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남 산림 타들어 가는데, 산림 헬기는 휴식 중

2024-10-21

최근 5년간 축구장 2800개 면적 소실

러·우 전쟁 여파로 부품 수급 차질

산불 발생 대응력 약화 우려 목소리

최근 5년간 경남에서 발생한 산불로 축구장 2800여개에 달하는 면적의 산림이 불에 탄 것으로 확인됐다.

특히 러시아·우크라이나 전쟁 여파로 부품 수급에 어려움을 겪으면서 일부 산림헬기 가동이 중단된 것으로 나타나 산불 발생 대응력이 약화할 수 있다는 우려가 나온다.

◇경남 5년간 산불 1985㏊ 피해= 국회 농림축산식품해양수산위원회 소속 김선교 의원이 산림청으로부터 제출받은 최근 5년(2019~2024년 9월) 국내 산불 현황을 분석한 결과, 경남지역 산불 피해 면적은 총 1985㏊인 것으로 확인됐다. 이는 축구장 약 2800개에 달하는 규모다. 경남은 전국 17개 시·도 가운데 경북(2만598㏊), 강원(8851㏊) 다음으로 피해 면적이 넓었다.

연도별 산불 현황을 살펴보면 △2019년 8.1㏊ △2020년 25.96㏊ △2021년 56.12㏊ △2022년 1549.66㏊ △2023년 337.75㏊로 매년 증가하는 추세다. 특히 2022년 산불 피해가 두드러지는 것으로 나타났는데, 그해 합천(675㏊)과 밀양(660㏊)에서 발생한 대형 산불 영향이 큰 것으로 풀이된다. 올해는 9월까지 7.77㏊의 산림이 불에 탔다.

◇산림헬기 일부 가동 중단= 이처럼 매년 산불 발생이 늘고 있는 상황이지만, 정작 산불 진화에 중요한 역할을 하는 산림헬기 일부는 가동이 중단된 것으로 드러났다.

현재 산림청이 보유하고 있는 산림헬기는 총 45대로 이 중 9대가 가동이 중단된 상태다. 정비가 필요한 산림헬기 9대 가운데 8대는 러시아 국적의 KA-32 기종인데, 러시아·우크라이나 전쟁 여파로 부품 수급이 원활하지 않아 가동이 힘들다는 게 산림청의 설명이다. 나머지 1대는 프랑스 국적의 AS350 기종으로, 항공방제 중 사고를 당해 운행되지 않고 있다. 산림청은 부품 수급 차질로 2025년 4분기에 9대, 2026년 14대, 2027년 15대의 산림헬기가 가동 중단될 것으로 내다보고 있다.

이와 관련해 김선교 의원은 “최근 산불 발생은 길어지고 피해 규모가 커지는 추세인데, 산림헬기 대응력은 약해지고 있어 국민적 우려가 커지고 있다”며 “산림헬기 도입 주기를 총체적으로 점검해 헬기 확보 관련 중장기 계획을 세워야 한다”고 강조했다.

한편 담수량 3000ℓ의 중형헬기인 KA-32 기종은 1995년부터 2006년까지 러시아와의 경협차관 현물상환으로, 한 대당 34억원에서 최대 60억원을 들여 국내로 들여왔다. 현재 가동 중지된 8대 KA-32 기종의 도입 당시 총 비용은 368억원에 이르는 것으로 알려졌다.

김영현 기자 kimgija@knnew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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