 발견되더라도 소급해서 페널티를 가하는 식으로 검토 중"이라고 덧붙였다.
특히 임원을 선임하는 과정부터 면밀히 살펴 진행한다. 그는 "신규 임원을 영입할 때 레퍼런스 체크 등 강화해 리스크를 줄이고 있고 사내이사 후보 추천 규정에 관련한 내용을 포함 시킬지에 대해서도 검토할 여지가 있다고 본다"고 말했다.
계열사 대표 선임과 관련해 정 대표는 "기본적으로 앞서 말한 임원 정책과 비슷하지만 계열사 대표의 경우 사람에게 포커스가 맞춰져 있다기보다는 회사의 방향성이라는 것을 더 고려해야 하는 사안"이라며 "구체적인 대상에 대한 언급은 예민한 문제라 답하기 어렵다"고 했다.
이날 주총에서는 주총 소집지 변경의 건도 통과됐다. 이로써 제주도 본사로 국한된 주총 소집지는 경기도 성남시 부근까지 확대됐다.
회사가 지난해 첨단과학기술단지 내 미개발 부지 3만7059.2㎡를 제주국제자유도시개발센터(JDC)에 넘긴 터라, 주총장에서는 제주 지역 사업 축소를 우려하는 목소리도 나왔다. 조한상 카카오 공간 성과 리더는 "JDC 측이 카카오가 보유한 부지 중 일부 다른 수요가 있다고 요청해 내부적으로 검토한 결과 전체 개발 사업에 영향을 주지 않는다고 판단해 부지 일부를 반납한 것"이라고 말했다.
주총 소집지 변경과 관련해 신종환 재무성과리더(CFO)는 "작년부터 주주들의 주요 피드백 중에 주주 접근성이 너무 제한된다는 의견이 있었다"라며 "반영해서 선택지를 늘려 놓은 것"이라고 설명했다. 이어 "구체적인 장소는 미정"이라고 말을 아꼈다.
최근 포털 다음 사업 부문이 포함된 콘텐츠 사내독립기업(CI)의 분사와 관련해 정 대표는 "기업이 성장하기 위해선 구조가 마련돼야 하는데, 현재로서는 카카오 내부에 있을 때 구조적으로 성장하기 어렵다고 판단했다"며 "독립 경영 구조와 자율적인 실험이 가능한 구조로 만들어야 한다고 봤다"고 강조했다.
매각 가능성에 대해 정 대표는 "현재 매각은 검토하고 있지 않다"고 일축했다. 또 구조조정과 고용불안에 대해서도 그는 "구조조정을 위한 방향성은 아니며, 직원들의 의향을 100% 반영해 인사 조치할 것"이라고 힘줘 말했다.
카카오는 이날 주총을 통해 ▲연결재무제표 및 별도재무제표 승인의 건 ▲정관 일부 변경의 건 ▲이사 선임의 건(최세정·박새롬 사외이사, 신종환 사내이사) ▲감사위원회 위원이 되는 사외이사 선임의 건(김선욱 이사) ▲감사위원회 위원 선임의 건(차경진 이사) ▲이사 보수한도 승인의 건(60억원) ▲자기주식 소각의 건 등 7개 의안을 모두 원안대로 승인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