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겨울 한파가 시작되면 가장 먼저 위협받는 기관은 피부도, 폐도 아니다. 몸 깊숙이 자리한 심장이다.
최근 의료계는 급격한 기온 변화가 심혈관계에 미치는 영향을 경고하며, “가슴 통증이 20~30분 이상 이어진다면 반드시 119를 불러야 한다”고 강조한다. 추위가 단순한 불편함이 아니라 생명을 위협하는 요소가 될 수 있음을 뜻한다.
기온이 급강하하면 우리 몸의 혈관은 즉각적으로 좁아진다. 혈압이 평소보다 높아지고, 좁아진 혈관을 통해 혈액을 밀어내기 위해 심장은 더 큰 힘을 써야 한다. 동맥경화가 진행된 사람, 고혈압·당뇨·고지혈증을 가진 사람에게 이 부담은 곧바로 위험 신호로 돌아온다. 조금만 무리가 더해지면 혈관이 막혀 심근경색으로 이어지는 것이다. 특히 아침 기온이 영하로 떨어지는 날엔 심장질환 발생률이 평소보다 뚜렷하게 증가한다는 조사도 잇따른다. 문제는 이런 증상이 갑작스럽게, 그리고 조용히 찾아온다는 점이다.
심근경색의 전형적인 증상은 가슴 중앙을 짓누르는 ‘압박통’이다. 마치 큰 돌이 올라앉은 듯한 답답함이 20~30분 이상 지속되고, 통증이 왼쪽 어깨·팔·턱·등으로 번질 때는 이미 응급상황이다. 식은땀, 구토감, 숨 가쁨 등이 동반되면 더 이상 지체해선 안 된다. 의료진은 “기다리다 나아지는 경우는 거의 없다”며 반드시 즉시 119 신고를 권한다.
겨울철 심장 위험은 단순히 춥다는 이유만 있는 것이 아니다. 활동량이 줄고 체중이 느는 계절적 요인, 기름지고 짠 음식 섭취 증가, 연말연시 음주, 독감이나 감염으로 인한 염증 반응 등 여러 요소가 복합적으로 작용한다. 결국 겨울은 심장 건강을 위해 더욱 철저한 관리가 필요한 계절이다.
예방은 어렵지 않다. 무엇보다 실내외 온도 차를 크게 만들지 않는 것이 중요하다. 외출 시에는 목과 가슴을 따뜻하게 감싸 혈관 수축을 최소화해야 한다.
고혈압, 당뇨, 고지혈증이 있는 사람은 약을 규칙적으로 복용하고 정기적인 혈압·혈당 체크로 자신의 상태를 확인해야 한다. 겨울철 특유의 식습관도 과감히 조절해야 한다. 기름진 음식과 염분은 혈관을 더 무겁게 하며, 음주는 심장 리듬을 흐트러뜨린다. 금연은 말할 것도 없다.
또한 감기와 독감은 단순 호흡기 질환에 그치지 않는다. 체내 염증을 높여 심혈관질환 위험을 키우기 때문에 고위험군이라면 예방접종도 적극 고려해야 한다. 무엇보다 중요하게 기억해야 할 것은, 겨울철 가슴 불편함을 결코 가볍게 넘기지 말아야 한다는 사실이다. 10분 만에 사라질 것이라 기대하는 방심이 치명적 결과로 이어질 수 있다.
심장은 위기에 처하면 반드시 신호를 보낸다. 그 신호를 무시하지 않는 것, 그리고 추운 계절일수록 조금 더 세심하게 몸을 돌보는 것. 그것이 한겨울 심장을 지키는 가장 확실한 방법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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