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이주형(24·키움)이 롤러코스터 같은 한 해를 보내고 있다. 부상과 부진을 거듭하다가 시즌 막바지 다시 존재감을 드러냈다.
이주형은 지난 15일 한화와의 경기에서 5회 대타로 출전했다. 그는 교체 투입되자마자 엄상백을 상대로 2타점 2루타를 뽑아냈다. 7회에는 박상원의 포크볼을 공략해 적시 2루타로 1점을 추가했다. 그는 2타수 2안타 3타점을 기록하며 대타로서 만점 활약을 펼쳤다.
이주형은 이번 시즌 118경기에 출전해 타율 0.242, 10홈런 15도루를 기록 중이다. 데뷔 후 처음으로 10홈런-10도루를 달성했다. 그러나 전반적인 타격 지표는 총 115경기에 출전한 지난해보다 떨어졌다. 득점(48점)은 지난해(82점)의 절반 수준이다. 타점(43점)도 지난 시즌(60점)보다 줄었다.
이주형은 지난 시즌 팀의 리드오프로 뛰었다. 햄스트링 부상으로 시즌 초반 결장했지만 이후 장타력을 앞세워 타선의 핵심으로 자리잡았다.
그러나 올해는 부침이 심했다. 3월 타율 0.375로 시즌 시작이 좋았으나 4월 타격감이 크게 떨어졌다. 타격 밸런스가 무너진 데다가 성적에 대한 부담감까지 겹치며 부진이 이어졌다. 결국 4월 말 2군에 내려가 12일간 재정비 시간을 가졌다. 그러나 복귀 직후 발목을 다쳐 한동안 회복에 전념해야 했다.
이주형이 시행착오를 거듭하는 동안 키움 타선은 새로운 얼굴들로 채워졌다. 신인 어준서가 타격에 재능을 드러내며 라인업 한 자리를 차지했다. 지난해 기회를 많이 받지 못한 주성원과 박주홍도 1군에 차츰 자리를 잡아가는 중이다.

설종진 키움 감독대행은 “이주형은 타석에서 생각이 많은 것 같다. 안 맞으면 안 맞는 대로 복잡한 생각을 많이 한다”라며 “대화하면서 ‘편하게 네가 하고 싶은 대로 해라’라고 이야기했다”라고 말했다. 이주형이 시즌 초반 2군에 내려갔을 때 2군 감독이었던 설 대행은 “타격 기술이 좋은 선수다”라며 “차분해진다면 훌륭한 선수가 될 거라고 믿는다”라고 말했다.
이주형은 9월 들어 3경기를 벤치에서 지켜본 끝에 기회를 받았다. 대타로 들어가 장타 2개를 때려내며 반등 가능성을 보여줬다.
가을야구 진출에 조기 탈락한 키움은 곧 시즌을 마무리한다. 이제부터 펼쳐지는 키움의 경기는 다음 시즌을 바라보는 주전 경쟁의 장이기도 하다. 키움의 남은 9경기는 다음 시즌 이주형의 입지를 결정하는 중요한 가늠자가 될 수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