KT가 최근 추진중인 소유 호텔 등 주요 자산 매각과 유동화에 대한 논란이 증폭되고 있다.
21일 KT 퇴직자모임 회원인 김모, 박모, 이모, 최모씨 등은 성명서를 통해 KT가 수익성 높은 호텔 사업 매각을 본격화하는 움직임에 대해 깊은 우려를 표명했다.
이들은 “KT 경영진이 에비슨영, 삼정KPMG, 컬리어스코리아 컨소시엄을 유동화 자문사로 선정하고, 기업가치 제고를 위한 중장기 목표를 달성하기 위해 3조 원 규모의 부동산 매각을 추진 중인 것으로 알고 있다”며 “마이크로소프트(MS)와의 협력을 통한 AI 사업 확대를 위해 향후 5년간 2.4조 원의 투자 재원이 필요하기 때문으로 설명하고 있지만, 지난 4분기 희망퇴직 등 인력 구조조정에 약 1조원 이상의 유례없이 많은 비용이 들어가고, 자사주 매입과 소각 등 주주환원정책을 표방한 만큼 배당을 위한 재원 확보도 시급하여 자산 매각을 서두르는 것이 아닌지 우려스럽다”고 밝혔다.
이들은 KT가 최근 매각하려는 자산 유동화 대상에는 유휴 빌딩과 토지 뿐만 아니라, KT와 KT에스테이트가 보유하고 운영하고 있는 자산인 신라스테이 역삼, 안다즈 서울 강남, 소피텔 앰배서더 서울, 노보텔앰배서더 동대문, 르메르디앙 명동, 목시 명동 등 호텔들인데 서울 핵심요지에 위치해서 투자수익률이 약 4~5%로 평가되며, 운영수익률은 25~30%에 달하는 것으로 알려진 알짜사업에 해당되는 것으로 평가되고 있다고 지적했다.
이들은 또 “과거 KT는 자산 유동화와 관련한 아픈 기억을 가지고 있다”며 “단기적 주가 상승을 위해 자산 매각했으나 반짝 상승한 후 조금 지나 큰 폭으로 하락한 경험이 있다”고 지적했다.
특히 이들은 “2009년 취임한 이석채 회장은 자산유동화를 위해 주요 사옥을 매각한 후 세일즈앤리스백 방식으로 재임대하여 부동산 헐값 매각 의혹으로 논란이 된 바 있었으며, 10년간 임대비를 지불하고 자기 건물에서 쫓겨나는 어처구니 없는 일도 있었다”고 말했다.
이런 일들은 당시 이사회의 승인 아래 이루어진 것인데 이사회는 매각이 용이하도록 이사회 규정을 개정하기까지 했다는 것이다. 심지어 지하에 깔려 있던 동케이블 매각을 통해 매년 1천억 이상의 현금유동성을 확보하는 작업을 수년간 추진한 후 다시 동케이블 재투자에 나서는 촌극도 발생한 사실도 있음을 지적했다.
이들은 “이석채 회장 재임 기간 동안 KT는 경쟁력이 크게 낮아졌다는 평가를 받았다”며 “졸속 매각의 대표적 사건으로 KT는 2013년 약 3000억 원의 세금이 투입된 무궁화 3호 위성을 포함한 위성과 관제소를 10억 원 미만의 가격으로 ABS사에 매각하여 국제적 망신과 신뢰 실추, 법적 분쟁 등의 아픔을 겪은 바 있다”고 강조했다. 정부까지 나서서 매각 계약을 무효화하고 위성을 회수하려 했지만, ABS는 이미 위성을 사용 중이라며 재매입 비용을 과다하게 요구함에 따라 미국 국제중재위원회에 회부되었고, 2018년 3월 대한민국 정부는 ABS와의 소송에서 패소하여 100만 달러의 손해배상 판결을 받은 사례를 강조했다.
회원들은 “호텔사업은 누가 보더라도 지속 성장이 가능하며, 안정적 캐시카우의 역할을 할 수 있는 KT의 미래 자산에 해당한다”며 “이처럼 유휴자산이 아닌 현재 수익성 높고 향후 가치가 더 높아질 미래자산들을 빠르게 매각하여 불확실한 AI 분야 투자에 집중하는 전략은 재무적 리스크도 크고, 절차상 공정성의 논란과 위험성이 높아 오히려 KT의 미래 경쟁력을 크게 훼손할 우려가 높다”고 반대 입장을 밝혔다.
회원 들은 “이런 움직임은 KT 경영진이 자리 보전을 위한 단기 이익만을 고려해서 중장기 경쟁력을 크게 떨어뜨리는 쪽으로 정책을 추진하고 있는 것이 아닌가 오해를 사기 쉽다”면서 “미래 경쟁력 강화를 위한 심층적인 검토를 했는지도 매우 의심스럽다”고 밝혔다.
동우회 이들은 “KT의 퇴직 임원들은 내외부의 우려가 크고 KT가 고객들에 지속적인 서비스를 제공하고 후배들에게 경쟁력 높은 일터가 될지 선배로서 걱정 끝에 의견을 발표하게 됐다”며 “KT가 좋은 직장으로 지속적 성장하는 모습을 항상 기대하는 바, 회사는 최근의 캐시카우 사업에서 자산 매각이나 지산 유동화 등을 투명하고 신중하게 처리하고 인적 역량과 기반을 충분히 갖춘 이후 주주 가치를 높여 나가는 사업 방향을 견지하기를 진심으로 바란다”고 말했다.
한편 업계에서는 KT 현 경영진의 MS와의 계약내용에 대해서도 의혹의 시선을 보낸다. KT는 KT에 MS출신 임원을 다수 영입하는 등 MS와 AI 협업대가로 5년간 2조5000억, 매년 5000억씩 지불해야하고 KT 지사 지점이 MS 제품을 판매해야 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오창규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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