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호은행 국민銀의 배신…자영업 대출 비중 급감

2025-02-21

소상공인과 자영업자 영업에 강점을 보여온 KB국민은행이 소호(SOHO) 대출 비중을 급격히 줄여나가고 있다. 경기 침체에 자영업자의 어려움이 커지는 가운데 은행권의 대출 심사 강화가 겹쳐 밑바닥 경기는 급격히 악화할 것으로 보인다.

21일 KB금융(105560)그룹에 따르면 지난해 말 현재 KB국민은행의 소호 대출 잔액은 약 93조 5000억 원으로 전체 원화대출(363조 6000억 원)의 약 25.7%를 차지했다.

문제는 소호 대출 비중이다. 코로나19 이전인 2019년(25.7%) 이후 최저다. KB국민은행의 소호 대출 비중은 △2020년 26% △2021년 26.2% △2022년 26.4% △2023년 26.1% 등으로 26%를 웃돌았다. 2022년을 단기 정점으로 비중이 계속 하락해 5년 만에 25%대로 내려갔다. 코로나19 이후 자영업자와 소상공인 지원을 강화하던 방침을 바꿔 전체적인 비중을 낮추고 있는 셈이다. KB국민은행 소호 대출의 절대액 자체는 2023년보다 4조 5000억 원가량 늘었지만 은행 자산 자체가 커지고 있다는 점을 고려하면 아쉬운 측면이 크다는 지적이 나온다. 실제로 같은 기간 대기업 등의 대출 비중은 6.6%에서 11.5%로 5%포인트 가까이 급등했다. 금융권의 한 관계자는 “당장 유동성이 급한 개인사업자 입장에서는 배신으로 느낄 수 있다”고 말했다.

시장에서는 대출 비중 축소의 시점도 문제라는 지적도 있다. 경기 위축에 여신관리를 강화하는 것은 맞지만 자영업자들 입장에서는 ‘비올 때 우산을 뺏는 꼴’이 될 수 있기 때문이다. 중소기업중앙회에 따르면 지난해 폐업한 자영업자에게 지급된 노란우산 폐업공제금은 1조3908억 원으로 전년보다 10.4% 급증했다. 한국은행은 올해 한국 경제성장률을 1.6~1.7%로 제시했는데 투자은행(IB) 업계에서는 1%대 초반으로까지 떨어질 수 있다는 분석이 제기된다.

KB국민은행이 1963년 정부의 서민금융 전담 국책은행으로 출발했다는 점을 고려하면 소호 대출만큼은 KB국민은행이 은행권을 이끌어야 하는 것 아니냐는 말도 있다. KB국민 이외에도 주요 은행들이 소호 대출을 줄이고 있는 탓이다. 4대 은행(국민·신한·하나·우리)의 원화대출 대비 소호 대출 비중은 지난해 말 기준 20.5%로 전년(21.6%) 대비 1%포인트가량 떨어졌다. 하나은행과 우리은행은 비중뿐 아니라 절대액 자체를 줄이기도 했다.

전문가들은 올해부터 금융권이 자본비율 관리를 이유로 위험가중자산(RWA)을 축소하고 있어 자영업자들의 대출 문턱이 더 높아질 수 있다고 보고 있다. 시중은행의 고위 관계자는 “밸류업 발표 이후 시장에서는 자본비율이 곧 배당 여력으로 여겨지고 있어 중소기업이나 개인사업자 대출을 관리할 수밖에 없다”며 “기업 성장을 기대하기 어려운 환경에서 모든 은행이 비슷한 상황일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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