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미국 고객관계관리(CRM) 솔루션 기업인 세일즈포스가 연 매출 500억 달러 달성을 눈앞에 두고 가파른 성장세를 보여줄 것이라고 공언했다. 마크 베니오프 최고경영자(CEO)는 최근 골드만삭스가 주최한 금융 콘퍼런스에서 "일부 사업 부문에서 회복세가 두드러지고 있고, 이 흐름은 계속될 것"이라며 "매출 규모가 눈에 띄게 확대되는 시점에 전체 매출 성장률도 두 자릿수 구간으로 돌아가는 것이 목표"라고 강조했다.
세일즈포스의 올해 회계연도 기준 2분기 실적은 시장 기대를 웃돌았다. 매출은 102억 4000만 달러를 기록하며 전년 동기 대비 9.8% 늘었고, 구독·지원 매출은 96억 9000만 달러로 10.6% 증가했다. 영업이익률도 34.3%로 지난해와 이전 분기 대비 개선되면서 수익성 방어에 성공했다. 성장률 둔화 우려에도 핵심 사업의 견조함을 입증했다는 평가가 나온다.
특히 인공지능(AI)·데이터 클라우드 부문은 두드러진 상승세를 보였다. 해당 부문 연간 반복 매출(ARR)은 지난해보다 120% 급증했고, 델·메리어트·미국 육군 등 대형 고객을 기반으로 신규 계약이 확대됐다. 이에 100만 달러 이상 대규모 신규 예약 건수도 26% 늘면서 성장 동력을 강화했다. 뮬소프트·태블로·슬랙 등 기존 서비스 역시 안정적인 흐름을 이어가며 일각에서 제기된 시장 우려를 완화했다. 올 6월 선보인 AI 에이전트 플랫폼 ‘에이전트포스’는 출시 두 달 만에 1만 2500건 이상의 계약을 확보했으며 이 중 절반가량이 유료 전환에 성공하기도 했다.

세일즈포스는 주주환원에도 적극적으로 나서고 있다. 올 2분기에만 22억 달러 규모의 자사주를 매입했고, 3억 9900만 달러의 배당을 지급했다. 꾸준한 현금 흐름을 기반으로 지속 확대하고 있는 주주 친화 기조는 시장에서 투자자 신뢰 확보에 있어 긍정적으로 평가된다.
금리와 환율, 기업들의 정보기술(IT) 투자 여력 등 거시 환경 변수는 부담 요인으로 꼽힌다. 로이터는 "세일즈포스의 올 3분기 매출 가이던스(전망치)가 월가 기대에 못 미칠 수 있다"며 "이는 경기 불확실성과 고객 지출 둔화의 영향을 받은 것"이라고 분석했다. 미국 자산운용사 오펜하이머 역시 세일즈포스와 같은 프런트 오피스 공급 업체에게 거시 경제 환경의 불확실성이 성장 전망을 제약한다고 평가한 바 있다.
이 같은 리스크에도 불구하고 세일즈포스의 주가는 반등 여력이 클 것으로 판단된다. 현재 세일즈포스 주가는 역사적 밸류에이션 대비 부담이 낮아진 상황이다. 12개월 선행 주가수익비율(PER)은 약 21배로 그간의 평균치를 밑돌고 있으며, AI 산업의 구조적 성장세와 결합한 수요 확대가 주가 반등 모멘텀이 될 수 있다. 올 5월 데이터 관리 업체인 인포매티카를 인수한 이후 뮬소프트·슬랙·태블로·에이전트포스 등과의 시너지의 창출 여부가 향후 관전 포인트가 될 것으로 보인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