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조세금융신문=고승주 기자) 조세심판원은 세대원이 가정불화로 별거한 기간은 부득이한 일시 퇴거로 보아 거주기간에 포함해 장기보유특별공제(이하 장특공제)를 산정해야 한다는 행정결정을 내렸다(조심 2024서2733, 2025.04.08.).
청구인 B와 청구인 A는 부부관계로 강남 아파트에서 세입자로 살다가 같은 단지에서 매물이 나오자 2006년 11월 1일 해당 아파트를 취득, 지분 2분의 1씩 공동보유했다. 그리고 이 아파트를 2023년 8월 3일 팔면서 장특공제를 신청했다.
쟁점은 ‘배우자 B와 그 자녀 C’가 A와 별거 기간이 6년 4개월이나 된다는 것이다.
이 강남 아파트의 세대원은 B와 A, 그리고 자녀 C였는데, 강남아파트를 샀을 때부터 불화를 안고 샀다.
A는 배우자 B 의견을 무시하고 무리하게 강남 아파트를 사자, B는 A 모르게 퇴사하고, 강남 아파트에서 나온 전세보증금을 바탕으로 회사를 설립, 사업을 개시했다.
그것도 모자라 해당 강남 아파트를 담보로 은행에서 여러 번 사업자금을 빌려 썼다.
A와 B 간 이자 갚는 문제로 불화가 심해지고, A가 정신과 치료를 받는 상황에까지 몰리자 결국 B는 자녀 C와 함께 A와 별거하기로 했다.
A는 2014년 6월 17일부터 자신이 구매결정한 강남 아파트에서 살았고, B와 자녀 C는 강남 아파트와 같은 단지의 아파트에서 2014년 11월 17일에 전입해 살았다.
B가 사업으로 진 빚을 다 갚고, 사업이 안정되자 2020년 11월 11일 부부는 다시 강남 아파트에서 함께 살기로 했다.
이후 A는 합가한 지 2년 9개월 후인 2023년 8월 3일 강남 아파트를 팔면서 장특공제를 신청했다.
그런데 강남세무서에선 A가 신청한 장특공제 기간은 9년 1개월인데, 세대원 중 B와 자녀 C씨가 별거하며 산 기간이 무려 6년 4개월이나 된다며, 별거 기간은 빼고 장특공제를 적용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A는 B의 사업자금 대출문제 등 가정불화로 인해 정신과 치료까지 받았다며, 가정불화로 인해 별거한 것이 부득이한 사유이니 거주기간에 포함해야 한다고 반박했다.
강남세무서는 ▲임시 경매나 근저당이력, 정신과 진료 이력, B와 A간 카카오톡 메시지 등을 제시하고 있으나, 이는 가정불화에 대한 객관적인 증빙이라고 할 수 없고 ▲가정불화로 일시적으로 이전한 경우 장특공제 거주기간으로 인정할 수는 있으나, 그러려면 시‧군 단위로 떨어져 살아야 인정되는데, B와 A는 같은 아파트 단지에서 살았다며 B와 A의 별거 기간은 장특공제 거주기간에 포함하면 안 된다고 재반박했다.
강남세무서가 주장한 시‧군 단위로 떨어져 살아야 한다는 이야기는 소득세법 시행규칙 제71조 제3항에서의 내용이다. 해당 조문은 1세대 1주택 보유를 판단하는 조항인데, 1세대 1주택은 양도세 비과세 등 다양한 혜택이 주어지기에 엄격히 보유 요건을 정해놓고 있다.
해외‧지방 파견 등 부득이하게 다른 집에서 사는 등 예외적인 경우 1세대 1주택 혜택을 받을 수 있도록 하는데, 가정불화에 대한 별거에 대한 이야기는 없다. 그저 질병의 요양으로 불가피하게 떨어져 사는 경우를 명시하고 있는데, 강남세무서에선 A가 정신병 치료를 받았다고 하자 소득세법 시행규칙 제71조 제3항의 요건을 들어 시‧군 단위로 떨어져 살아야 한다고 주장한 것이다.
심판원은 별거 기간을 부득이한 사유로 인한 일시 퇴거기간으로 보아 이를 장특공제 거주기간에 포함하여 산정함이 타당하다며, 강남세무서 측이 청구인들의 경정청구를 거부한 것은 잘못이라고 판단했다.
B가 제시한 증거(카카오톡)만으로 가정불화가 있었다는 사실이 어느 정도 인정되며, 만일 B와 A가 조세회피를 목적으로 별거를 했는지 밝힐 입증 책임은 강남세무서에 있다고 밝혔다.
B와 A가 각각 별거하는 동안 다른 주택으로 옮기거나, 새로 주택을 사고 파는 등 투기 행위가 보여진 바 없다고도 전했다.
장특공제와 관련해 거주기간별 공제율 산정 방식은 나와 있으나, 거주기간 산정방식에 대해선 명문규정이 없다며, 시‧군 단위로 떨어져 살아야 된다는 강남세무서의 1세대 1주택 보유요건 원용(소득세법 시행규칙 제71조 제3항)은 불합리하다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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