윤상현 “주변에 전혀 걱정하지 말라고” 근황 전해
내란 우두머리 혐의로 구속돼 서울구치소에 수감 중인 윤석열 대통령이 성경책을 읽고 있다는 근황이 전해졌다. 온라인에선 윤 대통령이 층간소음 문제를 호소해 다른 수감자들이 방을 옮겼다는 주장이 제기됐으나 이는 사실이 아닌 것으로 밝혀졌다.
국민의힘 윤상현 의원은 28일 국회에서 윤 대통령의 근황과 관련된 취재진 질문에 “친분이 있는 목사님께 성경책을 보내달라고 해서 그 책을 보고 있다”며 “탄핵 심판에 대한 준비를 본인 스스로 많이 하고 있다”고 전했다. 이어 “(윤 대통령이) 주변에서 걱정하는 것에 대해 전혀 걱정하지 말라고 했고 오히려 밖에 있는 분들한테 죄송스럽고 고마운 마음을 갖고 있다”고 했다.
윤 대통령 측 석동현 변호사는 전날 접견 후 “설 명절을 구치소에서 보내는 심정과 관련해 다른 말씀은 안 했지만 만감이 교차하는 표정으로 느껴졌다”며 “대통령은 자신의 고초에 대해서는 아무 말도 안 하셨다”고 밝혔다. 또 김건희 여사의 건강을 걱정하며 “15일 관저를 떠나온 이후 얼굴도 한 번 보지 못했고 또 볼 수 없었는데 건강 상태가 어떤지 걱정이 된다는 말씀도 했다”고 전했다.
석 변호사는 윤 대통령이 한 말이라며 “계엄을 유지하려고 하면 계엄 상태에서 행정, 사법을 어떻게 운영한다는 폴리티컬 거버닝 플랜(political governing plan), 즉 정치 프로그램이 있어야 할 것인데 전혀 준비한 적도 없고 실제 없었지 않느냐고 했다”고 말했다.
온라인상에서는 윤 대통령의 구치소 생활과 관련해 확인되지 않은 사실이 확산돼 법무부가 반박하기도 했다. 앞서 지난 27일 범죄자들의 가족이나 애인이 주로 활동하는 이른바 ‘옥바라지 카페’에 “요즘 서울구(치소) 장난 아니네요. 하필 안쪽이(수감자)방 아래가 윤 대통령 방이다. 위에서 쿵쿵 소리가 난다고 해서 방이 깨졌다더라. 정말 열받는다”는 내용의 글이 올라왔다.
이와 관련해 법무부 고위관계자는 “사실이 아니다”라며 “공식 대응 예정”이라고 이데일리에 밝혔다. 해당 관계자는 “층간소음 문제는 제기된 적도 없고 위층 방을 깬다는 것은 수용자들을 전방시킨다는 의미인데 그런 사실이 전혀 없다”고 일축했다.
앞서 지난 21일에도 윤 대통령이 헌법재판소 탄핵심판 3차 변론 출석 당시 사전에 출장 스타일링 서비스를 받았다는 특혜 의혹이 제기된 바 있다. 조국혁신당 박은정 의원은 23일 자신의 페이스북에서 대체 일반 수용자 중에 어느 누가 재판 출석 전에 머리 손질을 받는다는 말인가”라며 “수인번호 ‘0010’이 부여된 윤석열 옷깃에는 전두환, 노태우, 이명박, 박근혜까지 모두 받아들인 번호 배지가 보이지 않았다. 서울구치소가 재량으로 했다는데 그런 특혜를 왜 줬는지 이해할 수 없다”고 지적했다.
이 같은 의혹에 법무부는 “헌재 출석 전 대통령실에서 서울구치소 측에 대통령으로서의 의전과 예우, 헌법 재판의 중요성 및 관심도 등을 고려해달라는 협조 요청을 했다”며 “현직 대통령 신분인 점, 이전 교정시설 내 선거방송 촬영 시 후보자 분장 등에 협조한 사례가 있어 특혜라고 보기 어려운 점 등을 종합 고려했다”고 밝혔다.
한편 윤 대통령에 대한 일반인 접견은 오는 31일부터 가능하다. 고위공직자범죄수사처의 접견 제한 및 서신 수·발신 금지 조치가 해제됐으나, 현행법상 공휴일엔 일반 접견을 실시하지 않아 설 연휴 직후인 31일부터 접견할 수 있다. 접견 금지가 해제되면서 김 여사의 면회 여부에도 관심이 쏠린다. 윤 대통령 탄핵심판의 다음 변론기일은 내달 4일 열릴 예정이다.
김수연 기자 sooya@segy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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